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25주년] 25년 후 맥은 어떤 모습?
우리는 2034년에도 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폰에 기반한 아이팟 셔플 정도의 크기이지 않을까?
맥(Mac)은 1984년 처음 소개된 이후로 지금까지 애플의 주요 제품이었다. 지금은 아이폰(iPhone) 플랫폼에 기대고 있지만 말이다. 애플의 IIGS 생산이 중단된 90년대 초부터 아이팟(iPod)이 출시된 2001년까지, 맥은 애플이 생산하는 유일한 제품 라인이었다.
물론 이 회사는 많은 흥미로운 제품들은 탄생시키기도 했었다, 뉴톤(Newton), 애플 TV, 핍핀(Pippin), 이메이트(eMate), 퀵테이크(QuickTake) 카메라, 그리고 프린터까지 있었다. 애플의 맥은 1월 24일로 출시된 지 25주년을 맞게 된다.
그럼 맥은 이제 또 다른 사반세기 동안에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것은 누구도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기술 산업에서는 5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데, 10년 혹은 25년을 말한다는 것은 무리다.
그렇지만 미래를 예상해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맥의 앞날을 그려보기 위해 많은 지표를 사용해봤다.
사양은 어떨까?
최초의 128K 맥과 현재 데스크탑인 아이맥(iMac)을 물리적인 측면만 비교해본다면, 앞으로 같은 속도로 발전할 경우에 매우 흥미로운 수치를 얻을 수 있다. 64인치 3D 디스플레이와 720GHz 프로세서 등등... (아래의 추정표를 참조하라.)
그러나 아마 실제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가 25년 동안 계속 존재하지는 않을 것 같다. 복잡한 계산과 저장 그리고 통신은 힘들더라도 아마 아이폰과 비슷한 장치가 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
애플은 앞으로의 기기들에도 "매킨토시"라는 브랜드를 사용할까? 대답은 "아마도"이다. 수십 년간 살아남은 앞선 브랜드들도 여럿 존재한다. 소니는 MP3 플레이어에, 70년대 후반 혁신적인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였던 "워크맨"의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 폴라로이드(회사가 아니라 브랜드)는 이제 프린터가 내장된 디지털 즉석 카메라가 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들은 브랜드에 많은 투자를 하고, 브랜드가 세워지면 그들은 계속해서 그 브랜드를 이용하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기술 브랜드의 예로 미국 전신 전화 회사(AT&T)를 떠올려보자. 이 브랜드는 견고한 통신의 대명사이기 때문에 SBC/Cingular 에서 AT&T의 유선, 무선 통신 회사들을 매입할 때 그 브랜드를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결정하게 되었다.
최근 몇 달 동안 맥의 브랜드를 OS X 운영체제와 구분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아마도 이것은 아이폰 OS를 독립시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애플은 매킨토시 브랜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것은 "비전문가에게(for the rest of us)" 최고급 개인용 컴퓨터로 남을 것이다. 25년 후에는 우리 모두 매킨토시의 경험을 추억하기를, 아니 계속 사용하고 있기를 기대한다.
외형과 디자인
25년이 지난 그 때에 매킨토시라는 이름은 무엇을 상징하고 있을까? 하드웨어는 지금의 맥에 비해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아마 아이폰에서 진화한 형태로써 지금의 아이팟 셔플 정도의 크기의 목걸이 또는 시계와 같이 장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일할 때 최고의 프로세서들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 사용량 가운데 워드 프로세싱, 인터넷 검색, 메신저, 이메일 보내기, 약간의 이미지 작업 등이 90%를 차지한다. 여기에 화상 채팅이나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가 더해질 수 있다. 물론 게임을 하려면 높은 성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작은 크기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올해 국제 CES 행사에서 엔디비아(Nvidia)는 넷북 크기의 컴퓨터에 16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장착하여 크라이시스도 구동할 수 있음을 선보였다. 몇년만 지나면 우리는 세컨드 라이프가 실제 세상이 되는 가상 현실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애플은 PA 반도체를 인수하며 칩 제조에 오랫동안 투자를 해왔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미래 애플의 휴대용 기기에 장착될 ARM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것은 단시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긴 여정이다.
왜 현재 컴퓨터의 표준인 인텔 칩 대신에 ARM 칩을 사용할까? 현재 ARM Cortex 계열은 인텔의 아톰 칩 속도에 도달해 있다. 내년에는 인텔의 노트북과 전력 사용량에 대해 경쟁할 수 있는 멀티코어 ARM 이 나올 것이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전력 효율성이 파워피씨(PowerPC) 대신 인텔이 1위를 차지할 수 있게 해준 이유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ARM 칩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을 할 것이다.
