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ㆍML / 미래기술

글로벌 칼럼 | "검색 엔진인가, 답변 엔진인가?" 속도와 정확성이 지니는 의미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2023.02.14
그리 멀지 않은 예전, 그러니까 1990년대에 온라인 사용자의 검색 엔진 선택 폭은 아주 넓었다. 익사이트(Excite), 웹크롤러(Webcrawler), 라이코스(Lycos), 알타비스타(Altavista) 같은 많은 검색 엔진 중에 원하는 것을 골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고나서 구글과 페이지랭크(PageRank)가 등장했다. 페이지랭크와 구글은 질문에 대한 웹 페이지의 연관성을 평가할 때 페이지에 검색한 단어가 포함돼 있는지(일반 검색 엔진이 모두 쓰는 기술) 외에 얼마나 많은 연관 페이지가 링크돼 있는지까지 계산했다. 구글의 검색 결과는 경쟁업체보다 훨씬 나았다.
 
ⓒ Getty Images Bank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ChatGPT를 빙에 통합하기로 결정한 지금 검색 엔진 전쟁에 다시 불이 붙은 것 같다.

몇십 년 동안 온라인 검색의 목적은 사실을 찾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토대로 실제로 사용자가 원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내려면 검색 전문가가 되어야 했다. 실제로 필자가 기자로서 성공한 데에도 검색에 정통하다는 자질이 크게 작용했다. 1070년대 후반과 1080년대 초반부터 NASA RECON, 다이얼로그(Dialog), 프로퀘스트(ProQuest), OCLC 같은 초창기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부터 검색 엔진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AI의 발전과 더불어 이제 사용자는 검색 엔진과 사실 너머의 세계로 이동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 컬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밈스는 이 개념에 “답변 엔진(answer engines)”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실만을 찾아내지 않는 차세대 검색 엔진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채팅 인터페이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게 된다. 이 답변의 정확성을 신뢰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그래도 사용자가 ChatGPT나 채팅 인터페이스, 그 뒤에 있는 AI 엔진을 수용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UBS의 연구에 따르면 ChatGPT는 서비스 공개 단 2개월만에 1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했다. 역대 가장 빠르게 성장한 일반 사용자용 애플리케이션이 된 것이다.

 
오픈AI의 챗봇 기술을 사용하는 빙 검색 결과 예시 ⓒ MICROSOFT

즉, 사용자는 이미 학교 숙제, 기사, 보도자료 등에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조사와 글쓰기를 업으로 하다 보니 ChatGPT가 그 두 가지 작업에는 아직 미숙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도저히 쓸 수 없는 결과가 자주 나온다. 겉보기에는 좋지만 내용물은 패스트푸드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편리함을 놓을 수 없는 사용자도 많을 것이다. 품질이 좋고 빠르고 저렴하다는 삼위일체 미덕 중 선택하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빠르고 저렴한 것을 고른다. 무료로 단 몇 초만에 괜찮은,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항상 나쁘지 않은 결과라도 만족하는 것이다.

구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자 경기를 일으킨 것이다. 구글 경영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시장 점유율 2위에 머물렀던 검색 엔진 빙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도 정확한 사실보다는 빠른 답변이었기 때문에 빙은 즉시 위협적인 도전자가 됐다.

그 외에도 새로운 빙은 사용자의 목적과 의도가 정확하기만 하다면 나쁘지 않은 결과를 뽑아내 준다. 새로운 빙의 답변 엔진은 이미 구글의 검색 결과를 능가하기 시작했다. 동료 it 저널리스트 스티븐 섕클랜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역량이 통합된 빙은 구글이 경감심을 느낄 수준”이라고 평했다.

어떻게 하면 검색을 잘 할 수 있을지를 잘 모르는 사람의 검색 결과는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사용자가 사실상 검색 결과의 정확성을 판단하지 못한다. 그래도 사용자는 계속 ChatGPT를 사용할 것이다. 정확성보다 저렴한 것을 우선하는 기업도 계속 ChatGPT를 사용할 것이다. 언론사는 이미 ChatGPT를 활용해 기자 수를 줄이고 있다. 스팸 메일이나 “비아그라 알약 5개”를 광고하는 클릭 유도 기사에도 적극 쓰일 것이다.
 
구글의 AI 검색 엔진 바드의 검색 결과 ⓒ GOOGLE

구글은 서둘러 AI 채팅 검색 봇인 바드(Bard)를 출시했다. 바드는 빠르고 화려하지만 틀린 대답을 내놓은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좋은 선택이었을까? 그러나 결국 구글은 바드를 바로잡을 것이고 빙의 답변도 언젠가는 개선될 것이다.

그리고 먼저 현재 상태를 바로잡고 개선한 쪽이 향후의 새로운 검색 전쟁의 승기를 잡을 것이다. 구글이 자충수를 두고는 있지만 아직 승자를 확신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21세기 처음으로 검색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이 전쟁에서 이기는 쪽이 검색 기술과 사업적 성공 양쪽에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 지점에서 “사용자는 AI가 생성한 답변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결국 AI가 생성한 답변은 더욱 신뢰를 갖추겠지만 아직까지는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2025년쯤 다시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확한 답변이 그저 빠르기만 한 답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ChatGPT와 바드, 그리고 빙과 구글을 주의하며 다뤄야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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