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은 IT 종사자들: 그들은 시한폭탄인가?①

Dan Tynan | InfoWorld 2008.09.25

<IDG KOREA> IT 전문가들의 처한 상황이 점점 척박해지고 있다. 불황에 줄어드는 일자리를 위협하는 해외 아웃소싱, 여기에 오랫동안 익히고 힘들게 쌓아온 IT 전문 지식에 대한 세상의 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당연히 대우도 나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과도한 업무에 치인 IT 전문가들을 시한폭탄으로 만들고 있다.

 

열 받은 IT 종사자들: 그들은 시한폭탄인가?①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IT 인력의 사보타지

IT 종사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열 받은 IT 종사자들: 그들은 시한폭탄인가?②

화성에서 온 공돌이, 금성에서 온 양복쟁이

보상과 인정, 근본적인 해결책

 

2002년 3월 4일 아침 9:30, 패인웨버 (PaineWebber) UBS 지사 사무실들에서는 뭔가가 아주 잘못되어가고 있었다. 전국 지사의 컴퓨터들이 디스크 에러를 뿜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컴퓨터 안 깊숙한 곳에 숨겨진 논리 폭탄이 하드디스크를 깨끗이 지워버려서 1만 7,000명의 브로커들은 정상적인 거래를 할 수 없었다.

 

컴퓨터 법의학 및 전문가 증언 법인 존스 다익스트라 앤드 어소시에이트(Jones Dykstra and Associates)의 공동 대표 키스 존스(Keith Jones)는 “9/11 사태가 일어난 지 6개월 뒤의 일이었다”며, “그 당시는 누군가가 재채기만 해도 그게 테러라고 생각했을 때”라고 덧붙였다.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IT 인력의 사보타지

IT 직원들은 백업본을 입수했고, 우선 컴퓨터들을 복구했다. 하지만 이들 데이터는 다시 삭제됐다. 이 논리 폭탄은 백업본에도 심어져 있었던 것이다. 브로커들은 컴퓨터를 포기하고 다른 백업 수단으로 넘어갔다. 바로 종이와 연필이었다. UBS IT 담당자가 마침내 폭탄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컴퓨터 사용 권한을 복구했지만, 회사가 정상화되기까지는 몇 주가 걸렸다. 피해액은 300만 달러를 넘었다.

 

범인은 로저 듀로니오(Roger Duronio), 60세의 시스템 관리자였다. 약속된 보수를 받지 못한 데에 화가 난 듀로니오는 회사를 통틀어서 1,000대가 넘는 유닉스 머신에 논리 폭탄을 심었다. 이후 그는 패인웨버의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얻기를 기대하며 회사의 주식을 공매도했다. 그러나 그는 대신 컴퓨터 사보타지와 보안 사기죄로 유죄를 선고 받고, 8년형을 살고 있다.

 

다른 경우로는 IT 종사자들이 복수보다는 샌프란시스코 시 네트워크 관리자 테리 차일드 (Terry Childs)의 사례와 같이 단지 스트레스를 받아서 크래킹을 저지를 수 있다. 차일즈는 도시 네트워크의 각 부분들에 대한 관리자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며, 전문 지식이 없는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이 사건은 미리 계획된 범죄 행위라기보다는 우발적인 것에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불만에 가득 찬 IT 종사자, 다시 말해 끝없는 작업시간과 불가능한 요구에 치이고 치인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위협이 되고 있다.

 

듀로니오 재판에서 정부측 핵심 증인이었던 존스는 기사화되는 사례를 빼고도 보통 사람은 들어본 적도 없는 98가지의 사례가 더 있다고 말했다.

 

존스의 파트너 브라이언 다익스트라는 “사람들은 고급 IT 인력들이 얼마나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시스템 관리자들은 그들의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다. 설사 그렇게 해보고 싶다 해도 너무 바쁘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 경계를 넘어선다면, 엄청난 규모의 피해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 결과는 매우 파괴적일 수 있다.

 

IT 종사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불만에 가득한 속칭 “공돌이”들이 가장 흔히 쓰는 수법은 회사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지워버리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피해가 명백히 드러나지만, 다른 형태의 사보타주는 좀 더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다. 다익스트라는 이메일의 전체가 아닌 일부분을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하는 어떤 국제 시장 분석 법인의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사건은 최근에 해고된 기술자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메시지는 자동으로 삭제해 버리도록 서버를 설정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익스트라는 그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그토록 애쓴 시스템을 망치기에는 대부분의 IT 종사자들이 너무 프로페셔널하다고 설명했다.

 

다익스트라는 “IT 프로들이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이 바로 다운된 시스템이다”라며, “그건 곧 더 많은 업무를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고질적인 문제점은 IT 부문의 직원이 극도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보통 회사들을 살펴보면 두세 명의 관리자가 600명의 사용자들을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쯤 되면 무엇이 그들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닷컴 붕괴에 뒤따른 인원 감축 때문에 뼈를 깎듯 여러 IT 직원들이 해고당하고, 남은 사람들은 몇 배의 업무를 부담해야만 했다. 듀퍼벌 컨설팅(Duperval Consulting)의 사장 로랑 듀퍼벌(Laurent Duperval)은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는 비즈니스를 굴러가기 만드는 일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을 비도덕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듀퍼벌은 “지난 주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 75시간을 일해야 했다고 하는 동료와 이야기를 했다”며, “그 프로젝트는 데드라인을 엄수해야 했다. 원래의 요구조건들은 더 확장되었지만, 추가 자원은 투입되지 않았다. 여기서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이겠는가? ‘당신 개인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프로젝트가 최우선입니다. 반드시 해 내세요. 당신 건강이야 어찌됐건 말건’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비록 많은 대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얼마나 많은 IT 관련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됐는지 공개하는 것에 진절머리를 내지만, 최근 NYU와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연구원들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IT 일자리의 8%가 해외로 이전된 것으로 추산된다. 가트너 리서치(Gartner Research)는 2015년에는 30%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재 재택 기업가들을 코치해주는 사업인 석세스풀 투게더 코칭(Successful Together Coaching)을 운영하는 IT 전문가 마크 셈플(Mark Semple)은 “내가 봤을 때 큰 문제는 IT 종사자들이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점이다”라며, “아웃소싱은 문서상으로, 또 주주들에게는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국내 인력들과 그들의 가족에는 절박한 일이다. 어떻게 50명의 동료들을 내쳐버리고 인건비가 싼 해외 노동력으로 대체해버리는 그런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 충성심은 양방향 도로다. IT 종사자들에게 언제나 요구되지만 응당 돌아와야 하는 것들이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인터뷰한 대부분의 IT 종사자들이 고용주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임금이나, 여유시간/업무시간 균형, 또는 직업 안정성보다도 바로 ‘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IT이 가지고 있는 전문 지식과 그들이 회사에게 가져다 주는 가치 모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긱 닷컴 (Geek.com) 뉴스 사이트의 공동 창립자 조엘 에반스 (Joel Evans)는 “IT 프로들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가장 큰 이유들 중 하나는 누구도 그들이 구현해 내는 기술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이다”라며, “이들의 프로페셔널한 관점도 오해 받고 있다. 집에 있는 PC에 우분투를 깔아 쓰면서 리눅스에 대한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그런 상사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네트워크 관리자를 보면서 저 사람들은 실제로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네트워크를 유지시키기만 하잖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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