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장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IT는 개발자들과의 공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기업들 역시 좀더 진지하게 사용자 교육에 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협업에 실패한 보안 전문가들에게 있다. 다른 이들의 잘못을 지적하는데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그들과의 대등한 소통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는 것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주 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치러진 RSA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행사장 인근에서는 디벨로퍼위크(DeveloperWeek) 컨퍼런스도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덕분에 필자는 이 행사에도 방문할 수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 컨퍼런스에서 보안과 관련한 연설은 보안 역량 개발이 개발자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하는 지에 대해 설명하는 베라코드(Veracode)의 개발자 참여 디렉터인 피트 체스트나의 발표만이 배정돼 있었다. 물론 베라코드 측은 이 연설 외에 자사의 데브세콥(devsecops, devops과 security의 합성어다) 접근법을 소개하는 두 건의 워크숍 역시 진행했다.
매일 소프트웨어 취약점, 애플리케이션 보안을 비판하면서도 디벨로퍼위크 정도 규모의 행사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생각을 한 전문가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필자에겐 적잖은 충격이었다. 개발자와의 대화 노력도 없이, 도대체 누구에게 자신들의 보안 솔루션을 제안하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보안은 아직까지 비즈니스 부문은 물론 여타 IT 영역들과도 동떨어진 자신만의 영역을 구성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그들 스스로가 이런 고립을 '원한다'는데 있다. 벽을 허물고 새로운 환경으로 나아가 보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타 영역의 전문가들과 함께하며 변화를 이끄는 것은 물론 힘든 일이다. 이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자존감을 북돋아주는 환경에 머무는 것이 그들에겐 더 편안한 방식일 것이다.
이런 자세는 두 번째 문제로도 이어진다. 바로 보안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제를 설정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론과 개발을 주도할 리더가 부재하게 되는 문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디에?
이번 RSA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참가해 '사이버 전쟁에 대응할 제네바 협정'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하지만 2014년 '신뢰할 수 있는 컴퓨팅(Trustworthy Computing, TwC) 그룹'을 폐기한 이후, 이들 기업은 보안에 대한 논의에서 거의 발을 빼고 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TwC 폐기 이유를 "보안은 독립적인 영역으로 남아있기보단 각 제품 팀의 일부로 융합돼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2002년 해당 프로젝트를 개시할 당시 빌 게이츠 당시 회장이 직접 전사 메시지를 전달하며 "컴퓨팅의 신뢰도를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만 한다"고 역설한 것과 비교하면 많은 온도차가 느껴지는 표현이다.
TwC의 일환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보안 중심 기조를 구성하고 가용성 및 보안 모델에 대한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은 보안이 어떻게 소프트웨어 개발 라이프사이클에 통합될 수 있는지를 실증했고, 기업 보안의 베스트 프래틱스를 확립했으며, 보편적 보안의 향상을 위해 내부 연구를 넘어 파트너들과의 협업에 역시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노력 가운데 어떤 것도 이어지지 않고 있다. IT 기업들은 여전히 각자의 위치에서 보안 역량 향상을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그들의 TwC처럼 시장 전반을 아우르고 이끌어나갈 주자는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보안에 대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오긴 했지만, 그 초점은 철저히 자신들의 맥 OS와 iOS에 국한되어 있으며, 애플 특유의 비밀주의로 인해 그 성과는 외부에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즉 다른 기업들이 애플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사용자 신원 문제에는 적극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지만 이외의 보안 영역들에 대해서는 산업의 트렌드를 그저 따르는, 개척자라기보단 얼리 어댑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 보안 이슈들을 다루는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분명 존재함에도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산업 전반에 시각을 공유하는 사례가 등장하지 못하는 원인이라면,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각자의 특정 이슈만을 상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보안 문제에 집중해 온 모질라마저도 최근 한동안은 이렇다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당신들 모두는 틀렸어"라 외치는 구글
이런 상황 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이름은 구글이다. 검색 시장에서의 지배력과 크롬 웹 브라우저의 점유율을 고려해볼 때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러했듯 산업 전체에 보안 강화를 촉구할 수 있는 존재다.
실제로 구글은 자신들의 브라우저가 불안전한 SHA-1 인증서를 사용하는 웹사이트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임을 공표하거나, 자신들의 영역에서 불거진 허위 디지털 인증서를 문제삼아 인증 기관들에 인증 투명성(Certificate Transparency) 채택을 요구하고, 크롬의 FIDO 인증 표준 지원에 관심을 가진 개발자들에게 라이브러리를 개방하는 등의 행보를 전개해왔다.
이들 기업은 또한 자사 직원들이 제조사의 인증을 취급하는데 활용하는 하드웨어 보안 키를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백서를 발간하는 등, 자사의 내부 보안 활동을 공유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국 NSA가 데이터센터 연결에 접근해 인터넷 트래픽을 확보해왔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내부 고발이 있은 후에는 데이터센터를 오가는 자신들의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암호화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RSA 컨퍼런스에서 구글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용자와 기기에 대한 기업의 이해 수준에 기반해 네트워크의 신뢰도를 판단한다는, 비욘드코프(BeyondCorp) 프레임워크를 공개한다는 7개년 계획에 대한 소개를 진행했다.
