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라이제이션

글로벌 칼럼 | 서드파티 쿠키 제한이 바꿔놓은 온라인 광고 시장

Paul Gillin | Computerworld 2021.11.08
지난 10월 넷플릭스와 월마트가 파트너십을 맺고 월마트 홈페이지에 ‘넷플릭스 허브’를 만들었다.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끈 영화 및 드라마와 관련된 제품을 독점으로 판매하는 공간이다. 넷플릭스 허브는 넷플릭스의 첫 인터넷 상점이자, 전자상거래 시장이 6,500억 달러 규모의 광고 시장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Getty Images Bank

최근 B2C나 B2B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규제의 역풍을 맞았다. 서드파티 쿠키를 사용한 온라인 고객 스토킹을 막고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에서는 서드파티 쿠키 제한 조치가 마케팅 혁신을 끌어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말을 빌리자면 ‘한 세대에 단 한 번 발생하는 상전벽해와도 같은 변화’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etail Media Networks)가 등장한 것이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가 생기면서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소규모 광고 공간으로 변했다. BCG는 향후 몇 년 안에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광고 수익이 연간 1,0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진이 적은 것으로 악명높은 마케팅·광고 업계에는 긍정적인 변화이며,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데이터에 대한 모든 것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의 작동 방식은 이렇다. 먼저 소매업체나 항공사 등 온라인 사업 비중이 큰 업체가 멤버십 프로그램 혹은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고객의 행동이나 선호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런 방식은 고객의 결정에 따른 것이므로 완전히 합법이다.

이 데이터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중요 자산이다. 수집한 데이터를 CPG(Consumer packaged goods) 판매 업체나 자동차 임대 업체, 호텔 같은 곳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광고를 하면 규제와 충돌하지 않고, 고객의 동의 하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는 최근 오프라인 소매업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매장 안의 매장(store-within-a-store)’ 컨셉이 디지털로 확장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뉴욕 맨하탄 유니언 스퀘어에 있는 베스트 바이(Best Buy) 매장에 ‘삼성 체험 매장’을 만든 것처럼 전자상거래 업체가 다른 기업의 브랜드 제품을 자사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제휴를 맺는 것이다. 판매 상품은 디지털 제품뿐만 아니라 물리적 재화로도 확장할 수 있다. 기업은 광고가 어떻게 판매로 연결되는지 세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소매업체는 매출을 높이는 추가적인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 

데이터 공유 플랫폼 인포섬(InfoSum) 영업 책임자 마티 카니에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는 광고 노출에 기반한 모델이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기반한 모델이다. 여러 기업이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는 모든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의 선순환

소매업체는 수년간 자사 서비스만 광고했다. 그 결과 홈디포와 로우스 같은 대형 소매업체가 수도꼭지 수리나 건식벽 설치를 직접 하려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최종 목적지가 됐다. 카니에는 “과거에는 이런 아이디어가 고객을 매장으로 유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커뮤니케이션 순환 구조로 바뀌었다”라고 설명했다. 즉, 광고 제휴를 통해 도출한 통찰력으로 마케팅 담당자는 기업의 의도를 세부적으로 조정하고, 소매업체는 매출 확대에 활용하는 것이다. 

일찌감치 리테일 광고 시장에 진출한 아마존은 약 8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BCG는 아마존 이외의 광고 시장에 750억 달러가 추가로 투자되고 있으며, 이 업계에 뛰어드는 업체도 많아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BCG에 따르면, 단일 항공사는 리테일 미디어 광고를 통해 평균 75%의 이익률로 미디어 수익을 최대 1억 달러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 흐름이 좋아지면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리테일 광고 업계가 급성장하자 크리테오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프로모트IQ(PromoteIQ), 코우션트 테크놀로지 등 수많은 전문 에이전시가 등장했다. CVS, 월마트, 아마존, 월그린 등 대형 소매업체도 지분 100%의 에이전시가 있다. 이들 전문 마케팅 업체는 기업 마케팅 담당자가 직접 광고 목표를 설정하는 셀프서비스 방식의 기능을 제공한다. 검색 엔진 마케팅 방식과 동일하다.


광고 구매자가 믿는 것

광고 구매자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디지털 마케팅 업체 마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CPG 판매 업체의 85%가 마케팅 예산을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로 옮기고 있다. 응답자 95%는 리테일 광고가 기존 고객 유지 및 프로그램 이용 고객 확보에 기여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소매업체 절반은 파트너 업체 선정 문제와 기업의 내부 상황 및 데이터 사일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클의 조사 결과는 새롭게 형성된 시장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하지만 이런 혼란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BCG는 “상위 약 3개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다른 업체는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업계에 합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검색 엔진 마케팅이나 전통적인 광고에 예산을 쏟는 기업이 있다면,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몇몇 업체는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에 대한 최고의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를 얻는 것은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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