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독점 집착 말고 파이 키워라" 오픈소스에 더 많은 클라우드가 필요한 이유

Matt Asay  | InfoWorld 2020.11.04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악의 행적을 따르는 오픈소스 업체가 많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레드몽크(Redmonk) 애널리스트 스티븐 오그래디는 “우리가 만들었으니까 이것으로는 우리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단견에 사로잡혔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은 셰프(Chef, 현재는 시스템 이니셔티브) 공동 창업자인 애덤 제이콥이 최근에 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제이콥은 오픈소스 경쟁이 “깔때기의 입구를 더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오그래디와 제이콥에 따르면 선택은 작은 파이를 통째로 소유하느냐, 더 큰 파이의 한 조각만 차지하느냐의 사이에 있다. 최종적인 가치는 후자가 훨씬 더 크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과거 행적이라는 오그래디의 말에 드러나듯, 전체 파이를 독차지하려다가 시장을 잃게 되는 수도 있다.
 
ⓒ SAS


마이크로소프트가 ‘쿨’하지 못했던 시절

1990~2000년대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다. 필자는 경력 초반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분노하면서 보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의 대상이었다. 특허 포트폴리오로 오픈소스를 위협했고 오픈소스의 확산을 멈추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했다.
 
2010년 캐노니컬(Canonical)의 최고 운영 책임자였던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오픈소스에 대해 진지한 자세를 취할 것을 제안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와 오피스에 갇혀 눈앞에 있는 수십억 달러의 비즈니스 기회를 보지 못하는 듯했다. 201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자의 호감을 뚜렷이 되찾았는데, 이는 성실한 오픈소스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현재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접적인 경쟁사에서 일하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소스 포용을 반갑게 여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통제력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중에도 커뮤니티 접근 방식을 채택하지 못한 다른 영역에서는 계속 시행착오를 겪었다. 오그래디는 “모노(Mono)와 닷넷의 사례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내가 이것을 만들었으므로 나만이 이것으로 돈을 벌 자격이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2004~2006년 사이로 기억되는데,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비공개적으로 모노 프로젝트(리눅스에서 닷넷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특허 면제권을 부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비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 구현을 손에 넣게 될 터였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간절히 원하던 목표이기도 했다. 대화로 표현하면 이렇다. ‘이건 윈도우에서 잘 돌아가지만 나에게는 리눅스에서 실행해야 할 워크로드가 있어. 자바는 두 플랫폼에서 모두 실행할 수 있는데 네 것은 네 플랫폼에서만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나한테는 아무 이득이 없어.’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 ‘아니야, 그 길로는 안 가. 우리가 만든 것이니까 그렇게는 하지 않을 거야’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이념에 눈이 가려 있었는데, 필자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도 많은 부분에서 당시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노를 채택했고 닷넷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에서 쉽게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닷넷 프레임워크를 대체하는 닷넷 코어를 오픈소스화했다. 2020년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것보다 확대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2010넌의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렇지 않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오그래디는 현재 오픈소스 기업의 일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과거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검증과 성장

오그래디는 “본능적인 충동은 이해한다. ‘내가 만든 것인데 다른 사람이 가져다가 돈을 버는 것은 싫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생각은 몇 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발목을 잡았다”라고 강조했다. 똑같은 생각이 현재 오픈소스 기업의 발목을 어떻게 잡고 있을까?
 
첫째(오그래디가 아닌 필자의 생각임), 가장 중요한 것, 즉 고객이 아닌 다른 곳으로 주의를 분산시킨다. 상용 오픈소스 기업의 자산이 복잡한 라이선스가 아닌 클라우드 비즈니스와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사실이다. 업계는 복잡한 라이선스 접근 방식으로 이미 몇 년을 허비했다. 오픈 코어(Open Core)를 기억하는가? 오픈 코어는 같은 목적, 즉 이윤을 위해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라도 사유화한다는 목적을 추구한 커먼 클로즈(Commons Clause), 서버 사이드 퍼블릭 라이선스(Server Side Public License)와 같은 다른 라이선스의 전신일 뿐이었다.
 
오그래디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접근 방식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대체로 좋지는 않다. 대부분의 경우 도입이나 사용도 제대로 되지 않고 많은 오픈소스 상업 모델에 실제로 필요한 편재성에 이르기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답은 클라우드를 포용하는 것이다. 고객이 데이터베이스와 운영체제 등을 소비하고자 하는 방식이 바로 클라우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대 기업이 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가져다가 나와 경쟁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나쁜 일이 아닌가?
 
아니다. 모든 신생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수익이 아니다. 훨씬 더 큰 문제는 인지도를 얻고 사용자를 모으는 것이다. 오그래디는 “클라우드 제공업체 중 하나를 기반으로 한 경쟁 제품이 나온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시장 검증(market validation)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데이터베이스 시장을 보자. DB 엔진(DB-Engines)에 따르면 현재 359개의 데이터베이스가 있다. 이틈에 섞여 관심을 얻기는 어려운 일이다. 소규모 데이터베이스, 사용자가 많지 않은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몽고DB와 아마존[도큐먼트DB], 마이크로소프트[코스모스DB]의 지지를 받는 데이터베이스 중에서 선택하라고 한다면 결정은 쉽다. 가장 큰 지지를 받는 데이터베이스, 시장이 선택한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사가 시장을 검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까지 뺏아간다면? 제이콥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군가가 내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가서 나와 경쟁하는 다른 제품을 만든다면, 이들이 하는 일은 사실상 깔때기의 윗부분, 즉 고객이 들어오는 입구를 더 크게 만드는 것이다. 그 영향은 상당히 커서 여기서 만들어지는 기회가 깔때기 바닥 부분의 경쟁에서 이따금 잃는 손실의 양보다 크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은 운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고, 일부 오픈소스 기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도 말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그래디는 “사실 선택권이 없다. 고객은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당신이 그것을 제공하지 않으면 고객은 다른 어디선가 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디스 랩스 에서 배우기

좋은 소식은 많은 고객이 가급적이면 그 코드를 가장 잘 아는 기업을 선택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레디스 랩스(Redis Labs)가 좋은 예다. 레디스 창업자 살바토레 산필리포가 다른 프로젝트로 건너가기로 결심했을 때 레디스 랩스는 레디스 코드를 잠그거나 개방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레디스 랩스는 후자를 선택해서 프로젝트에 대한 거버넌스 구조를 확대했다. 현재 레디스를 위한 관리형 서비스는 풍부하다(레디스 랩스부터 에이븐(Aiven), 인스타클러스터(Instaclustr), 디지털오션(DigitalOcean)과 마이크로소프트까지). 또한 프로젝트에 대한 기여율도 높아졌다.
 
레디스 랩스는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더 큰 레디스 파이라는 오그래디와 제이콥스의 비전을 확신하는 듯하다. 물론 레디스 랩스도 여전히 사유 라이선스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더 개방적인 경로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그래디가 강조하는 것처럼, 오픈소스를 하는 방법에 정해진 한 가지 모델은 없다. 레디스 랩스는 예를 들어 인스타클러스터와는 택한 길이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올바른 길은 통제의 상실을 감수하더라도 전체적인 시장을 키우는 쪽이지 작은 시장을 착취하려 드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실수에서 배웠듯이 후자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고 실패의 가능성은 더 높고 불필요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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