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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기업은 아이폰 12 프로를 구입해야 할까?

Evan Schuman | Computerworld 2020.10.27
애플이 아이폰 12 프로에 관해 공개한 모든 홍보자료를 검토한 결과 확실히 알게 된 하나는 애플의 마케팅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업(회사 차원의 휴대폰 구매 필요성이 거의 없을 만큼 BYOD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기업)의 IT 부서가 아이폰 12 프로를 구매해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생각해보면, 애플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없다.

애플은 나와 상관없는 무언가를 굉장한, 필요한 기능처럼 느끼도록 포장하는 데 탁월하다. 올해의 가장 대표적인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5G 지원에 따른 네트워크 속도 향상이다. 이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다른 여러 반박 글을 볼 수 있다. 5G 논란의 결론은 5G 인프라가 아직 어느 곳에서도 유의미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즉, 통신사는 거의 모든 상호작용 지점에서 전보다 더 나은 속도를 제공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사람이 인지할 정도의 속도 향상은 없다.
 
ⓒ APPLE

이 기사에서 염두에 둘 점 하나는 아이폰 11 프로에서 아이폰 12 프로로의 업그레이드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 환경에서 사용되고 있을 더 오래된 아이폰에서의 업그레이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어쨌든 이 글에서는 최근 발표된 기능이 기업 환경에서 유의미한 차이로 이어질지 여부를 집중 조명하려고 한다.

당황스러운 업그레이드 중 하나는 ‘세라믹 쉴드(ceramic shield)’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이다. 애플이 내세우는 “어떤 스마트폰 유리보다 튼튼하다”라는 점은 사실일 것이다. 휴대폰을 더 튼튼하게 해주는 변화이므로 확실히 좋아진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거의 모든 소비자(기업 사용자도 마찬가지겠지만)는 아이폰에 케이스를 씌워 사용한다. 필자 개인적으로 낙하 시험 결과가 우수한 오터박스(Otterbox) 케이스를 선호한다. 상당한 충격까지 흡수할 수 있다.

만일 애플이 세라믹 쉴드를 두고 “매우 튼튼해서 심한 먼지와 극한의 저온 및 고온을 장기간 견딜 수 있는 고내구성 보호 케이스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라고 한다면 분명 매력적이겠지만, 애플은 그런 말을 하진 않았다. 세라믹 쉴드가 별도의 케이스가 필요 없을 정도로 튼튼하다는 주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하긴 애플은 새로운 케이스 제품군까지 출시했으니 애초에 그런 주장을 할 입장이 아니다.

여전히 보호 케이스가 필요하고, 그 자체로는 기업용 내구성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세라믹 쉴드의 의미는 무엇일까?

구매를 유도하는 듯한 흥미로운 주장 중 하나는 가상 현실과 관련 있다. 애플은 “아이폰 12 프로는 라이다(LiDAR) 스캐너를 사용해 빛이 사물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현재 위치한 공간의 깊이 지도(depth map)를 생성할 수 있다. 초고속으로, 정확하게 작동하므로 이제 AR 앱을 통해 방을 사실적인 열대 숲으로 바꾸거나 새로운 운동화를 가상으로 신어보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주장한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생각해보면 기존 아이폰도 이 부분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AR 분야에는 아직 실질적인 유용성을 느낄 정도의 사례도 없다. 오래 전 MIPS(millions of instructions per second)가 하드웨어 성능을 측정하는 일반적인 지표로 사용되던 당시, 필자는 IBM 직원이었던 동료와 끝없이 올라가는 클럭 속도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친구는 곧 출시될 CPU가 100MIPS 더 높은 성능을 낼 것이라고 자랑했다. 필자는 “속도는 계속 높아지는데, 그래서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데?”라고 물었다.

친구는 100MIPS는 음성 인식 정확도가 실용적인 수준에 진입하는 매우 중요한 임계점이라고 답했다. 그 말을 사실이었다. 필자의 “그래서? 회사 직원의 일상적인 실무 측면에서 그것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 내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완벽한 담이었다. 필자가 아는 한 애플은 같은 질문에 대해 아직 애매한 답변조차 내놓지 않았다. CPU 성능에 있어서는 빠른 것이 항상 더 좋다. 그러나 아무도 인지하지 못할 변화라면 그 변화를 위한 더 높은 비용의 ROI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필자가 (앞으로 잠깐이나마) 인정할 한 분야는 끊임없는 사진 기능의 개선이다. 새로운 아이폰 12 제품군은 사진 측면에서 적지 않은 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역시 같은 문제로 돌아간다. 사진의 개선이 대다수 사용자, 즉 오랜 경험으로 예리한 눈을 가진 전문 사진가나 비디오 편집자가 아닌, 디바이스를 사용할 일반 직원의 관점에서 논증 가능할 정도로 현저한가? 필자가 아는 한 차이는 극히 미미하고 따라서 기업 ROI 측면에서 거의 의미가 없다. (다만 필자는 사진에 나온 사람이나 장소를 알아보는 것으로 만족할 만큼 예민하지 않긴 하다.)

결론은 아이폰 11에서 업그레이드를 고민하는 기업 IT 모바일 의사 결정자 관점에서 볼 때 업그레이드에 따르는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업그레이드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겐 논리적인 ROI 계산 따위는 아이폰 구매 여부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한 가지 애플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케이스를 구매한다고 보면 제품의 색상은 특히 재고와 비교할 때 우선순위가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애플 사이트는 아직도 색상을 먼저 선택한 다음에 재고 현황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을까? “아무 색상”이라는 옵션을 더해서 가장 빨리 받을 수 있는 모델을 간단히 주문하는 방법도 제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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