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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애플 매직 마우스2, “형보다 나은 아우 없어"

Roman Loyola  | Macworld 2015.10.22
애플의 신형 매직 마우스2는 이전 버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모습은 아니었지만, 마우스의 이동 방식과 내장 배터리 등 내적으로는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그러나 기존의 오리지널 매직 마우스(나 여타 마우스들)를 쓰레기통으로 밀어 넣고 지갑을 털어갈 무서운 매력은 없었다.

눈에 띄지 않는 새로움
매직 마우스 2의 외관은 오리지널 매직 마우스와 거의 다르지 않다. 은색의 알루미늄 본체 위에 얹어진 새하얀 플라스틱 패널에는 버튼도, 스크롤 휠도 보이지 않는다.

마우스를 뒤집어야 비로소 매직 마우스의 변화를 확인하게 된다. 매직 마우스 2는 기존의 건전지 교체 방식을 버리고 충전식 리튬 이온 전지를 채택함으로써 편의성을 개선하고 외관 역시 한결 유려해졌다. 기존 배터리 커버가 있던 자리에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라이트닝 포트가 들어왔다.


단 충전 포트가 마우스의 하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충전 중에는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이는 처음 매직 마우스2가 발표된 이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부분이지만, 사실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 가운데 매직 마우스2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있거나 이를 사용해 본 이는 드물다. 애플은 이 논란에 관해 매직 마우스2(및 매직 트랙패드, 매직 키보드)에 적용된 초고속 충전 역량으로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애플의 설명에 따르면, 매직 마우스2는 단 2분의 충전만으로 9시간의 사용이 가능하다. 즉 잠시 화장실이나 자판기에 잠시 들르는 동안 포트에 마우스를 꼽아두는 것만으로도, 업무 시간 내내 마우스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이다. 이마저도 번거롭다고 느낀다면 애플의 설명에 조금만 더 귀를 기울여보자. 애플은 보도자료를 통해 “완충된 매직 마우스2의 배터리는 한 달 이상 별도의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단의 플라스틱 레일에 역시 변화가 있었다. 이전의 거친 이동감의 레일을 보다 매끄럽게 다듬음으로써, 애플은 매직 마우스2의 사용 경험을 한 층 개선했다. 사용감의 개선에는 기기 무게 전반의 감소 역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와이어드 매거진의 저널리스트 스티븐 레리(Steven Levy) 역시 애플의 입력 설계 실험실을 방문하고 기고한 칼럼에서 애플의 “디테일에 대한 고집”의 대표적인 사례로 매직 마우스 2의 하단 레일을 언급했다)


낯설지 않은 경험

매직 마우스2(상)는 오리지널보다 가볍다.

7년 전에도 필자는 매직 마우스 리뷰를 기고한 바 있고, 해당 기사는 매직 마우스의 특성 대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이번 매직 마우스2는 매우 얇은 두께를 자랑한다. 계란처럼 손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매직 마우스2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버튼만을 장착하고 있다. 많은 일반 사용자들에겐 별 문제 될 일 없지만 더 많은 기능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좌우 버튼이 물리적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지만, 그로 인해 버튼을 잘못 클릭하는 문제는 없었다. 버튼을 클릭하면 마우스 상단부 전체가 내려가며 딸각 소리를 낸다.

매직 마우스의 주요 매력으로 손꼽혔던 멀티 터치 역시 매직 마우스2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멀티 터치는 스크롤, 아이포토 및 사파리에서의 앞/뒤 이동, 줌 등에 이용되며 매직마우스2에서 새롭게 추가된 제스처는 없었다. 기존 매직 마우스 리뷰에서 필자는 “멀티 터치는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되는 기능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애플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정말 사소하지만 개인적으로 매직 마우스(이전 버전과 이번에 출시된 마우스2 모두)에 대해 한 가지 불만이 있다. 마우스 디자인이 완벽하게 상하 대칭이어서 로고에 신경 쓰지 않고 무심코 손에 쥐다 보면 종종 거꾸로 집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업무를 보는 성격이기에 마우스의 위, 아래를 거꾸로 놓는 실수가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실수할 때마다 벌금으로 1달러씩을 저금했다면 아마 지금쯤이면 새 매직 키보드도 구매해 리뷰를 작성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매직 마우스는 OS X 엘 캐피탄 운영체제와 블루투스 연결이 지원되는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시험 삼아 요세미티 OS 기기에서 연결을 시도해봤는데, 이 경우 아예 맥이 마우스를 인식하지 못했다.


매직 마우스의 방향성
입력의 측면에서 보자면 매직 마우스는 혁신이라 할만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새로운 OS X 엘 캐피탄을 배포하며 포스 터치(Force Touch) 지원을 시작한 애플이지만, 이 기능을 이용하려면 신형 매직 트랙패드2를 구매하거나 포스 터치 트랙패드가 적용된 신형 맥북, 맥북 프로 기기가 있어야 한다. (신형 맥북 에어 버전의 경우 포스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다. 아마 에어 제품군은 다음 버전에서나 해당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매직 마우스2는? 현재의 상태로는 아마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 기술자가 아니다 보니 마우스 상부에 어떻게 포스 터치 센서를 삽입할 수 있을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분명히 간단한 작업은 아닐 것이다.

애플은 구형 기기에 적용되지 않는 매력적인 신규 기능들을 선보이며 사용자들의 기기 교체를 유도하는 정책을 전개해왔다. 매직 마우스2에 포스 터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단순히 적용의 어려움 때문만은 아닌, 매직 트랙패드2의 구매를 유도하려는 의도 역시 깔렸었을 것이다. 포스 터치는 맥을 사용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트랙패드 없이는 이용이 어려운 핵심 인터페이스 요소를 선보이며 고객들이 PC를 교체하거나, 최소한 트랙패드를 추가로 구매하도록 할 것이다. (맥북 사용자들 가운데서는 이미 트랙패드 없는 컴퓨팅 환경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결론
마우스를 비롯한 입력 기기에 관한 사용 경험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에 많은 부분에서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필자가 애플의 마우스 기기들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순전히 취향의, 그리고 개인적인 마우스 사용 습관과 관련한 문제다. (참고로 밝히자면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마우스는 로지텍의 퍼포먼스 MX다)

이를 바꿔 말하면 필자가 매직 마우스를 평가하는 데 있어 애플 마우스의 팬들보다 객관적일 수 있는 입장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 오리지널 매직 마우스 리뷰를 작성할 당시 필자는 “디자인과 실용성의 훌륭한 조화가 돋보인다.”라는 평을 남긴 바 있다. 이 평가는 매직 마우스2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유려한 디자인은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만하며(누군가에겐 자기복제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충전식 배터리의 성능 역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존 매직 마우스 사용자라면? 건전지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 환경을 보호한다는 아주 멋진 교체 명복이 있다. 이토록 멋진 매직 마우스2에, 79 달러의 가격표는 그리 큰 걸림돌이 아닐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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