우리는 매킨토시가 이동성 시장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PC 산업이 거대해져 노트북과 데스크탑 사이에 차이가 없게 되어왔지만, 애플의 노트북은 수년간 데스크탑보다 훨씬 많이 팔렸다. 세상은 애플의 모바일 움직임을 느리게 뒤쫓고 있다.
기타 세부사항
하드 드라이브는 인기를 잃으며 SSD(Solid State Drive)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있다. 속도도 더 빠를 뿐만 아니라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하고, 적은 전력으로도 극한 환경에서 동작할 수 있다. 언젠가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SSD가 하드 드라이브를 대체할 것이다. 아마 서버와 같은 곳에서는 하드 드라이브가 쓰이기는 하겠지만, SSD는 저전력 고성능의 특징으로 그 분야에도 진출하며 데이터 저장장치의 중심이 될 것이다.
배터리 전력은 연구자들이 기기를 소형화할 때 맞닥뜨리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지난 수년 동안 배터리의 용량이나 수명이 별로 증가하지 않았지만 대신에 몇 가지 놀라운 발전이 있었다.
연료 전지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를 포함한 나노기술도 전력 저장장치 전문가들이 기대하고 있는 분야이다. 다음 25년 동안에는 매우 효율적인 프로세서와 장치들을 비롯하여 전력 저장장치의 발전을 통해 아이팟 셔플 크기의 입는 컴퓨터가 가능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사람이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도 있다.
시스템온칩(SoC, System on a chip)
ARM 개발은 전체 마더보드를 하나의 칩 위에 놓는 시스텝온칩도 포함하고 있다. PC가 필수품 이상이 되면서 컴퓨터의 더 많은 부분이 칩 속에 내장될 것이다. RAM, 저장장치, 네트워크, 비디오 장치 등 컴퓨터의 모든 것이 하나의 칩 위에 있는 것을 상상해보라.
디스플레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젝터(microprojector)가 시장에서 히트를 칠 태세이다. 이런 점에서 소형 프로젝터는 아직 전망이 밝지만은 않으며 마이크로장치(microdevice)가 되기에는 여전히 너무 크다. 그러나 지금부터 25년 후라면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s-up display)와 같은 발전중인 또 다른 영상 기술은 투명한 배경 위에 데이터나 이미지를 고글이나 다른 고정된 표면에 표시한다.
다른 분야를 살펴보자면, 전통적인 디스플레이는 더욱 커지고 저렴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곧 LCD로 이루어진 벽면을 작은 기기로 조절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높은 해상도와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인 LED로 인해 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발전이 멈추지 않는다. 애플은 500만 달러를 LG에 투자하면서 3D 디스플레이를 통해 놀라운 것을 개발하고 있다. 눈의 뒷부분에 곧장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믿기 힘든 아이디어가 실제 연구되고 있다.
네트워킹
지금도 더욱더 많은 장치들이 무선이 되고 있다. 무선 802.11n 와이-파이(Wi-Fi) 네트워크는 몇 년 전만 해도 최첨단 기술이었던 100BaseT 네트워크보다 더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네트워크 장비들뿐만 아니라 주변장치들도 무선이 될 것이다. 초광대역과 무선 USB도 우리를 무선의 세계로 안내할 새로운 기술들이다.
와이맥스(WiMax)와 LTE(long-term evolution) 같은 무선 인터넷 기술은 빌게이츠가 예상해왔던 무제한 대역폭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광 스위치와 라우터 기술은 지연시간을 줄여, 바다 건너 있는 사람과 이야기할 경우에도 마치 그가 단지 방 건너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입력
데이터 입력은 사반세기동안 혁신이 일어날 가장 큰 분야이다. 이미 멀티터치 기술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 음성 인식은 여전히 느리게 조금씩 발전해나고 있지만 구글 모바일 아이폰 프로그램에서 보이듯이 이젠 음성을 통해서 검색도 할 수 있다. 25년 동안은 기계와 소통하는 방법만이 발전할 것이다. 2034년의 우리는 아마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을 합치면 어떤 모습이 될까? 내 추측상 2034년의 맥은 우리 몸에 얽혀있는 입는 컴퓨터로써 거의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기계와 상호작용하도록 훈련되고, 어떤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도 우리 눈에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장치가 맥이 될까?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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