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이렇게 좋은데 가격까지 착하다” 고주사율 모니터를 지금 구매해야 하는 이유

Matthew S. Smith | PCWorld 2023.10.24
2023년은 세계 최초의 500Hz 모니터인 에일리언웨어 AW2524H가 출시된 해다. 올해 말에는 540Hz의 에이수스 ROG 스위프트 프로(Swift Pro) PG248QP가 이 기록을 대체할 예정이다. 
 
ⓒ Foundry

이들 최신 디스플레이 모니터의 출시는 게이머에게는 물론 다른 일반 사용자에게도 좋은 소식이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새 모니터가 출시되면 지난해 최고 제품의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LG 울트라기어(UltraGear) 27GR83Q-B 같은 우수한 240Hz/1440p 해상도 모니터를 이제 400달러(약 53만 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다. 1080p 해상도를 고집한다면 240Hz 모니터도 250달러(약 33만 6,000원)에 살 수 있다. 심지어 360Hz 모니터도 400달러 언저리면 가능하다. 

240Hz, 그리고 그 이상을 지원하는 모니터의 세계가 이제 더욱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범위에 들어왔다. 그 장점은 PC 게이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높은 주사율=게이밍 경험 향상

주사율 개선의 장점은 PC 게임에서 도드라진다. 주사율이 높아지면 모션 선명도가 좋아지고, 주사율이 낮을 때는 보지 못했던 세부 표현이 더 잘 보인다. 필자는 주로 리뷰할 때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와 도타 2(Dota 2)를 플레이한다. 이런 게임은 캐릭터 모델, 효과, 인터페이스에서 작고 미세하게 조정된 세부 표현을 많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60Hz 모니터에서 두 게임을 실행하면 캐릭터나 지형의 세부 표현이 매우 모호하고 뿌옇게 나타난다. 주사율을 144Hz로 높이면 지형과 캐릭터의 세부 표현이 눈에 잘 띈다. 240Hz로 높이면 마법 효과의 선명도가 개선되고 캐릭터의 이름과 체력 바가 더욱 잘 보인다. 그러나 움직임이 부드럽게 표현되려면 360Hz가 필요하다. 500Hz 모니터에서는 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살짝 낮은 수준으로 선명한 인상을 준다.
 
도타 2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은 고주사율 모니터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 Valve

고주사율 모니터는 1인칭 경쟁 슈팅 게임에서 몸의 방향을 빠르게 전환할 때 가장 큰 이점이 있다. 주사율이 높으면 모션 선명도가 개선돼 카메라가 움직일 때 레벨과 적이 더 잘 보이고 게이머가 놓인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도 좋아진다.

이런 이점이 경쟁 게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개선된 선명도는 리그 오브 레전드만큼이나 스텔라리스(Stellaris)나 문명 IV(Sid Meier’s Civilization IV)를 플레이할 때도 눈에 띈다. 선명도가 승패를 좌우하지는 않겠지만, 이동 중에도 폰트와 아이콘이 더 잘 보일 것이다. 오픈월드 롤플레잉 게임에서도 비슷한 이점이 있다. 퀘스트 지점 사이를 뛰어다니는 동안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카메라가 움직이는 동안에도 퀘스트 아이콘과 마커 가독성을 유지할 수 있다.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높은 주사율은 게이머에게만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필자 역시 과거에는 이런 발언에 동의했다. 그러나 144Hz, 240Hz, 360Hz, 500Hz에서 아름답게 실행되는 멋진 윈도우 앱을 경험한 후에는 이런 주장을 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자. 모션 선명도와 해상도에 대해 지금까지 설명한 모든 것은 윈도우에도 적용된다. 240Hz 디스플레이로 리그 오브 레전드 캐릭터의 텍스트와 체력 바도 잘 읽을 수 있지만, PDF 문서를 스크롤할 때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결과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모두 알고 있듯 소셜 미디어 피드, 유튜브 추천 영상 목록, 아마존 검색 결과 등 현대 생활은 곧 수천 번의 스크롤이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이런 앱과 웹사이트를 스크롤할 때 텍스트와 썸네일의 가독성이 직접적으로 개선된다. 

