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ㆍ협업

MS 클릭투런, 소프트웨어 유통의 미래가 될 것인가?

Neil McAllister | InfoWorld 2010.01.08

소프트웨어를 에그헤드(Egghead)에서 구입하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CompUSA의 몰락과 함께 전문 PC 업체의 시절도 모두 끝나고 말았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소프트웨어를 베스트바이나 스테이플즈 같은 대형 유통점에서 찾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 매장에는 진열장에 CD나 DVD부터 사무용 가구와 종이타월까지 모든 것이 쌓여있다. 결과적으로 소규모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런 소매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하기는 더욱 더 어려워진 것이다.

 

직접 다운로드 방식은 명확한 해결책이다. 웹은 판매 과정에서 중개상을 없앴을 뿐만 아니라 박스에 포장하고 CD를 복사하고 배송하는 비용까지도 없애준다. 이들 모두는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에게 직접 전달되기만 하면 아무 필요도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웹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전통적인 설치 패키지는 이런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가정용 컴퓨터 사용자에게 배포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설치를 관리하고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별로 없다. 게다가 대용량의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이라면, 다운로드하는 시간 때문에라도 문제가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기에 방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오피스 2010 베타 테스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사용자들이 오피스 스위트를 설치하는 데 마이크로소프트 클릭투런(Click-to-Run)이란 기술을 사용하도록 한 것. 이 기술은 소프트웨어를 한꺼번에 다운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만약 이 방식이 성공한다면, 소프트웨어를 전달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현대적인 네트워크 중심적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새로운 매출 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가상화에 가까운 기술

클릭투런는 부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즉 App-V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App-V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06년 소프트리시티(Softricity)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기술이다. App-V는 네트워크 관리자가 서버 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중앙에서 관리하고, 이를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Container) 형식으로 사용자에게 스트리밍해 준다. 물론 관련 운영환경과 설정을 마친 상태로 배포한다.

 

클릭투런은 이런 App-V의 개념을 인터넷 규모로 확장한 것이다. 오피스 홈&비즈니스 2010 베타 테스트 프로그램에 등록한 사용자는 통상 700MB에 달하는 설치 프로그램 전체를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다. 대신에 이들은 2MB 용량의 실행기(Luncher)를 다운로드해 실행하면, 여기서 시스템을 설정하고 필요한 컴포넌트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버로부터 다운로드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모든 과정은 자동으로 처리되며, 사용자에게 질문하는 것도 없고 설정해야 할 옵션도 없다.

 

클릭투런의 또 다른 특징은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시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전체가 다운로드 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모듈 단위로 다운로드 되고 설치된다. 단점으로는 종종 애플리케이션이 마이크로소프트 서버로부터 새로운 기능을 가져오느라 중단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 모듈은 한 번만 다운로드 받으면 되며,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기본적인 기능만 갖춰지면 금방이라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사용자들에게 다소 명확하지 않은 점은 클릭투런 기술을 사용해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은 격리된 운영 환경에 존재하며, 보통 소프트웨어 설치 과정이 하는 것처럼 시스템 전반의 설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환경이라면, 사용자는 한 대의 컴퓨터에 한 가지 버전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버전을 같이 설치하면 레지스트리값이나 다른 설정들이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릭투런 애플리케이션은 자신의 설정을 전용으로 유지하며, 이 때문에 클릭투런으로 설치한 오피스 2010은 실제로 같은 PC에서 기존 버전과 공존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판매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런 새로운 소프트웨어 배포 방법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분명하고도 즉각적인 혜택을 제시한다. 소프트웨어 설치를 클릭 한 번으로 이뤄지게 함으로써 설치 경험이 부족한 고객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클릭투런의 컨테이너 개념은 사용자가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기존에 설치한 소프트웨어와의 충돌 등의 위험없이 쉽게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시험해 볼 수 있다. 더구나 이런 장점은 동일한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에도 적용된다.

 

이런 개념이 정말로 제대로 동작하는가? 필자가 테스트해 본 바로는 클릭투런으로 설치한 오피스 2010과 기존 오피스 사이에 눈에 띄는 성능 차이는 없었다. 물론 소프트웨어 설치 자체는 정말로 클릭 한 번으로 끝나지만, 초기 설치는 윈도우 XP를 탑재한 보통 사양의 노트북에서 20분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설치 후 모듈을 다운로드 하면서 한번씩 몇 분 정도 멈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추정으로는 클릭투런 설치가 인터넷 접속이 느린 곳에서는 최고 2시간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에 따라서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설치 방식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2시간씩 걸린다면 매끄럽게 진행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치의 편리성만이 클릭투런의 장점은 아니다. 클릭투런은 애플리케이션의 여러 개의 컴포넌트 모듈로 쪼개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애플리케이션의 전체 기능 중 일부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한 시험판을 발표하기도, 이 시험판을 정식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기도 쉬워진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특정 기능을 비활성화시킨 상태로 발표할 수 있다. 더 발전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사용자는 신용카드로 대금을 지불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리본탭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2010 스타터 에디션은 아직 이런 식으로 동작하지 않지만, 필자는 곧 이 기능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클릭투런은 아직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며,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클릭투런은 주시할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이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성공한다면,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사용자는 클릭 몇 번으로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다운로드해 휴대폰에 설치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반면에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시장은 1990년대 이후로 본질적인 변화없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 만약 PC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가 SaaS와 비교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고, 클릭투런은 이런 변화로 나아가는 하나의 단계가 될 것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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