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쟁

IDG 블로그 | 왜 나쁜 특허가 이기는가?

Alan Shimel | Network World 2013.12.03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TQP 디벨롭먼트가 제기한 소송에서 텍사스 배심원들이 뉴에그(Newegg)에게 230만 달러의 법적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 TQP는 특허전문관리회사(non-practicing entity, NPE)로, 요즘 흔히 말하는 이른바 ‘특허 괴물’이다. 쉽게 말해 보유하고 있는 특허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법인이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소송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며, 특허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물론 필자도 특허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 “특허는 획기적인 발명에 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해 준다”라든지 “특허를 보호하지 않으면 연구개발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적어질 것이다”, “비록 TQP같은 회사가 실제 활동하는 기업에 기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그들은 해당 특허에 적절한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에 특허 사용에 대한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등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 중 어느 것도 필자로 하여금 TQP나 다른 특허 괴물들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갖게 하지는 못하고 있다.

필자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슬픈 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감정이 특허의 침해 여부나 손해 배상의 정도에 결정적인 영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을 미워하건 좋아하건 법은 법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필자를 괴롭히는 생각은 소송의 대상이 되는 특허는 처음부터 승인이 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의 주제가 되는 기술이나 기법 중 많은 수는 이미 이전에 사용된 적이 있는 것이다.

일반인으로 이루어진 배심이 재판을 한다는 개념의 미국 배심제도는 안타깝게도 이런 종류의 소송에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런 특허 소송은 대부분의 배심원들이 제대로 파악하기에 너무 기술적이거나 복잡하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일정 수준의 전문 지식이 없다는 것이다.

뉴에그 소송에서 문제는 공개키 암호화와 웹 암호화에 대한 것이었다. 공개키 암호화 기술을 이해하고 이 기술이 오늘날 많은 웹 트랜잭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이번 소송의 핵심이었다. 뉴에그는 문제의 특허는 승인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특허가 영향을 미치는 방법론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이었으며, 공개키 암호화의 발명자(그렇다고 믿어준다면)인 위트필드 디피가 특허를 청원한 1992년 전에 이미 완성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증언과 관련 증거에도 불구하고 배심은 뉴에그가 특허를 침해했으며, TQP에게 23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그나마 TQP가 요구한 금액의 절반을 깎는 정도였다.

어떻게 배심단은 모든 증거와 증언에도 불구하고 반대되는 평결을 내릴 수 있었을까? 간단하다. TQP측 변호사가 기술적인 사실과 관련된 혼동 요소를 보여주는 일을 해낸 것이다. 아무도 시민 배심단이 금방 암호화와 관련된 세세한 뉘앙스를 파악할 수 있을만큼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웹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공개키 암호화와 이메일이나 다른 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암호화의 차이점은? 물론 배심원들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소송은 전문 변호사들 간의 싸움이다. 누가 배심원들이 자기 쪽 주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느냐에 승부가 갈리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특허청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어떤 기술은 너무 기술적이고 특허청의 업무는 너무 많다는 것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특허가 승인되기에 최상의 조건을 제공한다. 그래서 엉망인 특허가 승인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승인된 특허를 뒤집는 것은 처음부터 승인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이런 소송 비용은 상당히 비싸다. 뉴에그는 배심이 TQP에 지불하라고 한 보상금 만큼을 변호사 비용에 썼을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많은 경우 기업들은 소송을 하기보다는 특허괴물들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마는 것이다. TQP는 이 특허 하나로 4000만 달러를 벌어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지 희소식은 뉴에그가 배심 평결에 항소했다는 것. 많은 경우 항소법원은 이런 문제를 좀 더 잘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비용이 든다는 것. 항소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성공하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항소는 패소하고 만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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