OS도 빠르게 느껴진다. 레이턴시가 낮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이지만,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렌더링이 부드러워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이폰부터 삼성 갤럭시까지 많은 최신 스마트폰이 정확히 바로 이런 이유로 120Hz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장점에 이미 익숙해졌다는 사실은 어떤 면에서 저주에 가깝다. 필자는 이제 60Hz로 실행되는 윈도우 데스크톱을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전체 OS가 전반적으로 더 느리고 삐걱거리고, 뒤처진 것처럼 느껴진다.


주사율이 중요한 이유

현대 생활의 많은 기술이 상당히 낮은 대역폭으로 작동한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대다수 전구는 50Hz에서 120Hz 정도의 속도로 깜박인다. 그리고 아이폰 15 등 많은 OLED 디스플레이가 펄스 폭 변조(Pulse Width Modulation, PWM)라는 기술로 밝기를 특정한 속도로 조절하기 위해 깜박인다.

일반적으로 사용자는 전구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깜박임을 인식하지 못한다(일부 사용자는 두통, 눈 경련, 어지러움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모순이 느껴진다. 사람의 눈이 디스플레이의 깜박임을 지각하지 못하는데, 주사율이 높은 모니터가 어떻게 움직임을 개선할 수 있을까? 

흥미롭게도 밝기의 빠른 변화를 지각할 수 없는 ‘시각 지속성(persistence of vision)’이라는 현상이 바로 현대 디스플레이에서 주사율 개선폭이 눈에 잘 띄는 이유다. 

인간의 뇌는 빛이 꺼져도 바로 반응하지 않는다. 잔상이 잠시 남는다. 구형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런 시각 지속성에 의존한다. 브라운관(Cathode-Ray Tube, CRT)의 스캔 라인은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디스플레이를 가로지를 때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그 결과로 형광체에 불이 들어온다. 그러나 움직이는 스캔 라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CRT는 균일하게 계속 불이 켜져 있는 상태로 보인다.
 


그러나 최신 디스플레이는 인간의 시각 지속성과 잘 맞지 않는 주름을 만들어 낸다.

모든 현대 PC 모니터는 ‘샘플 앤 홀드(sample and hold)’ 방식의 디스플레이다. 즉, 전체 프레임이 정지한 채 다음 프레임이 나타날 때까지 남아 있는 방식이다. 정적 프레임 표시는 눈이 움직임을 추적하느라 움직이는 속도와 각 정적 프레임의 움직임 부족 사이에 단절을 만든다. 시각 지속성은 이런 현상을 하나의 흐릿한 결과로 나타낸다. 블러 버스터(Blur Busters)에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훌륭한 테스트와 관련한 기사가 많다. 

각 프레임이 표시되는 시간을 줄이면 블러 현상이 감소된다. 프레임이 더 짧은 시간 동안 뜬다면 보는 사람의 눈이 정적 프레임을 쫓아가는 시간도 짧아지고 시각 지속성 효과도 줄어들며, 모션 선명도가 개선된다. 고주사율 디스플레이는 각 초마다 더 많은 프레임을 표시하면서 이런 목표를 이룬다. 60Hz 모니터에서 한 프레임은 16.667밀리초 동안 유지된다. 240Hz 모니터는 이것을 4.166밀리초로 줄이고, 500Hz 모니터는 각 프레임을 단 2밀리초만 나타낸다.

고주사율 모니터가 저주사율보다 좋은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며, 최대 유효 주사율은 현재 일반 모니터가 달성할 수 없는 1,000Hz 이상으로 매우 높다.


