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전, AMD는 전례가 없는 방식으로 CPU 코어 수를 ‘대중화’시킨 라이젠(Ryzen) 7이라는 혁신적인 프로세서로 PC업계를 뒤집어 놓았다. 최근 공식 공개된 2세대 라이젠 7 2700X(나중에 출시될 예정인 라이젠 2와 다름)는 1세대 라이젠 칩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많은 측면에서 1세대보다 훨씬 더 우수한 2세대 칩인 것은 분명하다. 또 라이젠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코어 수를 늘린 인텔 8세대 커피 레이크(Coffee Lake) 프로세서에도 적지 않은 압박이 되고 있다.
이번 리뷰는 2700X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2세대 칩은 8코어 및 6코어 각각 2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은 아마존 기준으로 329달러부터 199달러로, 전작보다 저렴하다.
2세대 라이젠 CPU의 내부
2세대 라이젠 칩은 AMD가 ‘젠 플러스(Zen+)’라고 부르는 업그레이드된 CPU 코어를 기반으로 한다. 1세대 라이젠 칩은 14나노 프로세서를 사용했지만, 2세대는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의 새로운 12나노 프로세서를 사용하는데, 이 덕분에 1세대보다 클럭 속도를 속도가 높다.
CPU 마이크로아키텍처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AMD는 지연시간을 줄이기 위해 기반이 되는 요소를 최적화했다고 주장한다. L1과 L3 캐시는 지연시간이 각각 13%와 16%, L2 캐시는 34%가 줄었다. AMD에 따르면, 메인 시스템 RAM 수준의 지연시간이 전체적으로 약 11% 줄었다.
칩 배열은 동일하다. 8코어 프로세서는 AMD 인피니티 패브릭 기술과 함께 듀얼 CCX 디자인을 사용한다. 2세대 라이젠 5 칩도 동일하지만, CCX 당 코어 1개를 비활성화시켰다.
프리시전 부스트 2와 XFR 2로 더 높은 클럭 속도
지연시간 향상이 전반적인 성능에 도움을 주지만, 2세대 라이젠 성능 향상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클럭 속도의 향상이다. 1세대 라이젠 7 1800X와 1700X는 부스트 상태에서 클럭 속도가 각각 4GHz와 3.8GHz였지만, 라이젠 7 2700X는 4.3GHz이다.
전반적인 클럭 속도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1세대보다 개선된 프리시전 부스트 2가 더 가벼운 로드에서도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의 클럭 속도를 높인다. 1세대에서는 부스트 모드가 동작해야 할 속도이다. AMD에 따르면 3~4쓰레드만 사용하는 특정 로드에서 라이젠 7 2700X는 라이젠 7 1800X보다 500MHz 더 빠르다.
XFR(Extended Frequency Range) 2가 제공하는 ‘보너스’ 클럭 속도 또한 향상됐다. 1세대 XFR은 냉각이 효율적일 때 프리시전 부스트의 최대 속도에서 100MHz를 더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그러나 코어를 2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XFR 2는 칩의 냉각이 충분한 경우, 업그레이드된 프리시전 부스트 2처럼 모든 코어와 쓰레드에 100MHz의 속도 향상이 적용된다.
AMD가 기본 95와트 쿨러 대신 라이젠 7 2700X에 포함시킨 레이스 프리즘(Wraith Prism)은 90도에서 4%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이는 XFR 2 덕분이다. 더 큰 쿨러인 Noctua NH-D15S 쿨러(Newegg에서 90달러)를 이용하면 온도가 68도일 때 7%의 성능 향상을 누릴 수 있다. AMD는 이런 기술들을 이용, 대부분의 작업에서 1세대 대비 두 자리 수의 성능 향상을 달성했다고 주장한다.
