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 시설, “자체 건립 대신 빌려 쓴다”

Robert L. Mitchell | Computerworld 2010.02.05

기업 데이터센터 구축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날로 전망이 밝아지고 있는 분야가 있다. 이는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증축하는 대신, 늘어나는 컴퓨팅 수요만큼 임대를 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Digital Realty Trust) 같은 업체는 더 이상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만큼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이 업체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대기업 규모의 데이터센터 시설을 제공하는 곳으로, 보안이나 랙이 설치된 상면 공간에 여분의 전력 및 쿨링, 네트워크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다. 데이터센터 시설 도매 운영업체로도 불리는 이들 업체는 보통 대규모 상면 공간을 필요로 하는 대기업이나 하이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다.

 

이런 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트는 커스텀 데이터센터 디자인과 구축, 관리 서비스를 통해 기업 데이터센터 시장에 한층 더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일부 대기업들은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공유 시설에서 더 작고 규격화된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설계상의 유연성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험 때문에 대규모 시설 투자 기피

데이터센터 부동산 임대에 대한 수요의 증가는 IT 부서와 임원진들이 인프라 구입과 구축에 자금을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것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IDC의 분석가 미셸 베일리는 “현재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자금을 가지고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닷컴 열풍 시절에 개발된 어마어마한 데이터센터 공간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모두 채워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위한 부동산 공급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베일리는 “새로운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서드파티 운영업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IT 임원들이 그동안 중단되었던 새로운 데이터센터 설계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비록 자금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아직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설을 구축할만한 준비는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이런 불안정한 시장에서는 쉽게 1억 달러를 넘어가는 투자에 대해 CFO라면 누구라도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퀄리티 트레일러 프로덕트의 IT 책임자인 칼 웨들은 “CFO들은 모두 완전히 겁을 먹고 있다. 부채가 증가하는 위험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며, “문제는 수입이 빡빡한 상황에서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은 부채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가상화나 물리 서버 통합 같은 운영 비용 절감 프로젝트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CFO들이 여전히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 기업은 사설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착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새로운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모기지 대출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코로케이션에 대한 기업의 인식 변화

대신 임대는 기꺼이 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런던에서부터 워싱턴과 실리콘 밸리에 이르기까지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것이다.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트는 자사 시설의 95%가 차 있으며, 지난 12개월 동안 자사의 임대 가능한 공간이 1,290만 평방피트에서 1,490만 평방피트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트의 수석 부사장 크리스 크로스비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수요가 치솟고 있는데, 이중에는 자금 시장의 경색도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가트너 역시 기업의 데이터센터 부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가트너의 분석가 데이브 카푸치오는 일부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구축한 데이터센터가 준비될 때까지의 임시방편으로 호스팅 공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운영 전체를 호스트하기 위해 임대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P CFS(Critical Facilities Services) 부사장 피터 그로스는 지난 10년 동안 기업의 임대 서비스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로스는 “닷컴 시절 이후, 많은 기업들이 코로케이션 모델을 받아들이고 있다. 심지어 금융기관도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중개회사인 스콧트레이드(Scottrade)가 그런 금융회사 중 하나이다. 스콧트레이드의 CIO 이안 패터슨은 신규 데이터센터의 호스팅을 위해 서드파티 시설 업체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이 시설은 백업 재해복구 사이트와 주요 온라인 거래 활동을 처리하는 주 데이터센터의 기능을 번갈아 수행하고 있다. 업체는 시설을 제공하고, 스콧트레이드는 자체 데이터센터 장비를 설치해 관리하는 것이다.

 

이 사이트는 처음에는 백업 데이터센터로 이용됐다. 패터슨은 “현재 우리의 계획은 6/7월 기간에 이 역할을 바꾸는 것이다. 매 6개월마다 주 데이터센터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확장일로의 서비스 업체

이런 사례를 전제로 하면, 금융시장이 더 강력한 코로케이션 업체들에게 자금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데이터센터 시설 업체인 듀퐁 파브로스는 지난 해 일시적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을 중단했지만, 곧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트도 운영과 시설 확충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달에 6억 달러 이상의 무담보 채권을 판매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공간에 있어서 별다른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은 여전히 자체적인 데이터센터를 선호한다. 씬클라이언트 터미널 업체인 와이즈 테크놀로지는 인도의 자사 데이터센터에 사설 클라우드를 구성하고 있으며,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와이즈의 최고 혁신 임원인 헨리 피글린은 “자금은 확보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와이즈는 자체적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영진도 기꺼이 투자를 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와이즈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기업의 IT 임원들과 상담을 한 피글린은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피글린은 “물론 자금 상황은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만을 위해 땅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이번 경기 침체가 많은 기업의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분명히 서비스 업체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CFO의 판단에 기대고 있는 부분이 크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공간과 매니지드 데이터센터 서비스에 대한 현재의 높은 수요가 거품일지 지속적인 트렌드가 될지는 경제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로스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최소한 향후 6개월 내에는 이를 확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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