비욘드코프는 직원들이 다수의 기기를 이용하며 그것들이 지속적으로 네트워크 안팎을 오가는 상황이 포착될 경우 방화벽 등 주변 보안 및 여타 신용 네트워크 보안 장비들을 무효화하는 조치를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런 행보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취하는 독자적인 노선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이들 기업은 보안 문제를 산업 전체가 함께 공유할 파트너 생태계를 구현한다기 보다는 자사의 시장 지위를 이용해 보안 기준을 공표하고, 다른 기업들이 이를 따르도록 하는 쪽에 가깝다.
각종 백서를 통해 구글이 자랑하고 있는 자신들의 성공 사례는 일견 "당신들 모두는 틀렸어. 우리만이 제대로 된 방법을 알고 있어"라는 목소리로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현대 무한경쟁 시장에서 모두가 힘을 모아 더 나은 보안 기준을 꾸려나간다는 생각이 순진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만이 진리다'라는 구글의 방식이 정말 오늘날 보안 시장의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접근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그 끝은 모호하기만 하다. editor@itworld.co.kr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Sponsored
Surfshark
“유료 VPN, 분명한 가치 있다” VPN 선택 가이드
ⓒ Surfshark VPN(가상 사설 네트워크, Virtual Private Network)은 인터넷 사용자에게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을 제공하는 중요한 도구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VPN은 공공 와이파이 환경에서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고,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VPN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동시에 유료와 무료 중 어떤 VPN을 선택해야 할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사용자가 많다. 가장 먼저 사용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별도의 예산 부담이 없는 무료 VPN이지만, 그만큼의 한계도 있다. 무료 VPN, 정말 괜찮을까? 무료 VPN 서비스는 편리하고 경제적 부담도 없지만 고려할 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보안 우려 대부분의 무료 VPN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에 비해 보안 수준이 낮을 수 있다. 일부 무료 VPN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광고주나 서드파티 업체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 속도와 대역폭 제한 무료 VPN 서비스는 종종 속도와 대역폭에 제한을 생긴다. 따라서 사용자는 느린 인터넷 속도를 경험할 수 있으며, 높은 대역폭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서비스 제한 무료 VPN 서비스는 종종 서버 위치가 적거나 특정 서비스 또는 웹사이트에 액세스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사용자 수가 늘어나 서버 부하가 증가하면 서비스의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 광고 및 추적 위험 일부 무료 VPN은 광고를 삽입하거나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을 추적하여 광고주에게 판매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용자가 광고를 보아야 하거나 개인 정보를 노출해야 할 수도 있다. 제한된 기능 무료 VPN은 유료 버전에 비해 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토콜이나 고급 보안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그렇다. 유료 VPN의 필요성 최근 유행하는 로맨스 스캠은 인터넷 사기의 일종으로, 온라인 데이트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상대를 속이는 행위다. 이러한 상황에서 VPN은 사용자가 안전한 연결을 유지하고 사기 행위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VPN을 통해 사용자는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감지할 수 있다. 서프샤크 VPN은 구독 요금제 가입 후 7일간의 무료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 Surfshark 그 외에도 유료 VPN만의 강점을 적극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보안 강화 해외 여행객이 증가함에 따라 공공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공공 와이파이는 보안이 취약해 개인 정보를 노출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VPN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프샤크 VPN은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해킹을 방지하는 데 유용하다. 개인정보 보호 인터넷 사용자의 검색 기록과 콘텐츠 소비 패턴은 플랫폼에 의해 추적될 수 있다. VPN을 사용하면 사용자의 IP 주소와 로그를 숨길 수 있으며,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또한 VPN은 사용자의 위치를 숨기고 인터넷 활동을 익명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역 제한 해제 해외 여행 중에도 한국에서 송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IP가 해외 주소이므로 은행 앱에 접근하는 것이 제한될 수 있다. VPN을 사용하면 지역 제한을 해제해 해외에서도 한국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빠르고 안전한 유료 VPN, 서프샤크 VPN ⓒ Surfshark 뛰어난 보안 서프샤크 VPN은 강력한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여 사용자의 인터넷 연결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이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와 데이터를 보호하고 외부 공격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서버 위치 서프샤크 VPN은 전 세계 곳곳에 여러 서버가 위치하고 있어, 사용자가 지역 제한된 콘텐츠에 액세스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로컬 콘텐츠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속도와 대역폭 서프샤크 VPN은 빠른 속도와 무제한 대역폭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원활한 인터넷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 다운로드 등 대역폭이 필요한 활동에 이상적이다. 다양한 플랫폼 지원 서프샤크 VPN은 다양한 플랫폼 및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다. 윈도우, 맥OS, i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운영체제 및 디바이스에서 호환되어 사용자가 어디서나 안전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디바이스 무제한 연결 서프샤크 VPN은 무제한 연결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디바이스의 갯수에 상관없이 VPN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