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PC의 수석 부사장 제프 피셔는 데이터를 인용해 (새 그래픽 카드로 업그레이드한) 게이머가 예전 그래픽 카드 구입 비용보다 300달러를 더 지출한다고 설명했다. 발표에 사용된 슬라이드 통계도 비슷했다. 엔비디아 앰페러 아키텍처로 업그레이드한 지포스 DTR 게이머도 이전 그래픽 카드보다 300달러를 더 내야 했다.
이 금액은 지난 몇 년 동안 그래픽 카드를 구입하려고 애써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혀 놀라지 않을 수치다. 그래픽 카드 가격은 칩 부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외부 요소도 작용한다. 재고를 쓸어 높은 가격에 되파는 재판매 전문 업자가 시장을 망가뜨리고 있으며 공급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암호화폐 산업도 그래픽 카드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원인이다.
PCWorld는 엔비디아에 통계 수치 설명을 요청했고, 한 담당자는 300달러라는 가격 인상분이 오리지널 소비자권장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범한 PC 게이머가 2016년에 400달러를 내고 GTX 1070 카드를 구입할 수 있었다면, 2021년에는 RTX 3080 카드를 700달러에 구입해야 한다. 공급 부족과 재판매 전문 업자로 인한 가격 인상을 적용하기 전 얘기다. 참고로 RTX 3080은 현재 온라인에서 1,200달러 정도에 판매된다. 따라서 300달러라는 인상분은 업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성능이 동일할 경우에도 PC 게임 비용이 대폭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이머가 업그레이드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 시장에서 마냥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같은 발표 자료에서 엔비디아는 출시 3년 반 후 RTX 2080 사용자의 1/3만이 GTX에서 RTX로 업그레이드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일반 게이머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기자 회견이 아니라 투자자를 겨냥한 실적 보고이므로 수치의 핵심은 돈에 있다.
그래픽 카드가 여전히 부족한 상태에서 게이머가 통계 수치를 보고 당황하는 것도 당연하다. 정가의 2배를 주고 RTX 3070을 구입한 사람으로서 필자도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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