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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 “외부 세력ⅹ가속화”

Dan Moren | Macworld 2021.11.29
애플의 ‘우리 방식을 따르거나 아니면 떠나라’는 식의 접근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앱스토어 약관과 제품 디자인, 색상 등 거의 모든 사항에 적용되는 이런 접근 방식은 위원회가 애플의 디자인에 관여해봤자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분명히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거래 상대를 실망시키는 아집으로 작용할 수 있다.
 
ⓒ Apple

하지만 이런 철학은 애플이 변화가 필요한 경우에도 관행을 고수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혁신은 결국 애플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다. 기술 시장에서 얻은 명예에 안주하면 성공하기 힘든 법이다. 변화는 때때로 회사 내부 인력이 아닌, 외부 세력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최근 애플은 이전 정책과 상반되는 깜짝 놀랄 만한 역행을 많이 했다. 이런 역행이 항상 선한 의도로 행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이 어떤 안 좋은 상황에서도 배우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애플의 기존 앱스토어 정책에 대해 그동안 소비자보다도 개발자가 많은 좌절감을 느꼈다. 최근 애플과 에픽 게임즈(Epic Games) 간의 소송은 애플의 승리로 끝났다. 애플은 인앱 결제 외 개발자가 구매 메커니즘을 유도하는 외부 링크 및 전화번호를 포함시키지 못하도록 금지하면 안 된다는 부분에서만 패소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JFTC)의 조사가 종료된 후, 애플은 앱스토어 운영에 있어 어느 정도 양보하기로 합의했다.

애플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와 도출한 합의에 따라 기존에는 앱스토어 규정에 벗어났던, 콘텐츠 구독 앱에 외부 웹사이트로 이동하는 링크를 포함하는 것을 허용한다. 더 나아가, 이번 정책 변경은 일본에 국한되지 않고 내년부터 전 세계에 확대 적용될 것이다.

물론 단 하나의 인앱 링크만 허용하고, 가이드라인의 요구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플의 결정이 매우 관대하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애플은 규제 당국의 추가 조사를 피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뿐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애플의 정책 변경은 여전히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에 이익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조치가 왠만한 국가보다 재정 규모가 더 큰 애플에 사업 방식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며,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의 반독점 위협 가능성 속에서도 애플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정부가 굳이 애플을 강제할 필요도 없다. 새 맥북 프로를 예로 들면, 애플은 구형 포트를 없애고 문제가 많은 키보드를 탑재한 모델을 출시한 것에 대해 수년 동안 비난을 받았으며, 이후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기능을 다시 복구한 맥북 프로를 출시했다.

냉소적인 입장에서는 애플이 사용자에게 다시 팔기 위해 기존에 있던 모든 기능을 복구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필자의 관점은 조금 더 자비롭다. 프로 모델 사용자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면서 애플은 자사가 만들고 있는 제품이 결국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게 됐다.

다시 말해, 프로 모델 사용자가 애플의 변화를 촉구한 셈이다. 애플의 입장에서 맥북 프로를 판매해서 얻는 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궁극적인 질문은 ‘과연 이 기능을 다시 도입하면 맥북 프로를 더 많이 팔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맥북 프로를 출시해 얼만큼의 성과를 거뒀는지 파악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사용자 후기는 지금까지 긍정적이었다. 내년에 나올 판매 수치가 이런 평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현재 애플은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원래 애플케어(AppleCare)나 애플 공인 서비스 센터를 통해서만 아이폰을 공식적으로 수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주, 소비자가 교체 부품과 매뉴얼, 도구를 사용해 자신의 스마트폰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셀프 서비스 수리 프로그램(Self Service Repair)’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에 화면과 배터리, 카메라 같은 아이폰 12와 13에 기본적으로 부착된 부품에 한해 지원되지만 추후 M1으로 구동되는 맥을 비롯해 더 많은 부품과 장치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시점은 무작위로, 혹은 애플의 이타주의로 탄생한 것이 아니다. 애플에 수리할 권리의 영향력을 검토하라는 압박을 가한 주주결의에 이어 증권거래위원회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셀프 서비스 수리 프로그램을 발표함으로써 선방을 날린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동기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애플이 어떻게 변화를 결심했는지에 관계없이 애플은 실제로 변화를 추진했고, 앱스토어나 새 맥북 프로의 사례처럼 이런 움직임은 아마도 소비자와 애플 모두에 이득이 될 것이다. 심지어 애플이 자사 방식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외부 세력이 충분히 애플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즉, 외부에서는 늘 애플의 변화에 대한 바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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