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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LG의 업계 판도를 바꾸는 환상적인 아이디어와 현실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8.01.18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LG도 뭔가 대단한 것을 이뤄낼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LG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는데, 특히 매력적인 요소를 가지고도 급진적인 선언을 동반한 비전이 나오지 않았다. 더 이상은 규칙에 따르는 플레이나 정기적인 신제품 출시는 통하지 않는다. 모두가 다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발언이 지난 주 CES 언론 컨퍼런스에서 나왔다. 코리아 헤럴드의 보도에 따르면, LG는 “필요할 때 신형 스마트폰을 발표할 것”이라며, 경쟁업체가 한다는 이유로 해마다 정기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에 LG는 현재 모델을 좀 더 오래 유지하며 더 다양한 파생 모델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제 LG에 신뢰를 보내기 전에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이런 전략 변화의 이유가 높은 이상 때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LG는 수많은 제품 속에서 눈에 띄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애써 왔으며, 실제로 수익을 내기도 했다. 코리아 헤럴드 관계지 인베스터(Investor)는 LG가 차세대 주력 스마트폰에 대한 기존 작업을 완전히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계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익명의 LG 임원의 말을 빌려, LG가 내세울 만한 강점을 찾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차치하고 확실할 때만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LG의 새로운 전략을 다시 생각해 보자. 스마트폰 사용자의 관점에서 이는 획기적인 변화이다.

정말로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신형 스마트폰이 연이어 출시되는 것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인가? 물론 안드로이드 초기에는 매년, 또는 그보다 더 자주 주목할 만한 제품이 출시됐다. 하지만 당시는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목이 꺾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던 때다. 실제로 모든 신형 디바이스는 전작보다 확연히 빨랐고 눈에 띄게 좋은 디스플레이에 극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카메라, 기타 변신에 가까운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요즘은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절대다수가 점진적인 개선을 내세운다. 대부분 제조업체의 표준 주기가 2년에 한 번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중간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하는 것이 됐다. 업데이트 버전은 보통 일부 추가 기능을 탑재하고는 새로워 보이지 않냐고 강요하는 정도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놀랄 일도 아니다. 스마트폰 자체는 모바일 기술 모험에서 그저 그릇으로 역할이 줄어들었다. 큰 하드웨어의 발전도 드물어졌다. 대신 이제는 소프트웨어와 생태계와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따라서 노트북이나 좀 더 성숙한 어플라이언스 영역에서 보듯이 2년마다 한 번씩 새로운 디바이스를 출시하는 주기로 바뀌는 것은 이해할만한 변화이다. 이 점에서 대부분 사람에게 해마다 새 스마트폰을 구입해야 할 진정한 이유는 없다. 만약 매년 신형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용자도 있을 것이고,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형 스마트폰이 발전하는 폭은 점점 더 작아질 것이다.

반면에 제대로 된 주력 스마트폰이라면 쉽게 2년 또는 2년을 큰 부족함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 기간동안 제대로 지원 받고 업데이트만 된다면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자사의 픽셀 디바이스에 대해 3년 동안 제때 운영체제와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구글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업데이트에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업체가 없다. 만약 제조업체가 자사 스마트폰이 매장에서 오랫동안 판매될 수 있다고 주장하려면, 이들 디바이스가 실질적으로 최신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판매와 동시에 버림받는 상태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론적으로 욕심을 덜 부린 출시 주기는 제조업체가 기존 제품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 등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 아직은 이상론적인 생각이라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 특히 LG는 자사 디바이스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일을 그저 그렇게 해 왔으며, 그런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는 어떤 발표도 없다. 출시 주기의 중심축을 바꾸겠다는 것이 대담한 발표라기보다는 미봉책에 가까워 보이는 이유다.

고객을 잘 지원하고 제품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고객 충성도를 쌓고 장기적으로 보상을 받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서드파티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업체가 이런 생각과 직결된 구체적인 성과를 보기 전에는, 반대로 현재의 전략과 직결되어 구체적인 손해를 보기 전에는 그 어느 곳도 적절한 사후 지원에 투자를 시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는 기본에 대한 것이다. 구글을 제외하고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업체는 대부분 수익을 스마트폰을 판매해서 얻는다. 정기적으로 새로운 디바이스를 출시하고 마케팅하기 좋은 기능이나 추가하는 것은 돈이 계속 굴러가게 한다. 구글은 예외다. 구글은 제품에 대한 사후 지원을 개선하면 실질적으로는 즉각적인 보상을 얻는다. 오늘날 스마트폰 환경을 둘러싼 이런 현실에서 이런 주기에서 한발을 뺀 업체가 되어 “핫한 신상”이 없는 업체가 된다는 것은 LG를 다른 경쟁업체보다 뒤처지게 할 뿐이다.

그렇지만 2년마다 주력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생각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구입한 스마트폰의 노후화 속도가 느려지고 더 장기적으로 지원 받고 새로운 디바이스가 출시될 때마다 큰 돈이 나가는 것도 줄어든다. 2년 간의 기술 발전이 집약된 신제품은 또 얼마나 매력적이겠는가? 2~3년은 아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 값비싼 디바이스 구매를 정당화하는 것도 쉬워질 것이다.

상당 기간 하드웨어는 스마트폰 진화의 핵심 동력이 아니었다. 그리고 서서히 발전하는 요소는 새로운 디바이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세상이라면, LG의 결정은 사용자의 기대치를 바꾸는 결국에는 스마트폰 시장을 뒤집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 LG의 전략 변경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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