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 “터치스크린 맥북에 부정적인 애플의 태도” 사이드카의 어설픈 터치 지원이 증거
필자는 사이드카로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에서 맥OS를 ‘실행’하는 동안, 아이패드 화면으로 손을 뻗어 손가락으로 사파리 웹사이트나 페이지스(Pages)의 문서를 스크롤 할 수 있다. 심지어 아이패드OS의 멀티터치 제스처 가운데 일부도 사용할 수 있다. 맥과 아이패드가 동일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면, 사이드카는 정말 매끄러운 성능을 발휘한다. 스크롤은 편리하고, 정말 잘 작동한다.
그러나 이렇게 스크롤이 되는 페이지에서 손가락으로 링크를 클릭하면 어떻게 될까? 작동하지 않는다. 마우스 포인터를 아이패드 디스플레이로 끌어 옮기거나, 애플 펜슬을 집어들기 위해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말이 되지 않는다. 손가락으로 링크를 클릭할 수 있는 기술이 이미 있기 때문이다. 도크의 아주 큰 아이콘, 데스크톱의 파일 클릭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작동하지 않는다.
손가락으로 길게 눌러 ‘오른쪽 클릭’ 메뉴를 호출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펜슬을 길게 누르면 ‘오른쪽 클릭’ 메뉴가 호출된다. 이렇게 불만족스럽고 직관적이지 못한 ‘짓궂은’ 방식 때문에 속을 끓이는 것보다 아예 사이드카가 터치스크린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사이드카는 반만 완성된 기능이다. 냉소적으로 말하면, 애플 펜슬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책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소한 일관된 부분이 있다. 애플은 오랜 기간 터치스크린은 맥 환경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니 아이브는 2016년 씨넷(Cnet)와 가진 인터뷰에서 터치 스크린이 아주 유용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맞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아이맥 프로 같이 큰 장치에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점에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애플은 사이드카를 지원하면서, 맥북 같이 작은 장치에서도 멀티터치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강요하려 하는 듯싶다. 절대 그렇지 않다는 의미에서 ‘야유’를 보내고 싶다. 오히려 멀티터치가 어울린다는 점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애플은 요즘 아이패드 프로를 노트북 컴퓨터 대용으로 홍보하고 있고, 가장 큰 12.9인치 모델은 가장 작은 최신 맥북과 디스플레이 크기가 거의 같다.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사이드카로 이용해보면,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맥북이 얼마나 유용한지 알 수 있다. 12.9인치는 꽤 작은 화면이다. 새로 출시된 16인치 맥북 프로 같은 큰 노트북 컴퓨터의 경우에도, 이른바 터치 입력 문제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지 모른다.
사실 애플이 터치 제스처를 완전히 지원했을 때 사이드카나 터치스크린 맥북이 어떨지 추측할 필요도 없다. 이미 루나 디스플레이(Luna Display) 같이 아이패드를 보조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때 맥OS를 손가락으로 이용하면 어떤 편리함이 있는지 알려주는 타사 서비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이드카에서 애플 펜슬을 이용할 때와 같다. 손가락으로 링크나 앱을 눌러 열 수 있다. 또 앱이나 파일을 길게 누르면 오른쪽 클릭 메뉴가 표시된다. 또 손가락을 이용한 스와이핑 동작으로 텍스트 블록을 선택할 수도 있다(이 경우, 스크롤은 두 손가락을 이용).
이런 기능이 루나 디스플레이를 사이드카보다 더 만족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이 아주 매끄럽지는 못하다. 사이드카와 다르게, 맥북에 동글을 삽입해야 작동한다. 또 화면 전환이 사이드카보다 매끄럽지 못하다. 와이파이 네트워크 성능이 좋은 사무실에서 이용할 때에도 그렇다. 사이드카를 이용하는 경우, 맥에 직접 유선 연결을 한 것처럼 모든 동작이 매끄럽게 작동한다.
그러나 루나 디스플레이는 노트북 컴퓨터 크기의 화면에서 손가락으로 맥OS를 이용하는 것이 애플이 주장했던 것만큼 불편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한다. 링크나 앱을 열고, 텍스트를 선택하고, 커서를 옮기는 작업 등 터치스크린 노트북 컴퓨터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벼운 작업을 손가락으로 처리할 수 있다. 사이드카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좋아하게 될 것이다.
터치 미지원
그런데 애플은 이 ‘단순한 이치’를 이해 못하는 듯싶다. 사람들이 터치스크린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한 듯싶다. 애플은 사용자들이 그저 맥북에서 지원해주는 터치만 사용하기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미팅 때 터치스크린 윈도우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는 동료나 방문객을 보면, 포토샵의 텍스처 복제 같은 복잡한 작업에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모네의 명화를 따라 그리는 등 복잡한 작업에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스와이핑 동작으로 페이지를 탐색하거나, 파일이나 링크를 열 때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를 사용한다. 그러면서 마우스나 트랙패드를 사용할 때보다 몇 초 정도 시간을 절약한다. 애플이 현재까지 맥북의 터치 지원과 관련해 유일하게 양보한 부분인 터치 바 보다 훨씬 더 편리하다. 이런 사람들이 사용하는 노트북 컴퓨터가 태블릿 용도도 있는 노트북 컴퓨터,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노트북 컴퓨터도 아니다. 가장 많이 보는 노트북 컴퓨터는 터치스크린을 지원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보통 윈도우 ‘업무용’ 노트북 컴퓨터인 델 래티튜드 7480이다.그러나 애플은 오랜 기간 맥에서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려면 맥OS를 대대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의 마케팅 책임자인 필 쉴러는 2016년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맥에 부분적인 터치 환경으로 터치 바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터치스크린 맥 구현은 ‘최소 공통 분모(보잘것 없는)’ 같은 우선순위에 불과하다. 맥 OS 메뉴 바 같은 디자인 기능을 마우스와 손가락 모두에 맞춰 최적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쉴러는 “우리는 전체 플랫폼을 생각한다. 노트북 컴퓨터 화면에 멀티터치를 구현했다고 가정하자.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런데 이후에 데스크톱이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 스스로 터치 바를 도입하면서, 장치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맥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기대하지 말라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이 논란이 많은 터치 바는 모든 최신 맥북 프로 모델에 탑재되어 있다. 그러나 맥북 에어나, 아이맥용 매직 키보드에는 터치 바가 없다. 심지어 2019년 맥 프로용으로 설계된 새 실버, 블랙 키보드에도 터치 바가 없다.
