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 클라우드

어도비가 클라우드 제품을 내놓는 진짜 이유

Neil Bennett | Digital Arts Magazine 2013.05.23
어도비는 최근 소프트웨어 판매를 중단하고 대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는 많은 사용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체인지(Change.org)에는 어도비가 새로 발표한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 Cloud)와 함께 기존의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reative Suite)을 다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 서명이 제기됐으며, 현재 서명자 수가 약 1만 3000명에 도달했다. 또 클라우드 방식을 지지한 사용자 중 일부도 클라우드 이전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어도비가 사용자들이 앞서 누렸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 또 사용자들에게 계속해서 돈을 긁어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클라우드 방식의 경우 계속해서 돈을 내야 한다. 게다가 나중에는 돈을 더 내야 할지도 모른다. 후자의 경우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최저 월 16파운드(VAT 별도, 영국 기준)에 임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과장'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왜 사람들은 이런 불만을 갖는 것일까?

이런 비난의 근거로는 3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그 중 둘은 가격과 관련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심리적인 요소와 관계가 있다.

첫째, 월 사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는 하지만 자주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사용자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돈을 내게 된다. 미국의 한 사용자가 이와 관련해 계산해 봤는데, 26개월 이후에야 업그레이드를 해온 디자인 스탠다드(Design Standard) 사용자의 경우 손해를 본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더 자주 업그레이드하는 사람들, 특히 값비싼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야 하는 사람들은 절약할 수 있다.

둘째는 어도비가 충분한 수의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사용자를 확보하고 나면 월 사용료를 인상할 것이고, 이때에도 사용자는 이 사용료를 지불할 수 밖에 없다는 타당한 걱정이다. 사실상 직접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온 지 1년 정도 된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의 표준 가격은 월 39파운드(스튜디오의 개인당 55파운드)로 직접 구매보다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어도비의 고객 가운데 충분한 수가 크리에이티브로 이전하고 나면 오르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이보다 더 저렴한 월 사용료로 이용할 수 있고, 기존의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구매자라면 첫 해 추가 할인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른바 새 서비스의 '표준' 가격이 더 이상은 돈을 낼 필요가 없는 것 같은 느낌으로 고객들을 유치하려는 '가격의 심리학'이 적용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 가격이 오른다. 가격이 오르는 시기와 정도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결정을 내리기가 아주 어렵다.

셋째 요인은 아주 간단하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빌리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기술적으로 크리에이티브 스위트를 구매한다고 해서 소유권을 갖는 것이 아니다. 이를 사용할 라이선스 권리를 구매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라이선스와 소유에 큰 차이가 없다. 또 구입한 툴이 자신의 소유로 누구도 그걸 뺏어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규모와 상관 없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가 파산을 하더라도 맥과 그 안에 설치된 인디자인을 집으로 들고가 다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어도비 클라우드 전략의 배경
그렇다면 어도비가 고객들과 소원해지고, 잘못하면 이들을 쿽익스프레스(QuarkXPress), 스케치(Sketch), 미디어 컴포저(Media Composer)같은 경쟁업체에게 뺏길지도 모르는 임대 가격 정책을 시험하는 이유는 뭘까?

첫번째 가능성은 어도비가 스스로를 '난공불락'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결국은 자신들의 툴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확실히 포토샵만 놓고 보더라도 많은 창조적인 작업에 매일, 그리고 편집, 모델, 디자인 요소 변경에 아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 역시 마찬가지다.

또 대부분의 비디오 에디터와 CG 애니메이터는 핵심 툴로 뭘 사용하고 있든 보정 툴로 애프터 이펙트(After Effects)를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이런 툴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시점에서는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가입해 사용해야만 한다.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툴의 약 3/4은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두번째 가능성은 아마 '빅 업그레이드'의 시기가 끝나서일 수도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위트/클라우드의 인기 툴들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필수 기능 출시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감탄사가 나올 기능이 출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 매일 사용하는 기능이라기보다는 기술력을 보여주는 기능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작은 기능이 일상에서 변화를 가져온다. 인디자인의 도넛(donut)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만 업그레이드하기란 쉽지 않다. 포토샵의 퀵 셀렉션(Quick Selection) 툴 같이 감탄사가 나오는 동시에 일상이 편해지는 새 기능이 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기능 하나 때문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며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스케치와 같이 잡다한 기능을 덜어내고 특정 기능에만 집중한 툴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많은 사용자들이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보다는 자신들의 필요에만 맞춰진 애플리케이션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처럼 이런 사용자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을 때 이런 툴을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어도비는 이미 웹디자인용 엣지(Edge) 라인 툴로 이를 위한 첫 발걸음을 떼었다.

또 웹 및 모바일 디자인 같은 분야에서는 '빅 업그레이드'보다는 새로운 코딩 방법 및 표준을 지원할 수 있는 반복적인 업그레이드가 더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는 매년 이뤄지는 업그레이드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재 큰 초점이 맞춰진 웹 부문에서는 새로운 매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위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툴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어도비는 인쇄물 부문과 비디오/모션 디자인 부문에서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 애프터 이펙트라는 '머스트 해브(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문에는 이런 필수 애플리케이션이 없다. 어쩌면 앞으로는 이와 같이 다른 분야에서도 새로운 툴이 번창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어도비의 클라우드에만 초점을 맞춘 전략이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할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현재 웹에는 많은 반대 의견이 있다. 어도비가 결국은 언론, 고객, 트위터 사람들의 부정적인 의견 때문에 기존 제품 판매 정책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이는 어도비가 고객들에게 클라우드 기반 제품을 얼마나 확신시킬지에 달려 있는 문제다. 충분한 매출을 달성할 수도 있다. 또 전통적인 업그레이드보다 비용을 절약하면서 더 탄력적인 소프트웨어를 기대하는 기업에게는 올바른 결정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매출이 시원찮을 수도 있다. 게다가 고객들의 원성으로 기존 박스형 제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클라우드를 고려해야 할까?
그렇다면 어도비의 클라우드에 가입해야 할까? 이 경우 돈을 절약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장점과 단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CS4, 5, 6를 사용하고 있고 비디오나 인터렉티브 디자인이 필요없는 전통적인 그래픽 디자이너나 소규모 스튜디오라면 단기적으로 클라우드 가입이 도움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는 많은 개인 비디오 전문가 및 애니매이터에게도 적용된다. 특히 보조 툴로 어도비 툴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렇다. 잠시 기다려보면 어도비의 클라우드 가격이 바뀔지, 어떤 방법으로 바뀔지 힌트를 얻게 될 것이다.

사용자 수가 증가하는 대기업이나 한창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수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능력 있는 회계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는 회사라면(어도비가 급하게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한)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이때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의 이점이 실현된다. 많은 제품으로 새로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어도비가 고객으로 유치하기 가장 힘든 사람들은 인터렉티브 디자이너들이다. 이들은 어도비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새 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또 대부분은 노터블(Notable)과 그리드셋(Gridset) 같이 다양한 임대형 개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에 매달 돈을 쓰는 대신 업그레이드까지 추가 투자가 필요 없는 스케치, 픽셀메이터(Pixelmator)를 사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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