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시가총액 넘어선 애플, "비결은 사용자 경험"

Jon Brodkin | Network World 2010.06.07

 

지난 10년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 합병한 기업 수는 애플의 10배 가까이에 달하며, R&D에 대한 투자금액은 애플의 9배 가까이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부진한 모습을 이어왔다. 반면 애플의 주가는 크게 상승하여 지난 5월 말 마침내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장가치가 1위의 IT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다우 존스의 투자 전문가인 사미르 바티아는 애플의 성공 요인은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사용자 친화성에 중점을 둔 데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의 윈도우 시리즈들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바빴던 반면,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

 

투자 금액으로만 말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를 애플보다 혁신적인 회사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캐피탈 IQ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11건)의 10배에 가까운 104건의 인수합병을 단행했으며, R&D에도 애플(80억 달러)의 9배에 가까운 71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바티아는 네트워크월드와의 인터뷰와 그의 월스트리트저널 블로그에서 신생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과 R&D에 돋을 쏟아 붓는 것을 혁신과 동일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바티아는 “많은 현금과 자본을 소유하는 것 및 인수합병을 단행하는 것보다 사용자의 요구와 상호작용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애플의 성공 요인은 경쟁자들에 뒤쳐지지 않게 엄청난 투자를 단행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충족되지 않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만족시킨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나스닥 지수는 56%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주가는 10배나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26일 애플은 시가총액이 2,230억 달러를 기록, 시가총액 2,190억 달러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마침내 제치고 시가총액 1위의 기술 기업이 되었다.

 

시가총액이 이에 근접하는 IT 기업은 거의 없다. 3월 31일에 발표된 파이낸셜 타임즈의 최신 글로벌 500 리포트에 따르면, IBM의 시장가치가 1,670억 달러였으며, AT&T가 1,530억 달러, 시스코가 1,490억 달러, 구글이 1,390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애플의 시가총액을 증가시킨 데는 출시 후 60일 만에 200만대나 팔려나간 애플의 신제품 아이패드도 한 몫을 했다.

 

한편, 바티아는 1위 기업이 되는 것이 반드시 좋기만 한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애플에게는 위험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경영진이 자만심에 빠지기 시작하면, 애플의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애플이 현재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따라잡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랫동안 기술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왔는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업무환경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바티아는 “컴퓨터를 접한 첫 세대라고 할 수 있는 기업 사용자들이 이미 윈도우 체제에 익숙해 있었던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연스레 가정용 PC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은 맥과 아이폰 등 직관적이고 사용이 용이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으며, 이들 기기들을 업무환경으로 가져오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바티아는 “대부분의 기술 기업들이 한 기기 안에 얼마나 많은 기능들을 탑재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반해”, 애플의 경영진들은 애플의 제품들이 갖추고 있지 못한 기능들에 대해서도 뿌듯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를테면 애플의 경영진들은 배터리 생명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아이폰에 멀티태스킹 기능을 부여하는 것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 및 아이패드에서의 웹 사용법은 일부 면에서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을 크게 제한하여 결국 실패로 돌아갔던 AOL의 “월드 가든(walled garden)”과 비교되기도 한다.

 

그러나 바티아에 따르면, 애플의 폐쇄적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안전함이 증명되었으며 현재까지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사용자들은 날씨, 방향 등의 정보를 확인하는 데 있어 웹 브라우저보다는 “앱”을 더 즐겨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맥의 경우, 웹 서비스의 확산이 애플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윈도우 체제에서 맥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윈도우 체제에서만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미들웨어, ERP 시스템 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으로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가 아닌 브라우저에 의존하는 것이 가능해져, 기업 사용자들도 각자가 원하는 업무 환경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바티아는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애플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용 가능한 기술을 사용자들이 사용하기 쉬운 방법으로 새롭게 포장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어 왔다.

 

바티아는 애플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원동력으로 “애플의 사용자 경험에 대한 집착적인 관심”을 꼽았다.

 

“소비자들은 아이팟 이전에는 음악 파일을 손쉽게 다운로드 할 수도 저장할 수도 없었으며, 아이폰 이전에는 모바일 기기에서 손쉽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애플은 디지털 음악 파일이나 모바일 브라우저를 처음 만들어낸 기업은 아니지만, 이러한 불편들을 목격하고 이러한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 낸 첫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바티아는 애플이 기술 기업의 CEO들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준다고 말한다.

 

"M&A및 자본배분 결정이 경쟁적인 혹은 기술적인 풍경에 의해서만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최신 기술이 할 수 있는 것과 누가 그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들은 항상 누군가의 뒤를 쫓는데 그칠 것이다. 그 대신, 소비자들이 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할 수 없는 것들에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하도록 해야 한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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