그렇지만 맥 프로에 터치 바가 없어 맥북 프로와 작동 방식이 다르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맥북 같이 휴대성 높은 장치에서 간단한 작업에 사용할 때에는 화면에 직접 터치를 하는 방식만큼 편리하다. 멀티터치 방식은 터치 바와 달리 키보드에서 눈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계속 변화하는 터치 바는 터치 타이핑의 ‘전체 포인트’를 무력화시킨다.
사이드카 그 자체가 맥북에서 직접 터치스크린 방식이 터치 바, 그리고 사이드카 자체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입증한다. 아이패드에서 실행되는 사이드카 창에서 맥 앱을 열때마다 맥북의 화면 맨 위나 맨 아래에 터치 바 옵션이 표시된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앱을 예로 들면, 글자를 굵게, 또는 흘림체로 바꿀 때 터치 바를 사용하는 것보다 워드 문서 자체에서 이런 옵션을 직접 누르는 것이 더 낫다는 점을 금방 알 수 있다.
손가락 터치 방식
사이드카의 존재 자체가 인체공학적 측면에서 맥에는 터치스크린 방식이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을 약화시킨다. 이는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크레이그 페더레이가 지난 해 WWDC 직후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주장했던 내용이다.그는 “인체공학적으로 봤을 때, 손을 표면에 둔 상태에서 맥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팔을 들어 화면을 만지는 방식은 피로한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맥 같이 화면이 큰 장치에서는 맞는 주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패드처럼 휴대성이 높은 장치인 맥북은 어떨까? 바보 같은 주장이다. ‘팔을 들어 화면을 만지는 방식’은 아이패드에 애플 스마트 키보드나 다른 키보드 케이스를 연결해 사용할 때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앞의 주장이 많다면 애플은 스마트 키보드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말이 나왔으니, 애플은 멋진 화면에 지문이 묻는 방식으로 맥북을 디자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의심을 해봐야 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이런 식으로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필자의 맥북 화면은 만지지 않아도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같은 인터뷰에서 페더레이는 시장화 된 모든 터치스크린 노트북 컴퓨터는 ‘실험’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향을 확신해서 서두르는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터치 바 또한 실험이 아닌가? 실험이라면, 실패한 실험이다. 애플의 과감한 아이디어는 초기의 논란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트렌드’를 만든 경향이 있었다. 스마트폰 노치, 헤드폰 잭이 없는 스마트폰, USB-C 노트북 컴퓨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노트북 컴퓨터 제조사 가운데 터치 바를 닮은 기능을 장치에 도입한 사례는 없다.
반대로 터치스크린 노트북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델 XPS 13 같은 인기 노트북에서 기준처럼 채택되고 있는 추세이다. 아직 실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회사와 사용자들이 성공을 하고, 원하게 만든 그런 실험이다. 터치 바와 크게 다르다. 이 시점에서 애플의 저항은 따돌림을 자초하는 일이며, 이는 처음으로 사람들이 터치스크린을 좋아하게 만든 공헌을 세운 회사로는 유감스러운 운명이다.
또한, 모든 맥북에서 멀티터치를 지원할 필요는 없다. 정말 정밀성이 걱정된다면 맥북 프로 같은 큰 노트북에 대한 지원은 제한할 수도 있다. 표준 기능이 되기 전 터치 바에 그랬던 것처럼, 이 기능에 300달러 정도의 추가 가격을 책정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터치 바 대신 멀티터치 맥북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
애플의 사이드카 도입은 예전에 애플이 했던 일을 생각나게 한다. 애플은 아이패드에서 마우스를 지원하지 않았었다. 태블릿은 마우스에 적합하게 디자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최근 고집을 꺾었다. 최근에는 그렇게 고집스럽지 않다. 접근성 기능에 국한되지만, 이제 아이패드에서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MFi’ 컨트롤러를 살 필요도 없다. 플레이 스테이션 4와 엑스박스 원 컨트롤러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애플은 ‘버터플라이’ 키보드도 포기했다. 대신 새로 출시한 16인치 맥북 프로에서 전통적인 ‘가위’ 방식 키보드를 채택했다.
아마 몇 년의 불평과 관심 하락 끝에, 몇 년 뒤면 애플이 터치 바를 버리고 화면에 직접 터치를 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다. 사이드카와 루나 디스플레이가 보여주고 있듯 어려운 일이 인다.
손가락으로 사이드카에서 링크를 클릭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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