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 스마트폰

글로벌 칼럼 | iOS 15 집중 모드, 이대로라면 '앱 알림 전면 허용 모드'일뿐

Jason Cross  | Macworld 2021.11.22
iOS 15, 아이패드OS 15, 맥OS 몬터레이에 새롭게 포함되는 집중(Focus) 기능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동안 시간을 들여 사용한 후에는 실제 필요한 기능과 정반대라고 느꼈다. 아이폰과 맥이 사용자의 관심을 끌지 않게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인데, 이 문제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아이폰에는 이미 알림 제어 기능이 있는데도 대다수 사용자가 이 기능을 쓰지 않는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결국 아무리 제어 기능이 기술적으로 우수하다고 해도, 제어 기능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 IDG
 

사용자와 iOS 15를 괴롭히는 알림 과부하

알림 과부하는 스마트폰에서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사용자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은 쉴 새 없이 울리고 진동하고 화면이 켜지고 관심을 호소한다. “여기 좀 보세요! 누가 좋아요를 눌렀어요! 누가 답장을 했어요! 게임 하트가 다시 찼어요! 어제 올린 게시물을 200명이나 봤어요!”

모든 앱은 최대한 많은 사용과 참여를 원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최대한 자주 아이폰을 집어 들고 앱을 열게끔 유도하려고 노력한다. 사용자가 집중력을 유지하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앱이 제공하는 관심과 만족의 도파민에 중독되기 쉽다.

알림 과부하는 전체적인 아이폰 경험을 저해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보통 잠금 화면은 “자동차 문을 열어 놓았습니다”부터 “게임을 다시 실행할 시간입니다”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알림으로 가득하다. 단순한 과부하에 그치지 않고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모든 알림을 하나 하나 확인하면서 정신적으로 탈진되거나 모든 알림을 껐다가 정말 중요한 일정을 놓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까?
 
영화 인크레더블에는 “모든 알림이 중요하다면 어느 알림도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너무 많은 작업이 필요한 집중 모드

iOS 15의 알림 과부하 문제에 애플이 제안한 해결책은 알림 요약과 집중, 두 가지로 나뉜다. 이론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이 해결책은 대다수 사용자에 해당하는 편리성의 제1 원칙, 즉 기본값을 변경하는 사람이 거의 없음을 기억하라는 점을 간과했다.
 
ⓒ Apple

알림 요약을 활성화하라는 안내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표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효과를 보려면 사용자가 설정으로 이동해서 알림을 허용할 앱과 요약으로 처리할 앱을 일일이 정해야만 한다. 너무 많은 알림이 동시에 밀려들어 정작 시급한 알림을 몇 시간 동안 놓치는 상황에서, 10억 명이 넘는 아이폰 사용자 중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정 메뉴를 적극적으로 변경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한 맥OS 몬터레이는 알림 설정이 iOS 15와 거의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알림 요약 자체가 없다. 물론 맥에서의 알림은 아이폰만큼 일상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사용자를 알림 요약으로 유도할 생각이라면, 모든 디바이스에 알림 요약 기능을 넣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전체 시스템이 절반만 완성된 인상을 주며,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경험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집중 기능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수면, 업무, 개인 시간 등 여러 활동에 해당하는 모드가 있는데, 각 설정마다 어떤 사람에게서, 어느 앱에서 알림을 허용할지, 모드가 발동하는 조건을 일일이 지정하고, 잠금 화면과 홈 화면 설정까지도 변경해야 한다. 수면처럼 비교적 간단한 활동에 대해서도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다.
 
모든 점을 직접 통제해야 마음이 편한 사용자라면 이 자유를 즐기겠지만, 번거로움을 굳이 반길 사람은 아마 전체 아이폰 사용자의 1%도 안 될 것이다.
 

더 나은 집중 방법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애플이 빠른 시일 안에 집중 모드를 없앨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애플이 일단 한번 새로운 기능을 구현한 후에는 그 기능이 쓸모 없다는 평가를 받아도 좀처럼 바로 없애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 AI와 앱에 새로운 규칙(개발자를 위한 프레임워크도 함께) 정도만 추가해도 문제 해결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집중 모드는 이미 디바이스 자체 지능을 사용해서 알림을 허용할 사람과 앱을 제안하지만, 지능적인 수준이라고 말하기에는 한참 모자란다.

해결에 필요한 첫 번째 요소는 알림 관리 자동화다. 많은 이에게 잘 알려진 시리도 단순한 음성 비서가 아니라 애플의 모든 AI 기반 비서 기능을 포괄하는 용어다.
 
시리라면 시간, 위치, 요일, 현재 활동(운전, 달리기, 통화 중 등) 정보와 사용자가 주로 확인/무시하는 알림 데이터를 조합한 다음 사용자에 딱 맞는 맞춤 알림 프로파일을 만들 수 있다. 앱은 항상 바뀌므로 시리도 이 프로파일을 수시로 업데이트할 것이다. 물론 이런 데이터가 애플이나 개발자에게 건너가지 않도록 모든 작업은 디바이스 자체에서 이뤄져야 하고, 사용자는 원할 경우 시리 알림 관리 기능을 끌 수 있어야 한다.
 
ⓒ IDG

물론 건강이나 사용자 안전 또는 자산 안전과 관련된 알림을 시리가 무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개발자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알림을 설정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애플이 바로 그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알림의 유형이므로 앱별로 알림의 긴급성을 선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링(Ring) 앱이 나중에 확인해도 되는 새 기능에 대한 알림을 보낼 수도 있지만 집의 경보 장치가 꺼졌다는 중요한 상황을 알릴 수도 있다.
 
앱은 특정 알림을 긴급한 알림으로 지정할 수 있어야 하며 긴급 알림은 앱에 명확하게 정의되어 앱 리뷰 과정에서 확인을 거쳐야 한다. 애플은 정말 긴급한 알림만 포함하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긴급 알림은 사용자 설정과 무관하게 항상 화면에 표시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알림을 섹션으로 나누어 특정 앱 알림 유형을 분류, 비활성화하고, 알림 채널에서 중요도를 설정하는 유사 기능을 제공한다. 이 시나리오는 아이폰에서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음식이 배달되었음을 알리는 도어대시(DoorDash) 앱 알림은 편리하지만 긴급한 알림은 아니다. 시리 알림 관리자는 긴급하지 않은 앱 알림을 숨기는 학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당 쇼크가 오기 전에 주스를 마시라는 포도당 모니터 앱의 알림은 긴급하며 변덕스러운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맡길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알림이다.
 
핵심은 현재 iOS 15에서의 알림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사용자가 직접 변경해야 하는 설정 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 그래서 아무도 설정을 세밀하게 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iOS 15에서 도입된 새 기능은 사용자의 부담을 더 늘릴 뿐이다. 더 쉽고 세밀한 알림 맞춤화는 사용자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그리고 비공개로 안전하게, 무엇보다도 자동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애플이 마음만 먹는다면 가능한 일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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