AM4 메인보드 호환성
2세대 칩은 기존 AM4 메인보드와 완벽하게 호환된다. AMD에 따르면, 몇 개월 전부터 메인보드의 BIOS가 새 CPU를 기본 지원하도록 메인보드 제조사와 협력했다. 따라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메인보드는 즉시 새 CPU를 지원한다. 만약 부팅이 되지 않은다면, AMD에서 CPU를 빌려 직접 BIOS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다시 말해, 새 CPU에 새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AMD는 기존 X370 칩셋의 기능을 보완한 애호가급 X470 칩셋을 공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크게 업데이트되지 않았으며, 추가 포트나 확장성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X470에 기반을 둔 대부분의 메인보드에는 최신 VRM(Voltage Regulation Module)이 장착되어 있고, 좀 더 높은 속도로 오버클러킹할 수 있다.
또 스토어MI(StoreMI)라고 불리는 흥미로운 기능이 탑재되었다. 스토어MI는 하드 드라이브와 SSD를 묶어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능이다. 많은 점에서 인텔의 옵테인 메모리(Optane Memory) 모듈과 비슷하다. 스토어MI는 데이터만 캐싱하는 기술이 아니다. 자주 이용하는 파일은 속도가 빠른 SSD로 옮기고, 그렇지 않은 파일은 느린 하드 드라이브로 옮기는 ‘마이크로 티어링(Micro-tiering)’ 기술이다.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캐시가 아니다. 또한 스토어MI는 핫 데이터를 캐싱하기 위해 시스템 RAM을 최대 2GB까지 사용할 수 있다.
X470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 등 400 시리즈 MD 메인보드만 스토어MI를 지원한다. X370이나 다른 300 시리즈 AMD 보드에서도 같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지만, 별도의 비용이 든다. 스토어MI는 기본적으로 AMD B350과 X370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엔모터스(Enmotus) 퓨즈드라이브(FuzeDrive)의 ‘라이선싱 버전’이다.
AMD의 비밀 병기: 레이스 프리즘 쿨러
AMD는 새 라이젠 칩에 새 쿨링 솔루션을 채택했다.
1세대 X 브랜드 라이젠 CPU에서 함께 제공했던 번들 CPU 쿨러를 버렸다. PC 애호가들은 보통 고성능 머신을 만들면서 번들 쿨러 대신 고성능 쿨러를 설치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AMD에 따르면, 많은 고객이 가격을 올려도 좋으니 맞춤형 ‘레이스’ 쿨러를 제공할 것으로 요청했다.
‘최고급’ 라이젠 7 2700X에는 새 레이스 프리즘 쿨러가 포함되어 있다. 팬과 로고, 팬 커버의 RGB 조명을 프로그래밍 할 수 있고, 전환할 수 있는 성능 모두를 지원한다. 기본값인 ‘L’은 팬 속도가 2,800rpm으로 제한된다. 소음과 TDP는 각각 38dBA 및 116와트이다. ‘H’로 바꾸면 팬 속도는 최대 3,600rpm, TDP는 124와트로 상승한다. 최대 속도에서의 소음은 최대 47dBA이다.
RGB 조명을 3가지 영역으로 나눠 조절할 수 있다. USB 헤더가 연결되어 있고, AMD의 무료 유틸리티를 사용할 수 있다. 메인보드와 함께 제공되는 조명 조절 앱을 사용할 경우 1개 영역으로만 작동한다.
인텔 CPU와 번들로 제공되는 ‘적당히 좋은’ 팬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성능 나쁜 ‘공짜’ 쿨링 솔루션 정도로 평가절하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레이스 프리즘은 쿨러 마스터의 맞춤형 솔루션이다. 쿨링 솔루션이 중요한 이유는 성능 때문이다. 또한 LED 조명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30~60달러인 쿨러를 별도 구입할 필요가 없다. 물론 수랭 쿨러나 고급 공냉 쿨러와는 비교할 수 없다. 인텔은 K 시리즈에도 쿨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코어 i7을 2세대 라이젠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 격차가 더 커졌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