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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마이크로 USB의 단점 극복한 라이트닝 케이블의 존재 의의

Alaina Yee  | PCWorld 2022.06.21
아이폰을 쓰는 친구들을 부러워한 기억이 난다. 2012년 라이트닝 케이블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런 기분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 전까지의 30핀 커넥터는 애플 독점 규격이었고 약간 사용하기 까다로웠다. 미니 USB나 마이크로 USB는 공식 표준이 아니었음에도 훨씬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호환도 잘 됐다.

그래서 라이트닝으로의 전환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어느 방향으로 케이블을 꽂을지 신경쓰지 않아도 됐고 포트에 케이블을 완전히 결합하느라고 두 번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라이트닝은 깜깜한 밤에도 단자를 망가뜨릴 위험 없이 안전하고 쉽게 연결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최소한 미국에는 아이폰 사용자가 많으므로 언제든지 여분의 충전기나 케이블을 빌려 쓰기도 쉽다.
 
ⓒ Pexels

그러나 이달 초 유럽연합이 태블릿과 노트북 등의 소형 전자기기, 그리고 스마트폰의 기본 연결 규격을 USB-C로 정하는 규제에 합의하면서 라이트닝 케이블의 부고를 준비해야 할 시기가 왔다. 생각만 해도 안타깝다.

상황은 여러 번 요동쳤다. 마이크로 USB는 2012년부터 널리 보급됐지만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우선 반복해서 자주 사용하면 단자에 손상이 갔다. 포트가 더 이상 충전이 되지 않아 스마트폰 2대를 바꾼 적이 있다. 그리고 항상 올바른 방향을 확인하고 케이블을 끼워야만 했다. 잘못 꽂을 때마다 조금씩 단자가 손상되고 닳아갔다. 미니 USB와도 조금 달라 한 번에 정확한 방향으로 꽂았는지 판단하기가 까다로웠다.
 
그러는 동안 USB-A와 USB-C를 연결하는 호환 케이블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최소한 2018년부터였다. 어떤 여행에서는 USB-C 케이블을 파는 가게를 찾는 데 3시간이나 걸렸다. 그후로는 마이크로 USB-USB-C 케이블을 항상 소지하고 다녔다. ⓒ Jeroen den Otter / Unsplash

USB-C의 시대가 결국 오기는 왔다. USB-C는 위아래가 똑같았고 훨씬 더 견고해졌지만 도입이 늦었다. 2015년 이후 많은 홍보가 있었지만 USB-C의 보편화는 5년 이상 걸렸다. 팬데믹 전까지는 마이크로 USB-USB-C 겸용 어댑터를 항상 휴대하고 다녀야 했다. 사람들이 충전기를 잘 빌려주기는 했지만 대부분 마이크로 USB 제품이었다. 가끔은 USB-C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만났다.

그리고 7년이 지나서야 USB-C는 일반 개인 전자기기 지형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더욱 라이트닝 포트가 대단했던 것이다. 애플은 단순하고 신뢰할 수 있는 커넥터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물론 애플이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케이블은 쉽게 부서지곤 했다. USB-C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라이트닝 포트와 케이블은 제 역할을 든든히 해냈다.

애플이 만든 것이 다 그렇지만, 라이트닝 포트가 애플 생태계 안에서만 사용되고 그 이상으로 뻗어나가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아쉽다. 미국 정부는 보편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면서(전자 폐기물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정책이다) 모든 전자기기 제조업체가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골랐다. 아마도 그 끝은 라이트닝 케이블의 폐기로 이어질 것이다. 애플이 비EU 국가에 한해 라이트닝 케이블을 계속 판매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라이트닝 케이블과 그 존재 의의가 계속 아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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