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프로 휜 현상, 제품 결함 아냐”

Leif Johnson 2018.12.21
아이패드 프로의 ‘벤드게이트(bendgate)’가 사실로 드러났다. 애플은 수요일 버지(The Verge) 측에 일부 아이패드 모델이 휘어진 상태에서 배송됐지만, 이것이 결함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 문제는 일반 모델보다 셀룰러 모델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애플은 이것이 단순히 냉각 프로세스의 일부일 뿐 시간이 지난다고 더 심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당황스러운 대응인가! 지난달 필자는 개인적으로 Macworld의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알루미늄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 바 있는데, 지금도 다르지 않다. 이 문제가 극히 일부의 아이패드에서만 발생한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이 애플의 대응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애플이 실제로 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이상 ‘큰 일이 아니다’라는 애플의 믿음과는 상충된다. 아이패드 프로의 용도를 생각하면, 섀시 휨 현상은 태블릿을 무용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현시점에서 이 문제가 이만한 큰 관심을 받을 만큼 광범위하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애플은 이 문제가 있을 경우 14일 교체 기간 내에 교체해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애플케어+에 가입했더라도 추가 금액이 없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 Zach

조만간 관련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Macworld 독자인 잭은 지난 11월 2018 11인치 아이패드 프로 와이파이 모델을 구입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천천히 휘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보낸 사진에는 아이패드 프로가 가운데를 중심으로 쉬어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태의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

잭은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배낭에 넣어서 짧은 거리를 다닌 것 밖에 없으며 큰 힘을 준 적도 없다”고 전했다. 잭은 그의 아이패드를 애플 스토어에 가져가 교환할 계획인데, 그 뒤에 진행 사항을 듣기로 했다.


휘어진 경험

애플은 일부 제품이 상자에서부터 휘어져 배송됐다고 밝혔다. 잭의 경우는 구입 후에 휘기 시작한 것이라 상황이 보다 복잡하지만, 이런 문제도 모두 제조 프로세스상에서 같은 문제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어느 경우든 휘어진 아이패드는 사용자 경험에 부정적이다. 무엇보다도 애플은 최신 아이패드 프로를 새로운 스마트 폴리오 키보드(Smart Folio Keyboard)와 함께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스마트 폴리오 키보드는 아이패드 프로를 아주 깔끔하게 감싸서 마치 제품의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태블릿이 휘어진 상태에서는 케이스와 이런 일체감을 느낄 수 없다.

잭도 스마트 폴리오 키보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확실히 예전처럼 잘 결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LEIF JOHNSON/IDG

휜 섀시는 애플 펜슬에도 영향을 끼친다. 애플 펜슬은 아이패드의 측면에 자석으로 붙여서 충전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휜 위치에 따라서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애플의 “괜찮다”는 설명이 정당화될 수 없는 더 나쁜 이유도 있다. 궁극적으로 아이패드의 쓰기 및 그리기 경험을 망친다는 점이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탁자나 책상에 아이패드를 올려두고 그림을 그리거나 메모를 하는 예술가와 학생들을 위한 환상적인 도구로 보고 있다.

하지만 휘어진 아이패드 프로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태블릿이 너무 높거나 낮게 되며, 화면이 휘어 있으면 붓의 스트로크나 손글씨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휜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데, 예술 업계에 오래 종사한 필자의 경험상 이는 이상적이지 않다. 그리고 구겨진 종이 위에 글씨를 쓸 때도 매우 거슬리곤 한다. 왜 애플은 799달러 이상의 디바이스의 한 가운데가 휘어있어도 괜찮으리라 생각하는 것일까?

최소한 애플은 애플 디바이스의 디자인이 소비자들이 경쟁 제품보다 선호하는 이유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냥 보기가 좋다. 알루미늄과 유리가 휘어진 것을 책상 위에 올려두는 순간 모든 매력과 마술은 사라진다. 이것은 존경이나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이 된다. 


다시 등장한 휘어짐 이슈

애플이 이 문제를 ‘감당하며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여기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된다. 물론 아이폰 6과 아이폰 6 플러스에서 발생했던 첫 ‘벤드게이트’의 망령도 있겠지만, 다른 문제로 아이패드가 휘었을 때 모두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할 것이 우려됐을 것이다. 이 문제로 몇 주간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주가는 떨어졌으며 이런 것들은 더 많은 문제들을 의미한다.

이 문제가 겉보기만큼 심각하다면, (다시 말하지만 필자는 아직 직접 보지 못했다) 애플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런 점에서 애플은 바로 교체 프로그램을 시작해야만 한다.

그리고 애플의 제품 생산 프로세스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벤드게이트를 둘러싼 나쁜 뉴스들과 법정 공방이 어떻게 생기게 됐을까? 이런 논란에 익숙한 애플은 왜 이런 문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완벽히 처리하지 않았을까? 아이패드 프로에 사용된 알루미늄이 신형 맥북 에어처럼 재활용된 것이 아니라 새것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을까?

여전히 이 문제가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은 있다. 무엇보다 2014년 애플은 아이폰 6 벤드게이트 때 극히 일부의 사용자만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필자는 그들 중 하나였다.) 어찌 됐든 문제를 인지했다면 애플은 교체를 더욱 쉽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현재로썬 어느 것도 분명하지 않다. 

잭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까 봐 걱정이다.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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