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연례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는 애플의 미래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며, 기술 업계의 이벤트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다. 애플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팬들, 그리고 일반인들까지도 애플이 WWDC에서 어떤 신제품을 공개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WWDC의 역사를 돌아보며, 1990년 WWDC가 시작된 이후 가장 ‘결정적이었던’ 12가지 순간을 선정했다. editor@itworld.co.kr
1996년 : 코플랜드
1996년 WWDC는 미래에 맥 OS가 되는 코플랜드 OS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이 운영체제에 대한 시연은 당시 10대 개발자였던 그레고리 밀러가 맡았는데, 그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개발자들이 경쟁하게 된 앱 스토어가 문을 열기도 전에 개발자들에게 “나는 여러분의 경쟁자입니다”라고 예언하듯 말했다.
당시 애플 CEO인 길 아멜리오는 베타 소프트웨어가 여름에 배포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으나, 실제로는 배포되지 않았고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또 다른 컴퓨터 회사인 넥스트(NeXT)를 인수했다. 기조연설 보기
1997년 : 스티브 잡스의 귀환
1997년은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몇 년간의 외도를 끝내고 WWDC 무대로 돌아온 해다. 그리고 “Think Different”라는 문구가 탄생한 해이기도 하다.
우레 같은 기립 박수는 애플 개발자들의 심장과 마음 속에 잡스가 얼마나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는지 증명했다. 잡스는 당시에 직위가 CEO가 아니었음에도 애플과 기술 업계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했다. 기조연설 보기
1999년 : 파워북 G3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9000의 음성이 WWDC의 문을 열었다. 아직 시리가 개발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당시 WWDC에서 OS X의 다윈(Darwin)에 대해서 발표했으나, 하이라이트는 코드명 롬바드(Lombard)의 파워북 G3(PowerBook G3)였다. 늘씬한 검정색의 이 제품은 매우 빠르게 가장 인기있는 노트북이 되었다.
이전 모델들보다 20% 얇고 무게는 약 2.67kg으로 지금의 맥북 에어보다 2배 정도 무겁다. 당시 임시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파워북은 가장 빠르고, 가장 가벼우며, 가장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을 자랑한다”라고 설명했다. 몇 달 후에 아이북(iBook)과 에어포트(AirPort) 세트가 이어 나왔고, 아이팟 역시 2001년에 출시되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이미 이때부터 애플은 모바일 업체가 되기 시작했다. 기조연설 보기
2000년 : 맥 OS X
2000년 5월 15일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맥 OS X용 앱 개발에 필요한 APIs를 배포했다. 그 해 말에 맥 OS X를 정식 출시하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 이 같은 변화는 애플이 수백 명의 개발자들이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3D 애플리케이션인 마야(Maya) 등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이 플랫폼에 가져올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었다. 기조연설 보기
2002년 : 맥 OS 9의 장례식
2002년은 애플이 맥 OS 9에 대한 지원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OS X에 완전히 집중하기 시작한 해다. 애플은 또한, 랑데부(Rendezvous, 현재는 봉주르(Bonjour))라는 자사의 제로구성 네트워킹 솔루션을 공개했다.
OS X와 iOS 모두에서 사용되는 이 소프트웨어는 에어플레이 음악 재생부터 무선 프린터 공유, 연속성(Continuity)까지 애플 제품들이 서로를 찾는데 쓰이는 기반 기술이다. 랑데부는 애플 진화의 기본이 되었다. 기조연설 보기
2003년 : 파워 맥 G5
애플과 IBM은 G5 프로세서를 공개했고, 애플은 파워 맥 G5(Power Mac G5), OS X 팬더, 사파리 1.0를 출시했으며, OS X 사용자 700만 돌파 및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iTunes Music Store)의 500만 다운로드 기록 등을 발표했다. 잡스는 “60비트 혁신이 시작되었으며 개인용 컴퓨터는 다시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연설 보기
2005년 : 인텔로 이전
2005년 WWDC가 개막하기 전 애플이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많은 이들이 이를 믿지 않았다. 하지만 잡스는 “이제 ‘이주’에 대해서 이야기 하게습니다”라며 WWDC의 문을 열었다. 파워PC에서 인텔 프로세서로 이전하게 된 것이다.
잡스는 파워PC가 3GHz 파워 맥 혹은 5G 맥북 프로로 발전시키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인텔로의 이전 계획은 다음 해 1월 당시 인텔 CEO 폴 오텔리니가 보호복을 입고 연기 속에 무대에 올라 맥을 위해 칩을 출하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기조연설 보기
2006년 : 부트캠프
2006년 초 OS X 10.5의 공개 베타를 배포한 애플은 OS X 10.5이 부트캠프(Boot Camp)를 지원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윈도우 사용자가 안전하게 인텔 맥을 구입할 수 있고 윈도우 라이선스가 있다면 윈도우에서만 구동되는 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다.
부트캠프 도입을 통해 맥에서 윈도우 에뮬레이션이 가능해졌고, 패럴렐스가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었다. 이런 결정의 진정한 의미는 당시 맥이 최고의 윈도우 PC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현재도 맥에서 윈도우를 잘 구동할 수 있다. 기조연설 보기
2007년 : 아이폰
WWDC 2007은 스티브 잡스로 분한 PC 캐릭터가 등장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스타를 너무 많이 팔아서 애플의 문을 닫았다고 비꼰 광고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의 ‘빅’ 뉴스는 아이폰의 출시일 확정이었다. 애플은 또한 아이폰에서 브라우저 앱만 지원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이 발표는 다음 해에 바뀌었다. 기조연설 보기
2008년 : 앱
2008년 WWDC는 모바일에 집중되었다. 아이폰 3G와 iOS 2, 그리고 iOS용 앱 개발을 위한 네이티브 SDK가 발표되었고, 앱 스토어가 출시되었다.
개발자들은 열광했다. 세가(Sega)나 이베이(eBay)같은 업체들은 네이티브 아이폰 앱을 공개했고, 모바일 앱 업계가 형성되어 수 많은 개발자들이 애플 열차에 올라탔다.. 기조연설 보기
2011년 :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기조연설
2011년 6월 6일 스티브 잡스는 마지막 기조연설을 남겼다. 청충들은 열렬한 성원을 보내며 경의를 표했다. 눈에 띄게 수척했던 잡스는 이날 아이클라우드, OS X 라이언, iOS 5를 공개했다.
잡스는 사망하기 전 애플 신사옥(캠퍼스 2) 건설 승인을 위해서 쿠퍼티노시 의회에서 한 번 더 모습을 드러냈다. 2011년 8월 24일 정식으로 CEO에서 물러났으며, 2주 후인 10월 5일 사망했다. 기조연설 보기
2013년 : 아이클라우드 키체인
2013년에 애플은 WWDC에서 OS X 10.9 매버릭스, 아이튠즈 라디오, 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 등이 공개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미 애플이 2013년에 아이클라우드 및 아이튠즈 매치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미래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기반을 갖추기 위해 서버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2013년 신용카드 번호를 위한 아이클라우드 키체인 지원 도입은 오늘날 애플 페이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조연설 보기
2015년 : 올해는 무엇이?
애플은 이번 주 WWDC 2015를 개최하며, 기조연설은 웹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우리는 올해 기조연설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iOS 9과 새로운 OS X는 거의 확실해 보이며, 아이튠즈와 애플의 스마트 홈 솔루션인 홈키트(HomeKit)에 대한 중요한 뉴스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스마트 홈의 허브로 애플 TV를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애플 워치용 독립 앱 개발을 위한 SDK와 애플의 기업 시장 공략 전략 역시 언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