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스 / 맥OS

블로그ㅣ맥의 생존 열쇠는 ‘에어’ 아닌 ‘아이패드 프로’

Jason Snell | Macworld 2023.03.16
개인적으로 아이패드와 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본 적이 없다. 필자는 아이패드와 맥을 모두 사용하고 있으며, 둘 다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애플이 만든 인위적인 장벽 때문에, 맥과 아이패드에 점점 더 한계가 늘어난다는 인상을 받기 시작했다. 
 
ⓒFoundry

아이패드는 ‘약속의 땅’에 가지 못한 채, 점점 더 맥과 닮아가고 있다. 반면에 맥은 아이패드의 많은 기능을 가져오지 못했다. 애플이 제품군 분리 원칙을 고수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 결정이 두 제품의 미래에 해를 끼치기 시작한 것 같다. 맥과 아이패드는 서로 충돌하고 있으며, 결국 둘 다 애플이 만든 장벽에 부딪히게 될까 우려스럽다. 
 

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지난 8년 동안의 아이패드 프로 시대에 애플은 아이패드OS에 ‘맥과 같은’ 기능을 탑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단순히 맥의 기능만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패드의 맥락에서 재창조하려고 했다. 2020년 추가된 커서 지원 기능처럼 잘 작동한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OS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과는 맥과 뒤섞였다. ⓒFoundry

하지만 추가 기능은 제한이 많거나 또는 부분적으로 구현된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맥의 강력한 성능을 더 강조해 버렸다. 이를테면 파일(Files)은 파인더(Finder)와 비슷하지만 한계가 있다. 스테이지 매니저(Stage Manager)도 마찬가지다. 맥 윈도우와 비슷하지만 모든 기능이 다 구현되지는 않았다.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완벽하게 지원하더라도, 맥북에 가장 가깝게 아이패드OS를 사용하려면 매직 키보드 같은 추가 액세서리를 활용해야 한다. 아이패드 프로가 아이패드OS를 그대로 살려 노트북처럼 출시되기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맥의 영역을 침해하기 때문에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맥북은 단 하나뿐, 예외는 없다

아이패드는 노트북보다 유연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특징이지만, 맥북 제품군의 디자인은 2010년대 초반부터 큰 변화 없이 처음 모습을 답습했다. 반면에 2개의 직사각형이 붙어 있는 노트북 패러다임을 깨는 수많은 윈도우 노트북은 너무나 많다. 이런 PC는 맥이 줄 수 없는 수준의 인체공학적 유연성을 제공한다. 맥북은 노트북일 뿐이고, 그것이 맥북이 제공하는 전부다. 

키보드와 트랙패드 없이 기기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면 컨버터블 모바일 컴퓨터라고 보기 어렵다. 소문에 따르면 애플이 몇 년 안에 마침내 맥북에 터치스크린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윈도우 기반 PC 노트북에 터치스크린이 없었다면 아마도 엄청난 혁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제품이 너무 많다. 아이패드만의 큰 장점을 꼽자면 애플 펜슬일 텐데, 그조차도 아이패드에 연결해서 아이패드 디스플레이에 그림을 그릴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애플의 맥북 패러다임은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이제 변화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Foundry


그래도 맥이 아이패드나 아이패드 프로에 없는 강력한 기능과 유연성을 갖췄다는 점은 분명하다. 맥북 에어로는 전 세계 어디서든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다. 팟캐스트 편집만 해도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불가능하며, 아이패드 프로의 수많은 기능은 맥OS 기능만큼 강력하거나 유용하지 않다. 
 

맥과 아이패드 프로, 그 중간을 살펴보자

가끔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쏟은 엄청난 노력을 생각해 보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맥과 유사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아이패드 사용자에게는 복잡함만 늘어났고, 본래 타깃이었던 고급 사용자는 그 ‘맥과 유사한’ 기능이 원래 맥의 기능과는 전혀 똑같지 않다는 점만 깨닫게 됐다. 

애플이 맥과 아이패드 프로 사이에 만든 구분선을 무너뜨린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출시되는 아이패드 프로는 맥북 에어와 같은 칩을 사용한다. 아이패드를 아이패드를 맥OS로 재부팅하거나 가상머신에서 맥OS를 실행할 수 있다면 대격변이 일어날까? 마찬가지로 맥에 터치스크린과 애플 펜슬이 지원되고, 기존 노트북과는 다른 모양으로 나온다면 어떨까? 맥이 아이패드OS의 장점인 인체공학적 유연성을 제공한다면? 또 맥북에서 키보드를 떼어내고 아이패드의 본질인 터치 기반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맥OS와 아이패드OS를 합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는 맥처럼, 맥북은 아이패드 프로처럼 활용할 수 있다면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 시나리오에서도 맥OS를 실행하는 기존 노트북과 아이패드OS를 실행하는 저가형 아이패드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수년 동안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이도 저도 아닌 곳으로 밀어 넣었다. 아이패드 프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맥이 될 수 없다. 이제 장벽을 허물고 애플이 맥과 아이패드 프로 둘 다의 날개를 펼쳐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맥과 아이패드가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한, 어느 쪽도 최고의 제품이 될 수 없다. 
editor@i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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