레이턴시도 잊지 말 것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주사율 모니터는 키가 눌리는 시점과 화면에 결과가 나타나는 시점의 시간 차이인 레이턴시 감소라는 추가적인 이점도 있다. 주사율 증가는 각 프레임의 표시 시간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레이턴시가 감소된다. 주사율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프레임이 나타나는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레이턴시 감소라는 이점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2014년 MIT 대학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인간이 시각적 자극을 13밀초만에 처리할 수 있다는 결과를 냈다. 그러나 해당 연구의 설정은 PC 게이밍 환경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얼마나 직접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필자의 동료인 PCWorld 기자 브래드 채코스는 다양한 주사율에서의 전체 시스템을 측정하고 60Hz에서 360Hz 디스플레이로 업그레이드하면 전체 시스템의 입력 지연이 최대 27밀리초(포트나이트의 에픽 설정에서) 감소되거나 최소 8밀리초(발로런트의 낮음 설정에서) 감소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 Foundry

대다수 사용자는 이런 차이를 지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IT의 연구를 게이머에게도 적용한다면, 매우 민감한 플레이어라면 고주사율 모니터가 제공하는 레이턴시 개선을 인지할 수 있다.  


고주사율 모니터를 구매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 

고주사율 모니터는 부드럽고 선명하며 반응성 높은 PC에 필수적인 두 가지 특징인 모션 선명도 개선과 레이턴시 감소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것은 고주사율 모니터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시기가 왜 바로 지금인지를 설명하는 반쪽짜리 이유에 불과하다. 나머지 이유는 240Hz와 360Hz 모니터의 가격 하락이다.

LG 울트라기어 27GR83Q-B가 완벽한 예다. 27인치, 1440p, 이미지 품질이 뛰어난 240Hz 게이밍 모니터인 울트라기어 27GR83Q-B는 아마존 소매가가 349.99달러(약 47만 원)에 불과하다. 2021년 말 출시된 27GL83A-B(27인치, 1440p, 144Hz 모니터)의 일반적 소매가보다 훨씬 저렴하다. 27GL83A-B는 여전히 판매되고 있지만, 지금은 250달러(약 33만 6,000원)면 구입할 수 있다. 

혹은 에일리언웨어 AW2523HF를 고려해 보자. 델이 899.99달러(약 120만 9,000원)라는 가격을 붙여 내놓은 첫 번째 360Hz 모니터인 에일리언웨어 AW2521H를 성공적으로 계승한 제품이다. 현재 AW2523HF는 299.99달러(약 40만 원)면 구입할 수 있다(420달러에 판매되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다). 3년 동안 가격이 1/3로 내려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기술의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현재의 가격 하락 폭은 놀라울 정도다. 주사율 기술의 발전은 더 이상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필자는 IEEE 스펙트럼에서 델의 디스플레이 부사장 윤 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리에 따르면 500Hz를 넘어서려면 새로운 디스플레이 및 연결 기술, 더 강력한 GPU가 필요하다.
 
ⓒ Foundry

현재까지 고주사율 모니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GPU다. 블록체인 광풍은 이제 끝났고 그래픽 카드 가격은 여전히 10년 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500달러(약 68만 원) 정도의 중급 그래픽 카드는 많은 게임에서 고주사율을 지원할 수 있다. PCWorld의 엔비디아 RTX 4070 리뷰에서는 10종 게임 중 6종이 초당 평균 120프레임 이상을 기록했다(레이트레이싱을 껐을 경우). AMD 라데온 7800XT 리뷰에서는 테스트한 게임 8종 중 5종이 초당 평균 120프레임을 넘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Strike)나 도타 2,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 등 인기 PC 게임 대다수가 엔비디아 RTX 4060이나 AMD 라데온 7600 XT 같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래픽 카드에서 초당 수백 프레임을 기록하며 매끄러운 플레이를 지원한다. 


결론 : 지금이 구매 적기 

PC 게이머에게 있어 지금은 환상적인 시기다. 고주사율 모니터는 모션 선명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모니터 가격은 무거운 바위처럼 하락하고 있고 적절한 프레임률로 게임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는 마침내 다소 합리적인 가격이 됐다. 2023년 연말에는 최고의 PC 게이밍 모니터도 큰 폭으로 가격을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추세가 2024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은 있지만, 우려할 만한 이유도 있다. AI의 인기로 GPU 시장이 새로운 압박을 받으면서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니터 가격 역시 내년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모니터 제조업체는 한동안 급격한 수요 급증과 가파른 수요 하락을 경험하면서 과잉 재고 문제를 안게 됐는데, ‘일상 회복’은 향후 가격 상승을 의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새로운 240Hz나 360Hz 모니터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면 지금이 바로 구매할 적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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