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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드러난 스파이웨어 악용사례에 대응 나선 미국 정부

Cynthia Brumfield | CSO 2022.07.29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Intelligence Committee, IC)가 해외 스파이웨어의 위협을 논의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독재 정권이 정치적 적을 상대로 NSO그룹(NSOGroup)의 페가수스(Pegasus) 같은 스파이웨어 앱을 비판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무시하기 어려운 사례가 쏟아지면서 해외 스파이웨어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 Getty Images Bank


급물살을 탄 미국의 조치

2021년 11월, 미 상무부는 NSO그룹을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추가해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했다. NSO그룹과의 거래를 국가 안보 위험으로 판단한 것이다. NSO그룹은 거래 제한 목록에서 벗어나기 위해 로비 활동까지 벌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인 2021년 12월, 의회는 연례 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를 비준하면서 국무부가 5년 동안 매년 의회에 스파이웨어 기업 목록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미국의 강경책과 기타 정치적 논란으로 인해 NSO그룹에는 혼란이 일었고 미군 출신이 운영하는 기업과 매각 논의가 오갔다. 여기에 더해 방산업체 L3해리스(L3Harris)도 NSO그룹의 스파이웨어 구입 논의에 참여했고, 일부 미국 정보기관이 지원했다는 예상치 못한 폭로까지 있었다. 백악관은 미국의 방산업체가 스파이웨어 구매를 시도하는 경우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7월 초 IC는 미국 국가정보국장에게 스파이웨어 개발자와 정보 커뮤니티 간 계약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만약 그들이 미국 스파이를 표적으로 삼는다면 백악관이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NSO의 스파이웨어 사용을 조사하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 의회 역시 별도의 조사 위원회를 출범해 유럽 회원국 내 스파이웨어 사용을 조사하고 있다. 


대규모 스파이웨어 공격 사례

이런 조치의 도화선이 된 것은 NSO그룹과 다른 해외 기업들의 스파이웨어를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적 적을 상대로 사용한 대규모 사례가 발견되면서부터다. 페가수스 같은 원클릭(one-click) 맬웨어를 전 세계 누구에게나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의 하레츠(Haaretz) 신문은 아제르바이잔의 탐사 보도 기자부터 우간다에 주둔하는 11명의 미 국무부 관계자까지 NSO그룹의 고객이 표적으로 삼는 사람의 전화번호 450개를 공개했다. 

그 이후부터 해외 스파이웨어 감염에 대한 추가 사례가 포함된 새로운 보고서들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영국 공인 네트워크의 페가수스 스파이웨어 감염. 2020~2021년, 공식적인 영국 네트워크 내부에서 페가수스 스파이웨어 감염으로 의심되는 다수의 사례를 시티즌 랩(Citizen Lab)이 발견했다. 표적에는 수상실과 영국 외무성이 포함되어 있었다.
  • 태국의 민주주의 지지 시위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스파이 캠페인. 최소 30명의 활동가와 시위자가 2020년 10월과 2021년 11월 사이에 NSO그룹의 페가수스 스파이웨어에 감염됐다.
  • 스페인에서 발생한 카탈루냐 시민 단체의 대규모 감염 사례.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와 국방장관 마가리타 로블레스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카탈루냐게이트(CatalanGate)라 부른다. 시티즌 랩은 카탈루냐 시민 단체와 협업해 페가수스, 다른 스파이웨어 개발자의 맬웨어, 칸디루(Candiru), 이전에 NSO그룹이 사용한 것으로 공개된 iOS 제로 클릭 취약점인 오마주(HOMAGE)와 같은 용병 스파이웨어에 의해 최소 65명이 표적이 되거나 감염되었음을 확인했다.
  • 구글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 소재 기업 RCS 랩(RCS Lab)이 개발한 스파이웨어가 이탈리아와 카자흐스탄의 애플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감시했다. 구글은 이 스파이웨어를 허밋(Hermit)이라 불렀으며, 애플과 구글은 스파이웨어에서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 르완다 정부 비판자의 조카가 NSO 스파이웨어로 해킹을 당한 사례. 시티즌 그룹의 포렌식 전문가들은 영화 ‘호텔 르완다(Hotel Rwanda)’로 유명해진 르완다 정부의 투옥된 비평가 폴 루세사바기나의 조카이자 벨기에 시민의 스마트폰이 2020년 페가수스 스파이웨어를 통해 약 12회나 해킹되었다고 밝혔다.
  • 구글 크롬에서 악용된 결함과 사이토 테크(Saito Tech)로 알려진 스파이웨어 개발사 칸디루와의 관련성. 어베스트(Avast) 연구팀은 능동적으로 악용되었지만 해결된 구글 크롬의 결함이 이스라엘의 스파이웨어 기업 칸디루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튀르키예, 예멘, 팔레스타인의 개인 및 레바논의 저널리스트가 표적이었다. 칸디루는 한 뉴스 기관의 직원들이 사용하는 웹 사이트를 감염시켰다. NSO처럼 칸디루도 COSEINC PTE(Computer Security Initiative Consultancy PTE)와 PT(Positive Technologies)와 같은 맬웨어 개발사와 함께 미국 상무부의 거래 제한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 한 그리스 정치인이 프레데터(Predator) 소프트웨어의 표적이 된 사례. 그리스에서 3번째로 큰 정당의 대표이자 유럽의회 구성원인 니코스 안드룰라키스는 인텔렉사(Intellexa)라는 기업이 그리스에서 판매한 프레데터 스파이웨어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감염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IC 청문회는 감염 확산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조치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다. 시티즌 랩 수석 연구원 존 스콧 레일턴은 “이것은 미국이 표준과 규칙을 설정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민간 부문의 조치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해외 스파이웨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7월 초 애플은 락다운 모드(Lockdown Mode)를 도입하여 용병 스파이웨어로부터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규모 조치를 취했다. iOS 16, 아이패드OS 16, 맥OS 벤투라부터 도입되는 락다운 모드는 표적화된 위협에 직면한 일부 사용자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애플은 “기기의 보안이 강화되고 특정 기능이 엄격히 제한돼 표적을 대상으로 하는 용병 스파이웨어가 악용할 수 있는 공격 표면이 급격히 감소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버라이즌은 자사 ISS(Internet Security Suite)의 핵심 기술에 안티 스파이웨어 보호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30개 이상의 스파이웨어 개발사를 추적하고 기기가 해킹된 고객에게 경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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