구글 저작권 조항 논란, 크롬만의 문제는 아니다
구글 측에 따르면 문제가 된 조항은 구글의 일반 서비스 약관에서 가져온 것으로, “귀하는 ‘서비스’ 상에 또는 ‘서비스’를 통하여 귀하가 제출, 게시 또는 전시한 ‘콘텐츠’에 관하여 이미 귀하가 가지고 있는 저작권 및 기타 모든 권리를 계속 보유합니다. ‘콘텐츠’를 제출, 게시 또는 전시함으로써, 귀하는 ‘서비스’ 상에 또는 ‘서비스’를 통하여 귀하가 제출, 게시 또는 전시한 ‘콘텐츠’를 복제, 각색, 수정, 번역, 발행, 공연, 전시 및 배포할 수 있는 영구적이고 , 철회 불가능하고 , 전세계적이고 , 실시료 없고 (무상), 비독점적인 라이센스를 구글에 허가합니다”라고 명시돼있다.
피카사, 블로거, 구글 독스(Google Docs), 구글 그룹(Google Groups) 등의 서비스 약관에도 유사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반면, 지메일(Gmail)의 서비스 약관에는 이 같은 조항이 없으며, 이제는 크롬의 약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사이버보안 업체인 Eset의 랜디 아브람스 기술교육이사는 동 조항으로 사생활 보호뿐만 아니라 보안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브람스는 “모든 구글 제품 사용시 개인신상이나 보안에 민감한 내용들은 다루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브라우저에 게시 또는 게재되는 모든 콘텐츠에 대해 라이선스를 가지려 한다는 비난이 쇄도하자 크롬 브라우저 출시 바로 다음 날 문제의 조항을 삭제했다. 한편, 구글의 마이크 양 법률고문은 블로그에 일부 제품의 경우 콘텐츠 게시를 위한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양은 “정확히 말하자면, 구글은 사용자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의 창작물은 사용자의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법률적으로 구글이 콘텐츠를 보다 넓은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승인’이나 마찬가지인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크롬 외 여타 구글 애플리케이션에게도 동 조항이 적합할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브람스는 구글의 라이선스 관련 조항들과 관련하여 두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아브람스는 “구글은 ‘악한 짓을 하지 말자(do-no-evil)’는 평소의 신념을 따르는 동시에, 가능한 많은 라이선스를 확보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전략의 전형이다. 즉, 가능한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하되 불가피할 때는 한 발 물러날 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은 또한 아마존닷컴, 이베이, 페이스북 등 여타 웹사이트의 서비스 약관에서도 유사한 조항을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 저작권 조항의 다음 문장이 구글이 피카사에 게시된 사진 또는 블로거에 게시된 포스트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 “해당 라이선스는 구글이 해당 서비스를 게시, 배포 및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해당 서비스의 추가 약관에 정의된 대로 특정 서비스에 대해서는 라이선스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양은 인터뷰에서 웹사이트가 콘텐츠를 게시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서비스 약관이 기타 애플리케이션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작권 조항 첨가과정에 있어서의 구글의 ‘실수’를 시인하는 한편, 현재 일부 다른 제품들의 저작권 조항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구글이 사용자들이 인터넷에 게재하거나 다운로드 받는 모든 콘텐츠에 대해 어떠한 종류의 라이선스도 확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구글의 일반 서비스 약관이 매우 광범위한 라이선스를 다루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구글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한도 내에서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피카사나 블로거 등의 애플리케이션에는 여전히 동 저작권 조항이 남아있는 만큼 구글이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이용하여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양은 대표적 예로 라이브 제품 시연회나 홍보 자료를 들었다.
구글이 사용자의 승인 없이 이들의 콘텐츠를 광고에 사용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양은 구글의 내부 규칙상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그는 구글은 사용자들의 승인 없이 이들의 콘텐츠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버지니아 프레데릭스에 거주하고 있는 저작권 관련 소송 전문 변호사 앤드류 플러쉐는 구글의 내부 규칙이 최종 사용자를 얼마만큼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플러쉐는 “구글의 규칙은 구글의 규칙뿐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라며,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보호막이라고는 EULA[End User License Agreement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협정]이 유일하다”라고 말했다.
플러쉐는 사용자 협정에 따르면 구글이 홍보용 제품으로 피카사에 게시된 사진들을 모아 총 천연색의 책 한 권으로 출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웹사이트들이 이와 유사한 저작권 조항을 갖고 있다는 구글의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플러쉐는 “구글의 약관은 여전히 사용자들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으며, 이것이 바로 대기업과 수 백만 최종 사용자들 간의 관계”라고 지적했다.
반면, 법률자문 웹사이트인 Avvo.com의 조쉬 킹 사업개발부 부사장은 사용자 콘텐츠의 광고활용에 따른 이득이 거의 없는 만큼 구글이 사용자 콘텐츠의 사용에 신중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글이 갖고 있는 라이선스는 매우 광범위하지만, 실제 사업 경영상에 있어서는 보수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는 그저 구글이 ‘악한 짓을 하지 말자’ 신조를 지켜나가기만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IDG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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