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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안드로이드 파이가 아닌 오레오” 삼성 갤럭시 노트9의 결정적 문제점

Michael Simon | PCWorld 2018.08.16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9과 함께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불가 며칠 전, 구글은 안드로이드 9 파이(Pie)를 정식으로 출시하며 새로운 탐색 방식, 지능적인 알리마, 와이파이 RTT를 통한 인도어 매핑을 선보였다. 이 세계 최대의 지배적 모바일 플랫폼은 새롭게 거듭났고 끊임 없이 변화하는 스마트폰 지형에서 우위를 과시했다.

그러나 노트9에서는 이를 경험할 수 없다. 이 1,000달러짜리 신제품은 갤럭시 S9에서 구동되는 운영체제보다 기술적으로는 더 새롭지만 거의 구분이 안 되는 안드로이드 오레오 8.1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진영을 향해 최고의 하드웨어를 만들고 이를 최고의 소프트웨어에 결합시킬 것이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대신, 삼성은 여전히 안드로이드를 삼성의 비전에 장애가 되는 어쩔 수 없는 부담쯤으로 취급했다.

노트9의 잠재적 구매자에게 최고의 하드웨어와 최신의 소프트웨어를 선사하는 대신, 삼성의 최신 휴대폰에는 픽셀 이용자가 8개월 전에 다운로드했던 안드로이드 버전이 탑재되어 있다. 이는 삼성 휴대폰에서 전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그러나 노트9에서 변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고객들은 마침내 눈치채기 시작한 듯하다.

사양과 성능의 괴리
필자는 갤럭시 노트9를 사용한 지 며칠 되었다. 둘러볼 것들이 풍성하다. 파워 유저라면 특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 4,000mAh 배터리, 128GB 스토리지는 모드 최고급 사양이지만, 운영체제는 한 세대 뒤진 느낌이다. 수동식 방향 고성, 정확한 볼륨 제어 등 재치 있는 소소한 기능이 빠졌다는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노트9는 마치 1년 전에 출시된 휴대폰 같은 느낌이다.



이는 안드로이드 파이가 수년 만에 나타난 가장 유력한 안드로이드 업데이트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노트8이 누가(Nougat) 기반 삼성 익스피리언스와 함께 출시되었음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개의치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파이의 제스처 탐색 시스템은 일종의 ‘게임 체인저’에 해당한다. 파이의 제스처 탐색은 단순히 우리가 탐색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만이 아니고, 우리가 휴대폰과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는 파이가 출시된 지 단 몇 시간 만에 에센셜(Essential)이 자체적인 파이 업데이트를 내놓았던 이유다. 그리고 몇몇 베타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갤럭시 노트9에서 이런 움직임이 없는 것에 관해 아무런 해명이 없었다. 만약 삼성이 최고급 노트를 구매하는 데 고객이 1,250달러를 소비할 것이라 기대한다면, 최소한 올해 말까지 안드로이드 9을 지원할 것이라는 발언이 있었어야 했다. 삼성이 아직까지 베타를 내놓지 않았고, 막연한 타임라인마저 제시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파이는 내년 봄까지는 노트9에 탑재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그때쯤이면 1,000달러짜리 사양은 이미 낡은 사양이 되어 있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지금 사전 주문을 한다고 해도 최고의 안드로이드 경험은 여전히 보장받을 수 없다.

안드로이드 파이가 삼성 제품에 탑재되는 시점은?
모듈 기반의 프로젝트 트레블과 픽셀 폰에 의해, 그리고 구글의 업그레이드 일정을 따르는 제조업체에 대한 새로운 보상 체계에 의해, 안드로이드의 파편적 생태계는 점점 통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실제로 에센셜은 파이가 공개되자마자 업데이트를 실시해 일부 픽셀 폰을 앞지르기도 했다. 그리고 픽셀 3이 가을에 출하되기 전, 안드로이드 9 최종 버전을 탑재한 제품들이 여럿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노트9를 좋아하지만, 화면, 속도, 배터리 같은 탁월한 부분들의 빛이 점차 바랜다. 필자는 이만한 크기의 휴대폰에서라면 안드로이드 파이의 새로운 제스처와 알림이 얼마나 위력적이었을지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향후 출시되는 픽셀 3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그런데 삼성은 과거의 고집이 그대로고, 노트9에서 그 고집의 대가가 드러났다. 파이 출시 이후의 세계에서 가상 홈 버튼, 뒤집힌 탐색 바, 수직 오버뷰 화면은 눈에 띄게 진부하고 식상하다. 게다가 지난해의 운영체제를 여전히 구동하는 노트9를 아이폰 X과 진지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요지는 이렇다. 구글이 무슨 일을 하든 삼성은 스스로의 생태계에 훨씬 더 관심이 있고,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는 삼성이 자신만의 색깔로 이를 적절히 융합할 때에야 비로소 적용한다는 점이다. 요즘 들리는 이른바 삼성 익스피리언스(Samsung Experience)는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시작점으로 할지 모르지만, 픽셀이나 원플러스 6과 비교할 때 기본적으로 갤럭시 노트9는 단지 이름만 안드로이드 폰일 뿐이다. 그리고 포화되고 치열한 시장에서 적시의 업데이트를 경쟁 우위로 삼으려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많아짐에 따라 삼성은 자신의 철학을 되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안드로이드 파이의 풍미
삼성은 애플을 최대 경쟁자로 여기고 있음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휴대폰, 웨어러블, 앱, 그리고 조금 후면 홈 스피커까지 애플과 유사한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노트9의 칩과 메모리는 가을에 출시되는 것으로 알려진 6.5인치 OLED 아이폰에 물론 뒤지지 않지만, 운영체제는 엄청난 격차를 보일 것이다.



삼성이 진정으로 애플과 경쟁하고자 한다면 소프트웨어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알고 있듯이 새로운 아이폰은 iOS 12가 탑재되어 출시된다. 그리고 삼성은 노트9에서 동일한 약속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고사양 휴대폰에서 오레오는 유일한 결점처럼 두드러진다. 그리고 이로 인해 지금으로부터 6개월이 더 지난 시점에 출시될 갤럭시 S10에도 파이를 탑재하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파이의 풀 버전이 아니더라도 삼성은 제스처 탐색을 노트9 최고의 기능으로 부각시킬 수 있었을 텐데, 사용자들보다 삼성 익스피리언스의 균일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양만 놓고 보면 갤럭시 노트9는 분명 1,000달러의 가치가 있다. 전력과 성능의 조합은 다른 안드로이드 폰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구매 추천을 하기는 여전히 망설여진다. 한가지 이유라면 픽셀 3이 얼마 후면 출시될 것이고, 노트9만큼 대단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구글의 신제품은 여전히 구매할만한 최고의 안드로이드 폰일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안드로이드 파이다.

필자가 안드로이드 9을 에센셜 폰에 설치했을 때 그 차이는 엄청났다. 얇은 베젤과 노치는 파이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렸고, 배터리, 탐색, 알림은 누가와 오레오를 구동했을 때보다 한층 현대적이고 수준 높게 느껴졌다. 에센셜 폰은 언제나 세련된 외모를 자랑했지만, 파이에 의해 사용감도 월등히 좋아졌다.

삼성은 노트9에서 똑 같은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탁월했어야 할 휴대폰이 그저 아주 괜찮은 휴대폰 정도로 남는 아쉬움이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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