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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중국의 칩 개발에 대항해 민관 합동 워킹그룹 결성

Agam Shah | IDG News Service 2016.11.04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는 중국산 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런 사실에 미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 정부는 워킹 그룹을 새로 구성해 미국 기업들에게 되도록이면 자국산 칩 기술을 이용할 것과 가격적 이점이 있는 중국산 반도체 사용을 지양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번 주 백악관이 조직한 민관 공동 자문단인 반도체 워킹그룹(Semiconductor Working Group)은 반도체 개발 정책과 연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의 궁극적 목표는 물론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지키는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가장 빠른 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전쟁에 돌입한 상태이며, 여기서 가장 치열한 전장은 칩 경쟁이 이루어지는 반도체 분야이다. 경제 전망 예측에서부터 무기 개발, 과학 연구 시뮬레이션, 국가 안보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슈퍼컴퓨터가 유용하게 쓰이는 분야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고급 반도체 기술은 무인 자동차, 로봇, 드론, 위성 개발에 활용된다. 대부분 전자 제품에 반도체가 사용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 담당 디렉터 존 홀드런은 “반도체 기술 혁신과 제작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면 미국의 경제는 물론 국가 안보 까지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워킹 그룹은 반도체뿐 아니라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몇몇 기업들은 양자 컴퓨터나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기능하는 칩을 개발 중에 있는데, 성공한다면 이들은 기존의 PC나 칩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홀드런은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국가가 칩 개발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질 낮은 기술 제품을 미국 기업들에 덤핑하는 등 불공정한 경쟁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행태가 미국 내 반도체 기술 개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정부 정책은 생산 과잉과 덤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미국 내 민간 연구 및 개발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결국 반도체 기술 개발 저하로 이어져 경제적,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 혁신의 부재에 따른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 중앙 정부 차원의 반도체 개발 협력은 시기 적절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연구가들은 인텔 공동 창립자 고든 무어가 제시한, 반도체 개발 사이클에 관한 무어의 법칙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으며 칩 설계를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칩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칩의 크기는 줄이면서 더 많은 기능을 넣는 데 한계가 왔고, 아직까지 신소재나 제조 기술 발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IBM이나 인텔과 같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 역시 PC와 서버의 미래에 대한 나름의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목표 중 하나는 반도체 개발 분야에 획일성을 도입해 미국 내 크고 작은 기업들이 모두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 역시 나름의 구상을 하고 있다. 원래 몇몇 미국 업체들이 중국에 칩 기술을 판매하고 있었으나, 얼마 전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이들 중 몇몇 거래를 금지했다. 특히 지난 해 미국 정부는 인텔 이 중국 슈퍼컴퓨터용으로 제온 칩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핵 폭발 활동”과 관계된 슈퍼컴퓨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주요 칩 업체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반도체 산업 연합(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SIA) 역시 워킹 그룹의 신설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SIA 대표이자 CEO인 존 뉴퍼는 “칩 산업은 칩 산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산업으로 이어진다. 기존 산업들의 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전례 없는 혁신과 발전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더 빠른 슈퍼컴퓨터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 어드밴스드 매뉴팩처링 이니셔티브(Advanced Manufacturing Initiative), 내셔널 나노테크놀로지 이니셔티브(National Nanotechnology Initiative), 컴퓨터 사이언스 포 올(Computer Science for All)과 같은 테크놀로지 교육 기관들을 통해 새로운 컴퓨팅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 밖에도 민간 기업 및 각종 대학들에서 여러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티리어스 리서치(Tirias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짐 맥그레거 새로운 워킹그룹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지 확언할 순 없지만, 반도체 및 컴퓨팅 신기술 개발에 있어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스크포스 팀이 지금 시점에 구성돼 봤자 머지 않아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실제적인 연구, 개발 작업은 정부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텔이나 IBM같은 기업의 기술 개발, 비즈니스 방식에 유의미하게 개입하기도 쉽지 않다.

맥그리거는 미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기술 개발 분야에서 좀 더 주도권을 잡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정부의 기술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는 미 국가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나 국방성 고등연구계획국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 한국, 대만 등은 이러한 투자를 담당하고 기술 교육을 추진하는 중앙집권화된 조직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맥그리거는 새로 조직된 워킹그룹 역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 교육을 사업 우선순위로 정하고 국산 반도체 개발을 위한 인력 재교육을 실시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로운 워킹그룹에는 퀄컴 회장 폴 제이콥과 인텔 전임 CEO 폴 오텔리니 등이 참여하고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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