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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수 많은 비판에도 ‘대세’가 된 아이폰 X의 노치

Leif Johnson | Macworld 2019.06.19
애플이 2017년 아이폰 X에 노치를 도입한 것은 옳은 결정이었음을 인정할 때가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작은 검은색 줄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애플이 고유의 ‘정신’을 잃었다고 비판하는 밈(meme)과 스티브 잡스라면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트윗도 많았다. 그러나 21개월이 지난 지금은 노치가 없는 스마트폰에 대한 기사들이 등장할 정도다. 

애플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사조차 노치를 수용했다. 구글 픽셀 3XL에는 ‘검은 혀’같이 튀어나온 노치가, 삼성의 갤럭시 폴드에도 한 구석에 노치가 있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애플이 만든 최상단 노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노치를 발명한 것은 분명 아니다. 사실, 비극적인 제품 중 하나였던 에센셜 폰(Essential Phone)에 먼저 도입됐었다. 아이폰 X 등장 5개월 전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샤프의 아쿠오스 S2(Aquos S2)에도 노치가 도입됐다. 10년 넘게 전면 디스플레이가 하드웨어의 끝까지 확장됐던 움직임을 감안했을 때 노치가 ‘불가피한 것’이라는 주장도 어느 정도 사실이다.

디스플레이 픽셀 뒤에 전면 카메라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 개발은 부진한 상태다. 물론, 오포(Oppo)와 샤오미가 최소한 이런 방향을 추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의 스크린 컷아웃 업싱 완전한 엣지까지 확장되고, 완전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은 구현되지 않았다. 오포와 샤오미의 경우엔 애플이 노치에 넣은 고급 기능들이 모두 빠져있다.
 
ⓒ CHRISTOPHER HEBERT/IDG


상단의 노치

애플은 자주 그렇듯, 언뜻 생각해서는 투박한 노치 같은 개념을 어느 정도의 우아함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보여줬다. 이것이 최초의 발명이 아닌, 애플 ‘혁신’의 진짜 특징이다. 노치 자체는 구석이 둥글게 처리되어 인터페이스에 잘 녹아든 얇은 줄이다. 둥글게 처리된 부분이 에센셜 폰같이 잉크 자국처럼 되어있지 않다. (디자이너인 브래드 엘리스는 구석을 둥글게 처리하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 한 바 있다.) 

애플은 이 얇은 줄에 더 정확히 얼굴을 식별할 수 있도록 얼굴을 매핑하는 미래형 트루 뎁스(True Depth) 센서 여러 개, 플래시, 마이크, 스피커, 카메라를 넣었다. 노치 크기가 훨씬 작은 스마트폰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카메라만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노치가 작은 것이다.

아이폰 노치는 통상 직접적인 시선에서 벗어나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 XS 맥스 같이 큰 아이폰 모델이 그렇다. 들여다보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만 노치가 보인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무대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더 선명히 드러나지 않지만, 사용자가 손에 쥐고 있을 때도 그렇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르게 말하면, 노치 양 끝에 위치한 신호 강도를 계속 확인하지 않는 한 노치를 쳐다볼 일은 없다.

노치 때문에 진정한 '엣지 투 엣지’ 디스플레이가 구현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완전성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이런 이상을 근접하게 실현시켰다. 필자도 노치가 없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고급 얼굴 인식 스캐닝 기술 같은 혜택을 누리려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폰 X는 이후 스마트폰들이 노치를 자연스럽게 장착하도록 길을 닦았다. 이후 구글, 삼성, 에이수스, 화웨이, 원플러스 등이 노치가 도입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그렇지만 애플은 노치를 제대로 구현한 극소수 제조업체 중 하나이다. 위에서 언급한 제조업체들의 통제권 밖에 해당되는 부분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통제한다. 따라서 개발자들이 앱을 고안할 때 노치를 방해 또는 간섭하지 않도록 ‘규정’할 수 있다. 디자인 요소가 노치와 중복되지 않으면, 노치 자체를 인식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이 운영 체제를 사용하는 장치의 종류가 아주 다양하고, 노치 디자인도 다양하기 때문에 노치가 인터페이스의 일부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불필요하게 복잡한 스마트폰들

이런 노치 디자인을 대체하려는 시도들이 있다. 그러나 이는 이런 노치 디자인의 '완전함’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시도들 가운데 상당수는 잠재적으로 망가질 수 있는 요소를 핸드셋에 추가하는 방법을 쓴다. 애플의 경우, 통상 벽이나 테이블에 부딪혔을 때 부러질 수도 있는 그런 구성 요소 없이 장치를 디자인하려 애를 쓴다.

