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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삼성의 디지털 인버터 ‘20년 무상 보증’에 숨겨진 의미

Emma Rowley | TechAdvisor 2022.09.06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디지털 인버터 기술(Digital Inverter Technology, DIT)이 적용된 제품에 대해 20년의 무상 보증 기간을 제공한다. DIT가 적용된 모터와 컴프레서는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의 핵심 구성 요소다. 이제 이들 부품의 보증 기간은 10년에서 2배로 늘어날 예정이다. 역대 삼성 제품 중에서 가장 긴 무상 보증 기간이다.
 
ⓒ Samsung

앞으로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제품에서 20년 무상 보증 기간이 표시된 라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삼성의 냉장고나 세탁기를 한 번 구매해 2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일까? 현실적으로 그 대답은 ‘아니오’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스마트한’ 문제

삼성은 20년의 DIT 무상 보증 기간을 제공한다고 발표하면서 오는 2023년까지 모든 새 가전제품이 서로 연결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즉, 20년 무상 보증 기간이 적용되는 모든 가전제품에는 스마트 기능이 포함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문제가 된다.

스마트 기능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기간은 제한적이다. 대부분 삼성 휴대폰은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를 3~4년 동안, 보안 업데이트를 4년 동안 받을 수 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스마트폰에 새로운 기능이 제공되지 않고 특정 앱과의 호환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해킹과 같은 보안 위협에 취약할 수 있다.

가전제품에서도 상황은 같을 것이다. 스마트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은 곧 제품의 전반적인 수명이 하드웨어의 수명보다 짧아진다는 의미다.

삼성은 가전제품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얼마나 오랫동안 지원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단순히 ‘그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제조된 모델에 스마트 기능을 포함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을 비롯해 스마트 기술의 발전이 10년 후에는 어떻게 변화할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삼성은 “삼성 스마트 가전제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보증 기간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앞서 언급한 기간 이후에도 모든 고객에게 제공된다”라고 밝혔다. 이때의 보증 기간은 DIT에 대한 20년 무상 보증 기간이 아니다. 삼성 스마트 냉장고, 혹은 기타 삼성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5년의 보증 기간을 말한다.

그렇다면 20년의 무상 보증 기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Samsung


'20년 무상 보증'의 실제 의미

삼성은 20년의 무상 보증으로 하드웨어에 대한 신뢰를 심고자 한다. 자사 제품을 구매하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며, 구입하고 몇 년이 지나더라도 가전제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누군가를 데려와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구입한 지 19년이 지난 냉장고의 제빙기가 고장 났을 때, 삼성은 제품 자체를 교체하지 않더라도 고장 난 모터나 컴프레셔를 교체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전제품이 현재와 동일한 에너지 효율 성능을 계속해서 제공할 것임을 의미한다.

삼성은 DIT를 자사 제품의 장점으로 여긴다. 세탁기·건조기의 모터, 냉장고·냉동고의 컴프레셔에 DIT가 적용되면 단순히 이 기술을 켜고 끄는 것 외에도 세탁할 옷의 양이나 냉장 보관해야 하는 음식의 양에 따라 최적의 작동 지점을 선택할 수 있다.

최신 제품이 구형 제품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DIT가 적용된 모든 최신 제품은 AI와 함께 센서를 사용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에너지의 양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삼성의 새로운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세탁물의 무게를 측정하고 이 정보를 사용해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온도와 작동 시간을 선택한다.

세탁물을 어떤 코스로 돌려야 하는지 사용자가 직접 추측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삼성은 AI 에너지 모드를 통해 일반 세탁에 사용되는 전력의 최대 70%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절약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삼성은 지속가능성을 표어로 내걸었다. 삼성의 생태계에서 미래의 집을 더욱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은 서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스마트 문제'로 돌아간다. 연결된 기능은 가전제품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그렇다면 삼성은 왜 커넥티드 가전제품에 올인하기로 결정한 것일까? 
 
ⓒ Samsung


'연결'이 곧 '에너지 절약'일까?

현재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10년 전에 사용했던 것보다 훨씬 에너지 효율적이다. 삼성은 이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는 동안 업데이트를 통해 인버터 소프트웨어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업데이트가 전부는 아니다. 삼성은 지속가능한 집이 스마트 홈이 되기를 바란다. 가전제품이 스스로 사용 방법을 배우고 에너지 절약에 적응한다. 가전제품과 기기는 서로 통신해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전력 사용량을 지정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 온도 조절기는 지오펜싱을 사용해 외출 시 히터를 끄거나 일기 예보에 따라 온도를 변경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삼성의 건조기는 세탁기와 통신해 부하에 가장 적합한 건조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 비스포크 AI 오븐은 냉장고에 어떤 음식이 남아있는지 알고 있으므로 남은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제안할 것이다.

커넥티드 홈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삼성뿐만이 아니다. 캔디(Candy)와 후버(Hoover)를 보유한 중국의 하이얼(Haier)도 연결된 가전제품으로 전환할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은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을, 하이얼은 혼(hOn) 앱을 사용한다는 점만 다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사용자가 최우선으로 여기는 에너지 절약을 약속하지만, 이들의 전략은 폐기물 및 매립 문제나 5~10년마다 주요 가전제품을 교체하는 비용 문제까지는 해결하지 않는다. 

더 많은 업체들이 삼성과 하이얼의 전략을 뒤따를수록 더 많은 커넥티드 가전제품을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 구매한 가전제품의 스마트 기능을 10년 후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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