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 블록체인

NFT와 게임산업의 '애증 관계' 전망

Michael Crider | PCWorld 2022.02.23
암호화폐 기술의 파생물인 NFT(Non-Fungible Token)가 여러 가지 논란을 일으키며 화제에 올랐다. 기술적 수단인 만큼 게임 산업과도 교차지점이 있다.

간단히 정의하면 대체 불가능 토큰이라는 의미인 NFT는 디지털 파일에 대한 디지털 영수증인데, 예술 작품이나 콘텐츠의 소유권이나 저작권은 아니고 비트코인 같은 종류의 암호 검증을 통해 이전될 수 있다. 이 개념을 더욱 자세히 알고 싶다면 월스트리트 저널의 짧은 영상, 또는 크랙트(Cracked)의 영상 시리즈를 시청할 것을 권한다.  

옹호자들은 NFT를 가리켜 저작물 수익화의 혁명이라고 말한다. 반대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사꾼과 도둑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번개를 두 번 맞을 확률로 벼락부자가 되려는 허무맹랑한 계획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NFT는 수많은 이유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 검증에 필요한 처리 능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NFT 판매자가 의심스러운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량 생산된 ‘예술’을 쏟아내는 최근의 경향, 그리고 디지털 인증서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개념과 모호한 소유 형태 등이 언급된다.
 

새로운 종류의 소액 거래, NFT

NFT와 게임은 어떤 관계에 있을까? 표면적으로는 연관이 없어 보인다. 특정 예술 작품의 소유권 이전 수단으로 도입된 NFT는 게임, 영화 또는 TV 쇼 같은 대중 매체와 호환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개발사가 대유행에 동참하고, 기회를 최대한 빨리 잡아 수익을 내려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게임에서의 NFT는 대부분 게임 내 아이템, 플레이어 아바타용 스킨이나 의류 아이템과 관련이 있다. 기존 NFT 개념과 함께 도입된 개인 디지털 저작물과의 공통점도 있다. 밸브(Valve)는 10년 전 팀 포트리스 2에서 커뮤니티 제작 아이템을 판매했다. 다른 NFT와 마찬가지로 이 아이템도 블록체인에서 판매 및 재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블록체인 기술과 달리, 언급된 아이템의 기능과 보유 가치가 게임 자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무정부주의적 자본가가 중요시하는 탈중앙화 성격이 그만큼 결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 NeoPets

세가(Sega)는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NFT 판매에 관심을 표명하고 상표를 등록한 최초의 유명 퍼블리셔다. 2021년의 열광적인 쟁탈전 속에서 스퀘어 에닉스, 코나미, 게임 디자이너 피터 몰리뉴, 최근 ‘인텔리비전’이라는 이름을 얻은 사람들은 물론 네오펫 제작사까지 동참했다.
 

NFT계의 치어리더 유비소프트

그러나 주요 게임사 중 NFT를 가장 옹호하는 업체는 프랑스 퍼블리셔인 유비소프트다. 유비소프트는 톰 클랜시의 고스트 레콘 브레이크포인트에 ‘제한된’ 아이템을 추가해 NFT를 자체 게임에 집어넣은 최초의 주류 게임사가 되었다. 게이머와 직원 모두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비소프트는 현재까지도 NFT를 기존 게임과 새로운 게임에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발에 화답이라도 하듯 유비소프트는 어정쩡하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유비소프트는 최근 래비드(Rabbids)를 메타버스 플랫폼인 샌드박스(The Sandbox)에 라이선스했다.
 
ⓒ UbiSoft

스퀘어 에닉스도 NFT 열차 탑승을 열망하는 대형 퍼블리셔다. 작년 지지 의사를 밝힌 스퀘어 에닉스 사장 마쓰다 요스케는 2022년 초 다시 한 번 NFT에 계속 자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NFT가 잘못된 개념에 불과하고 노골적인 사기임이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볼 때, 이 모든 것 움직임은 좋지 않은 신호다. 소액 거래, 배틀 패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평범한 관찰자는 다음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효과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상황에서 큰 수익을 보장하는 최신 추세에 업계 전체가 편승하고 싶어 안달을 낸다고 말이다.  산업계 전체 또는 적어도 그 중 상당수는 NFT ‘혁명’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 대다수는 냉담한 반응

EA를 예로 들어보자. EA는 AAA 게임의 과잉과 폭리에 지친 게이머가 가장 분노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EA CEO 앤드류 윌슨은 초반에는 NFT가 게임계의 미래라고 했지만 이후 투자자에게 EA는 NFT에 집중하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또 여러 번 NFT가 3D TV 같은 일시적 유행이라고 답했다.

EA뿐 아니다. 게임 개발사인 GSC 게임 월드는 스토커 2의 플레이어-아바타 NFT 계획을 발표한 후 사용자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듣고, 입장을 번복해 간단한 사과문을 올리면서 프로젝트에서 ‘NFT와 관련된 모든 것’을 포기했다.
 
GSC 게임 월드의 사과문 ⓒ GSC Game World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CEO인 필 스펜서는 NFT를 ‘엔터테인먼트보다 더 착취적’인 수단이라고 표현했다. 지난달 열린 게임 개발자 회의(GDC)에서 ‘게임 산업 현황 조사(State of the Game Industry Survey)’에 응답한 개발자 중 70%가 NFT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도적인 수치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변화를 원한 사람은 더 적었다.

게임업계에서 NFT를 가장 비난한 것은 밸브일 것이다. 밸브는 지난해 10월 스팀에서 암호화폐와 NFT를 통한 게임 거래를 금지하면서, PC게임 시장에서 가장 만연하고 수익성이 좋은 접근 수단을 차단했다. (에픽 게임 스토어는 불가피하게 스팀이 원하지 않는 NFT 게임을 가져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혀 고맙지 않은 일련의 상황

전반적인 개발사 반응은 일관적이다. 게임 업계 주요 개발사와 유통사 입장을 살펴보면 최소한 NFT에 매우 소극적이고, 암호화폐 의존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AAA급 퍼블리셔가 보통 수익을 최우선으로 놓는 결정이라면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NFT 열풍은 너무 빠르게 급등/급락을 반복하고 있고,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변덕스러운 것으로 악명 높은 게임 산업도 기회를 포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동반하여 악명높은 변덕스러운 게임 산업도 기회를 잃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원하는 PC 게이머를 가장 괴롭히는 주역인 암호화폐와의 긴밀한 관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게임 관련 NFT를 지원하는 인디 개발사가 틈새 시장을 채우고 있으므로 당장 시장 전체가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요 개발사들은 어느 정도 합의에 도달한 것 같다. NFT가 기존에 없었던 것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합의다.

NFT 시장의 호조는 계속되고 있지만 폭락을 예고하는 의견도 유력하고, 최근 새롭게 나타나는 금융 거래 유형으로 흐름이 옮겨갈 수도 있다. 유비소프트나 스퀘어 에닉스라는 예외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NFT가 게임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접어도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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