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MWC 2016에서 LG의 최신 스마트폰 G5가 공개됐다. 올해 LG는 전혀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었다. LG는 그간 반복해 온 것처럼 하드웨어 성능 등 사양 정보를 장황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소비자들이 회사의 5번째 대표 제품 그 이상임을 생각해주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G5
G5는 올웨이즈온 기능을 지원하는데, LG에 따르면 시간당 소모되는 배터리 양은 1% 남짓이다.
우선 기본 사양부터 소개하겠다. G5의 프로세서는 스냅드래곤 820에 RAM은 4GB다. 탈부착이 가능한 2,800mAh의 배터리, 32GB의 내부 스토리지와 외장 메모리용 슬롯을 갖췄다. 후면에는 2개의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메인 카메라는 1,600만 화소, 서브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전면 카메라도 800만 화소다. 스마트폰 뒷면의 전원 버튼에 지문 인식 센서가 장착된 반면, 후면에 있던 볼륨 조절 버튼은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퀄컴의 퀵차지 3.0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무선 충전은 불가능하다.
휴대폰 뒷면의 전원 버튼에 내장된 지문 인식 센서
5G의 뒷면.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카메라 모듈 부위가 그리 돌출돼 있지 않다.
LG는 G4처럼 가죽·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는 대신, 한결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알루미늄만을 평면 적용했다. 전작인 G4 특유의 남성적인 외관과 묵직한 느낌을 고려했을 때 이는 기대하지 못 했던 변화다. 어쨌든 최근 본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가벼운 스마트폰 축에 속한다. 5.3인치의 QHD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것 때문인지 전작보다 다소 작아지고 가벼워지기도 했다.
‘재미난’ 5G
부서진 것이 아니라 배터리를 분리한 것이다.
거의 정형화된 타사 스마트폰 발표에 찬물을 끼얹은 LG가 내놓은 G5의 주된 특징은 ‘탈·부착이 가능한 주변 기기(modules)’다. 이는 스마트폰을 사용자에게 맞출 수만 있다면 ‘놀기 본능을 깨울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됐다. 필자에게 놀고 싶은 본능을 불어넣어 준 것은 아니지만, 사업을 대체로 안전하게 추진하려는 여타 회사와 완벽하게 달랐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주변 기기를 갈아 끼우는 것은 그런대로 재미가 있다. 별 이유 없이도 괜시리 해보게 하는 맛이 있다.
G5 측면에 위치한 작은 버튼을 눌러 배터리/모듈 장착 공간을 휴대폰 아래쪽으로 빼낸 후 다른 장치로 갈아 끼울 수 있다.
이제 어떤 원리인지 살펴보자. 배터리/모듈 장착 공간을 분리시켜주는 작은 버튼이 휴대폰 좌측에 달려 있다. 즉 이 버튼을 눌러 본 배터리(2,800mAh)를 꺼낼 수 있다. 이 배터리 대신 다른 주변 기기로 갈아 끼우려면, 배터리를 꺼낸 다음 사용하려는 주변 기기를 끼우기만 하면 된다.
주 배터리(2,800mAh)를 빼낸 후 주변 기기 ‘캠 플러스’를 부착할 수 있다. 이 장치에는 1,200mAh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G5의 배터리와 호환 가능한 배터리/모듈 장착 부품
출시될 때에는 두 가지 주변 기기, 캠 플러스와 B&O 플레이(Bang & Olufsen Play)와 공동으로 제작한 하이파이 플러스를 선택 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캠 플러스는 4개의 카메라 버튼과 1,200mAh의 배터리를 갖추고 있으며, 하이파이 플러스는 32비트의 고사양 오디오 플레이백 기능이 적용됐다.
필자의 경우 하이파이 플러스는 테스트하지 못 했지만 캠 플러스는 5G에 갈아 끼워 봤다. 셔터 버튼과 동영상 녹화 전용 버튼 등 별도의 카메라 기능이 마음에 들었다. 화면을 터치하는 것보다도 훨씬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었으며, 별도의 카메라 그립이 있어 사진을 찍을 때 휴대폰을 더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었다. 작년의 G4와 V10에 적용된 그 유명한 카메라 기능을 G5에도 구현했다는 점 역시 칭찬할 만하다.
불편해진 인터페이스
지금까지는 G5의 모듈 활용법 설명에 너무 많이 할애한 나머지 LG의 새로운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제대로 파헤치지 못 했다. 살펴본 결과 LG가 G5의 안드로이드에 필자가 느끼기에는 달갑지 않은 변화를 준 것 같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찾았는가? 전체 앱을 모아 둔 앱 메뉴 버튼이 없다.
LG는 G3 및 G4의 인터페이스가 다소 복잡하다는 점을 감안해 인터페이스를 간소화하고자 앱 메뉴 버튼을 완전히 없앴다. 사실 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에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기능 중 하나다.
LG는 사용자가 실제로 기기에서 앱을 삭제하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인지적 로딩을 최소화’하여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그렇게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해 홈 화면이 얼마나 너저분해 보이는지 사용자들이 알고 나면 상당히 불편을 호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iOS 인터페이스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앱 메뉴 버튼 부재 방침을 LG가 채택했다는 점에서 다소 실망스럽다. 적어도 모든 앱 아이콘을 어디에 놓을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앱 메뉴 버튼이 있는 예전의 홈 화면이 훨씬 낫다.
그런데도 재미나지 않다면?
LG의 G5는 현재 구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모듈식에 가까운 스마트폰이다. G5의 경우 프로젝트 아라를 통해 개발된 스마트폰은 아니다. LG가 이 스마트폰 개발에 위험을 감수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또 필자는 LG가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주변 기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B&O와 함께한 것처럼 다른 주요 기업과도 협업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스마트폰에 별도의 부속품을 장착할 수 있다는 개념을 확산시키고 일반 대중들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일 터다.
LG는 G5 및 부속 주변 기기와 관련해 가격을 발표하지 않았다. 단 출시 시점이 4월경일 것이라고 밝혔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