원플러스 7 프로를 예로 들 수 있다. 토스터에서 팝-타트(Pop-Tart)라는 과자가 튀어나오듯 전면 카메라가 스마트폰 뒷면에서 튀어나오는 방식이 채택되어 있다. 재치 있다. 그러나 모래나 물이 카메라 슬롯에 들어갈 확률이 아주 높을 것이다. 에이수스 젠폰 6는 이름과 달리 ‘미니멀리즘’을 포기했다. 셀카를 촬영할 때 뒷면에서 카메라가 올라오도록 디자인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 같은 ‘쿨’한 방식이기는 하다. 그러나 몇달 내에 모터가 고장 날 확률이 있다. 일부 사이트는 “천재적인” 디자인이라고 칭찬을 한다. 그러나 필자는 노치를 없애려 우스울 정도로 길이를 늘렸다는 생각만 든다. 샤오미 미 믹스도 마찬가지이다. 셀카를 촬영할 때 스마트폰을 아래로 밀어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 CHRISTOPHER HEBERT/IDG

그러나 노치는 이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센서와 렌즈가 안정적으로 고정이 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노치 디자인의 경우 추가적인 보호를 위해 케이스를 사용할 수도 있다. 노치를 원하지 않는다면 구글이 픽셀 4(Unbox Therapy를 통해 유출된 정보 참조)에서 추구하는 방식을 따르는 것이 더 낫다. 그냥 과거처럼 베젤을 수용하는 것이다. 심지어 애플도 새 아이패드 프로에서 (기술적으로)이런 방식을 수용했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를 위한 값진 교훈

노치는 처음에는 반발에 직면했지만 나중에는 결국 수용이 되었다. 이는 그 동안 애플 ‘디자인 사이클’에서 흔했던 부분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애플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에서 벗어난 디자인을 수용한다. 그러면 일부 목소리 높은 비판자들이 비판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다음 해에는 다른 고가 장치에도 다수 동일한 디자인이 변형된 형태로 채택된다. 필자는 노치 같은 디자인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항상 애플이 해왔던 일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별것 아닌 일이다.

구글은 최근 출시 예정인 픽셀 4와 관련되어 유출된 정보를 인정해 그대로 공개하는 결정을 내렸다. 필자는 이를 애플의 전형적인 사이클에 대항하는 시도로 보고 있다. 이 구글 장치의 후면 카메라에는 사각형의 범프(충격 흡수 부분)가 있다. 애플의 차기 아이폰에 도입될 것으로 소문이 돌고 있는 디자인 특징이다. 1월 Digit이 이에 대한 정보를 유출했다. 물론 현 시점에서 두 회사 중 누가 이런 디자인을 가장 먼저 도입한 제품을 출시할지 불투명하다.
 
ⓒ MADE BY GOOGLE

그러나 구글은 애플이 올 가을에 공식으로 발표하기 훨씬 전에 이런 ‘특이한’ 모델을 인정하고 나서면서, 사람들이 사각형 디자인 요소를 애플이 아닌 구글과 연결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유출된 정보에 대해 인정을 하는 것은 통상 루머 사이트의 모호한 주장을 피하는 대형 언론사가 이런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 정당성을 부여해, 사람들이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따라서 애플이 자신의 장치를 발표하는 시점이 되면, 일부 사람들의 눈에 디자인을 베낀 회사는 애플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뒀을 때, 이것이 사각형 카메라 범프 디자인의 더 광범위한 도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향후 전망

오포와 샤오미의 ‘투명’ 디스플레이가 노치 디자인을 종식시킬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 경우, 페이스 ID에서 찾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기술은 허용되지 않을 확률이 아주 높다. 또 애플도 자체적으로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다. 또는 모두 다 과거 대형 베젤 시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 현재로는 이에 대해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말하기 힘들지 않은 부분도 있다. 초기에 거부감이 많았던 디자인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일상 사용에서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애플이 증명했다는 것이다. 또 많은 센서를 스마트폰 전면에 장착하면서, 동시에 ‘엣지 투 엣지’에 가까운 스크린을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애플이 제공하는 센서의 수를 감안했을 때, 애플은 노치를 가장 멋지게 구현한 회사 중 하나이다. 물론 아이폰보다 더 나아 보이는 노치를 구현한 회사들도 있다. 원플러스 6T 같은 제품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지 못한다.

노치 자체는 이상적인 디자인 요소가 아니다. 그러나 사실상 ‘풀 스크린’ 디스플레이나 다름없는 디스플레이와 함께 완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을 구현 시킨다. 현 시점에서 나머지 방식들은 더 크게 절충을 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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