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ㆍAR / 퍼스널 컴퓨팅

글로벌 칼럼 | 예상치 못한 PC 게임의 당당하고 화려한 귀환

John Brandon | Computerworld 2016.03.31
혼자서 어두운 복도에 서 있다.

사방의 벽면은 감옥 같기도 하고 축축한 구덩이 속 같기도 하다. 모든 사물이 완벽하게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고, 방의 한가운데는 한 병사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얼어붙어 있다. 몇 발자국을 걸어보지만 그 고요함과 정적인 분위기에 약간은 압도된다. 때는 1993년, 필자는 1인칭 슈팅 게임인 둠(Doom)의 초창기 데모 버전을 즐기는 중이다. 게임플레이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애니메이션도 없어서 그저 카메라를 조작하면서 생동감 없는 빈 공간을 이리저리 움직일 뿐이다.

그 경험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 빠져든 후, 청소년기 내내 푹 빠진 채로 지냈다. 그 사이 PC도 성숙하면서 발전했다. 그래픽 디자인 관리자로 일하면서도 점심 시간만 되면 피에 굶주린 슈퍼 솔저가 되어 어둡고 눅눅한 게임 세계 안에서 외계인을 물리치는 데 열중했다.

둠 시리즈는 2004년에 갑자기 끝났고(올해 마침내 복귀), 같은 시점에 PC 게임 산업도 무너졌다. 게임의 주도권은 콘솔 제조업체에게 넘어갔다. 물론 그 해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출시되면서 PC 게임 플랫폼도 명맥은 유지했고 그 후로도 훌륭한 인디 게임들이 나왔으며 많은 혁신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PC 플랫폼 팬이 받아들여야 했던 냉혹한 현실은 액티비전(Activision), EA, 유비소프트(Ubisoft)와 같은 유력한 업체들 상당수가 PC를 외면하고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아무튼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그들이 돌아온다.

최근 주요 프랜차이즈 게임들이 PC에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더 디비전(The Division), 스타 워즈: 배틀프론트(Star Wars: Battlefront), 파 크라이 프라이멀(Far Cry Primal)이 PC로 나왔고 PC용 둠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윈도우 10에 편승해 몇몇 타이틀이 출시되는 것이 아니라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본격적인 PC 플랫폼의 부활이다.

왜 지금 갑자기?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게임 산업에 어떤 변화나 갑작스러운 혁신이라도 있었던가?

필자도 그게 궁금해서 답을 찾기 위해 지난 15년 동안 저널리스트로서 항상 해왔던 일을 시작했다. 바로 게임에 몰입한 것이다. 단순히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스톰(Digital Storm)의 최고급 게임 시스템을 갖추고 여기에 4K 모니터와 방을 가득 채우는 서라운드 사운드 등의 주변기기까지 더해 테스트도 했다. PC 시스템을 거실에 둔 콘솔과 비교해보고 싶었다. 최고의 게임들을 통해 끝장을 내보고자 했다.

PC 게임의 부활을 이끄는 요인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그래픽 기술의 발전, 다가오는 VR 혁신, 콘솔에 대한 실망감, 윈도우 10의 인기, 아니면 이제 흔해진, 고사양 컴퓨터가 저사양 시스템을 대체하는 추세와 관련된 것일까?

현재까지 필자가 내린 결론은 위에 열거한 요소들의 복합적인 작용의 결과라는 것이다. PC는 다시 한 번 게임 유통사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으로 부상했고 올해 그 매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첫째, 한 가지 분명한 현상은 엑스박스 원과 플레이스테이션 4에 나타나는 노후화 기미다. PS4가 4K 해상도를 지원한다는 보도가 있지만 PC는 지금 당장 대부분의 최신 게임에서 4K를 지원한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문서 작성도 하고 스타 워즈: 배틀프론트도 즐기는 경험은 언제나 그래왔듯 경이롭다.

그래픽 측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PC의 디테일 표현이 더 뛰어나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PC에서 보는 스타 워즈: 배틀프론트의 자쿠 레벨은 차원이 다를 정도다. 모래 바람의 움직임과 폭발의 세세한 표현 등을 볼 수 있다. 게임 환경 전체가 선명하고 극한의 현실적 느낌을 준다. 엑스박스 원과 PS4 게임의 경우 침침한 회색 빛이 돈다. 느려짐을 방지하기 위해 의도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픽의 노후화때문이기도 하다.

테스트한 디지털 스톰 뱅퀴시 5(Vanquish 5)는 인텔 코어 i7 6700K 4.0GHz 프로세서, 16GB DDR4 2666MHz RAM, VR Ready 등급의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 4GB 그래픽 카드로 구성되며 그 외에도 PC 게임을 최대한 부드럽게 실행하기 위한 여러 가지 최적화가 이루어져 있다. 순수한 게임 성능에서 현재의 콘솔은 애초에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성능이 항상 결정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PC는 몇 년 전에 콘솔을 앞질렀다. 특히 복수의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고 RAM을 추가하거나 CPU를 오버클럭하는 방법 등으로 성능 저하를 최대한 없애는 것도 가능하다. 더 디비전, 파 크라이 프라이멀, 스타 워즈: 배틀프론트와 그 외의 게임 테스트에서 성능이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마침내 VR 혁신이 시작되었다는 점도 현재 PC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다.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가 PC용으로 새로운 PC 게임들과 함께 출시됐다. 이 게임들은 콘솔에서는 즐길 수 없다. 오큘러스 리프트 게임의 최소 사양은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8GB RAM, 그리고 엔비디아 GTX 970 또는 AMD 290 GPU 이상이다. 말은 많지만 결론적으로 콘솔의 경우 VR을 현실적으로 또는 만족스럽게 즐기기 위한 성능이 부족하다.

PC 게이머들도 이러한 점을 잘 안다. 대세는 가상 현실(VR)이다. 고성능 그래픽 작업, 게임, VR, AR, 4K 영화, 브라우징과 비즈니스를 위한 PC 플랫폼으로의 전환 추세에 따라 윈도우 10은 2억 개의 기기에 설치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모두가 모바일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책상 위의 PC 성능 향상에 대한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수치를 봐도 알 수 있다. 인텔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현재 PC를 사용하는 게이머의 수는 약 12억 명이다. 액티비전이나 EA라면 이 시장에 당연히 눈독을 들일 것이다. 또한 스팀(Steam), 유플레이(UPlay), 오리진(Origin)과 같은 전송 서비스 덕분에 최신 게임을 몇 시간도 아닌 몇 분만에 주문하고 설치해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다. 콘솔에서도 즉각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이미 PC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하고 있다면 PC 게임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더 쉽다.

필자는 더 디비전을 플레이하면서 대대적인 PC 게임 부활의 이유를 깨달았다. 더 빠른 연결 속도, 현실적인 그래픽, 즉각적인 게임 플레이, 예정된 VR 혁신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면서 네온 불빛이 축축한 도로를 비추는 번화한 거리로 들어섰다. 잠시 뛰다가 멈춰서 스카이라인을 감상하고, 사무실에서 서라운드 사운드에 심취하고, 필자와 마찬가지로 시각적 현실감에 압도된 다른 플레이어들과 채팅도 했다. 이러한 모든 요소의 복합적인 힘이다.

PC는 과거에 멈춰 있는 듯한 콘솔에서는 현재 불가능한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 PC에서는 구글 문서도구를 보다가 더 디비전으로 한순간에 전환할 수 있다. VR 헤드셋을 연결해서 외계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서라운드 사운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한 세밀한 조작, 강력한 오디오, 즉각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PC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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