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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구글이 함께할 수 없는 이유

Jared Newman | TechHive 2017.12.08
아마존에게 이번 주는 전쟁과 평화 같았다.

화요일, 구글은 1월 1일부터 유튜브의 아마존 파이어 TV(Fire TV)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구글은 즉시 아마존의 에코 쇼(Echo Show) 스마트 스크린 디바이스에서 유튜브를 뺐다. 구글은 이러한 조치가 아마존이 온라인 매장에서 구글 디바이스를 판매하지 않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가 크롬캐스트를 지원하지 않는 등의 부당대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음 날,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 앱을 애플 TV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에 처음 발표된 이 앱은 4K HDR 비디오 재생과 시리(Siri) 검색이나 TV 앱 통합과 같은 tvOS 고유의 기능 등 애플 플랫폼을 완벽히 지원한다. 이 앱은 지난해 단종된 3세대 애플 TV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 TV 사용자들에겐 좋은 소식이지만, 파이어 TV나 크롬캐스트 사용자들에겐 안 좋은 소식인 이유는 무엇일까? 각 기업의 내부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추측은 가능하다. 애플과 아마존은 몇몇 부분에서만 직접 경쟁을 하지만,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의 핵심 비즈니스에서 서로 부딪힌다. 이 두 회사 사이의 경쟁은 단순히 영상 스트리밍이 아니다.

모든 것은 비즈니스 때문
표면상으로 구글과 아마존의 비즈니스는 다르다. 구글은 검색과 다른 웹 서비스를 통해 광고를 판매하고, 아마존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 업체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새로운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의 에코 디바이스는 구글의 핵심 검색 비즈니스를 직접적으로 공격한다. 알렉사에게 날씨와 스포츠 경기 결과 및 기타 정보들을 물을 때마다 구글의 검색 혹은 애드워즈(AdWords) 임프레션이 손실될 수 있다.

구글은 월마트, 타겟(Target), 홈 디폿(Home Depot) 및 기타 주요 유통업체에서 상품을 배송해주는 구글 익스프레스(Google Express)로 아마존의 유통 비즈니스를 ‘합동 공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구글 홈(Google Home)을 통한 상품 판매는 아마존의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는 각 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서드파티 개발자들은 아마존 웹 서비스 크레딧으로 알렉사 스킬(skills)을 개발할 수 있고, 구글 클라우드 크레딧으로 구글 어시스턴트용 액션(Actions)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개발자들은 자신의 앱에서 알렉사 및 구글 어시스턴트에 사용되는 음성 엔진과 동일한 음성 엔진에 대한 접근 권한을 구입할 수도 있다.

아마존과 유튜브는 아마존이 2014년 트위치(Twitch)를 인수한 이후 라이브 스트리밍 영역에서 계속 경쟁 중이다. 현재 유튜브는 자체적인 게임 중심의 라이브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여전히 트위치가 시청률이나 비용 지출 면에서 독보적이다.

그리고 크롬캐스트와 안드로이드 TV는 파이어 TV와 경쟁 중이다. 구글의 영상 및 음악 서비스가 아마존의 영상 및 음악 서비스와 경쟁하는 것이다. 두 회사는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도 경쟁 중이다. 아마존은 구글의 오픈소스 코드를 파이어 태블릿과 파이어 TV, 그리고 에코 쇼에도 사용한다.

이런 점에서 아마존이 구글의 제품을 지원하지 않길 원하는 이유, 그리고 그 반대의 이유도 쉽게 알 수 있다. 두 회사는 하드웨어를 사용해 스스로 무장하고 경쟁사의 핵심 비즈니스를 공격하고 있다. 각 회사가 서로의 서비스를 동등하게 대우하고, 소비자가 무엇이 최선인지 결정할 수 있도록 동의한 광범위한 휴전이 없으면 아마존가 구글은 스스로를 약화시킬 뿐이다.

애플 : ‘점잖은’ 대안
이와 비교해서, 애플은 각 회사를 크게 위협하지 않는다. 아마존과 구글이 서비스 수익을 높이기 위해 저렴한 하드웨어를 판매하고 있지만, 애플의 핵심 비즈니스는 프리미엄 하드웨어를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이다. 비록 애플의 서비스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긴 하나, 구글이나 아마존의 서비스와 크게 겹치는 부분이 없다.

검색 측면에서 보자면, 시리(Siri)를 통한 모든 웹 검색은 구글이 처리하게 되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본 검색 엔진이기도 하다. 애플은 거대 유통 회사가 될 생각도 없어서, 언젠가는 시리로 아마존이나 구글 익스프레스에서 쇼핑하는 것도 상상할 수 있다. 애플은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에서도 완전히 빠져있다. 앱 개발자들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프리미엄 오리지널 영상에 집중하려는 계획이 있지만, 제작자가 하나의 플랫폼에 집중하고 시청자들을 그 플랫폼으로 끌고 오는 라이브 게임 스트리밍 같은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 아마존과 애플이 공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특히 동영상은 아마존 프라임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것은 아마존과 구글이 실제적인 위협을 만든다는 두려움 없이 애플의 생태계에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iOS 사용자들이 돈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다.

그 결과는 역설적이다. 아마존과 구글은 누구보다 개방을 추구하며 다른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싶어 하지만, 이 경우에서는 서로를 배척하고 있다. 한편, 폐쇄된 생태계로 유명한 애플이 오히려 가장 개방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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