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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이 조장한 “온라인 엘리트주의”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5.08.12
지금 소셜 네트워킹의 대세는 엘리트주의의 부흥이다.

이 엘리트주의는 매일 이루어지는 사용자들의 사회적 상호 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페이스북, 애플, 트위터가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불평등한 온라인 환경이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 엘리트주의는 “기능”의 형태로 등장한다.

한때 신 미디어의 대표적인 특징이 평등주의였음을 감안하면 슬픈 일이다.

구 미디어는 일 대 다 방식이었다. 소수의 부유층, 유명인이 TV 카메라나 신문 헤드라인을 장악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수동적으로 이들이 전달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참여를 특징으로 한 신 미디어는 평등의 시대를 열었다. 오만한 배우든 화려한 일상을 사는 가수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이들과 똑같은 도구와 기능을 사용했다.

물론 소셜 네트워크에서 모든 사용자의 영향력이 똑같지는 않다. 유명인은 보통 더 많은 사람들을 몰고 다니며 따라서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그러나 부유하거나 유명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말을 하면 우리도 되받아 그들에게 말할 수 있다. 신 미디어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유명인이든 무명인이든 똑같은 소셜 미디어 기능과 도구를 사용하고 똑같은 상호 작용 공간을 공유하는, 평등한 환경이라는 점에서 구 미디어와 차별화됐다.

그런데 페이스북과 애플, 트위터는 의도적으로 그러한 변화를 과거로 되돌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비디오 스트리밍 유행에 따라 지난 주 라이브(Live)라는 기능을 개시했다. 미어캣(Meerkat), 페리스코프(Periscope)와 마찬가지로 라이브는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거의 실시간으로 비디오를 스트리밍할 수 있게 해준다.

특이한 점은 완전한 라이브 기능은 오직 유명인에게만 제공된다는 점이다. TV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볼 수는 있지만, 방송은 오직 엘리트만 할 수 있다.

이 기능의 정식 이름은 “페이스북 멘션용 라이브(Live for Facebook Mentions)”다. 페이스북이 약 1년 전부터 제공하고 있는 멘션 서비스는 유명인 전용 서비스다. 멘션 회원은 다른 사람들에겐 제공되지 않는 페이스북 도구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누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거나 질답 세션을 시작할 수 있다.

구 미디어 스타일의 엘리트주의를 소셜 네트워킹에 도입하는 것은 페이스북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애플은 5년 전에 아이튠즈 핑(Ping) 소셜 네트워크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핑은 음악을 중심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로, 애플은 아이튠즈 사용자 층을 이용해 핑을 키우려 했다. 애플이 원한 것은 음악 스타를 끌어들이는 것이었지만, 당시 주요 소셜 네트워크가 모두 그랬듯이 일단 모두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용자는 초대장을 무시했고 애플은 결국 핑 문을 닫았다.

2015년으로 돌아와서, 애플은 핑의 실수를 바로잡는답시고 일반 대중의 완전한 참여를 배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가 애플의 새로운 음악 중심 소셜 네트워크인 커넥트(Connect)다. 커넥트는 신 미디어가 아닌 구 미디어 방식으로 운영된다.

커넥트는 완전한 참여에서 배제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음악 분야의 유명인들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소셜 네트워크다. 애플은 아예 커넥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아티스트”와 “팬”으로 명확하게 구분해놨다. 또 다른 슬로건은 “방해 없는 환경(Zero Interference)”인데, 애플이 이 말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일반 대중에게 게시가 허용될 때 발생하는 잡음(방해) 없이 엘리트 연예인만 글을 게시할 수 있다는 의미인 듯하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 엘리트주의의 시작은 사실 트위터다. 트위터는 회원에게 특별 권한을 부여하는 컨트리 클럽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자 인증을 사용한다.

인증된 사용자라는 개념은 소셜 네트워크에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인증된 사용자를 통해 유명인의 계정이 실제 그 유명인의 소유임을 알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증된 사용자나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 모두에게 장점도 있다.

그러나 트위터에서 인증된 사용자에게는 자신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를 보여주는 독점적인 도구가 제공된다. 또한 이들은 그룹 다이렉트 메시지를 거부하는 등의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 중에서 가장 엘리트주의적인 기능은 인증된 사용자가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의 알림을 끌 수 있는 스위치다. 이 기능은 개방적이고 공개된 트위터를 엘리트끼리 교류하며 보통 사람들을 무시할 수 있는 비공개 클럽으로 변질시킨다.

물론 소규모의 엘리트 소셜 네트워크는 오래 전부터 존재한 개념이다. 부유한 사람들이 일반 대중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모여 교류하기 위한 이러한 사이트로는 11년 전에 출범한 어스몰월드(aSmallWorld)가 있다.

올해 새롭게 생긴 사이트도 있다. 그 중 스퀘.어(Squa.re)라는 사이트는 소셜 네트워크적 기능 외에 쇼핑과 이벤트 목록 기능을 제공한다.

Forbes.com과 틴더(Tinder)는 지난 주 연령 제한을 둔 베타적인 소셜 네트워크를 발표했다. 포브스 언더 30(Forbes Under 30)이라는 이름의 소셜 앱이다. 이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에 가입하려면 현재까지 4회에 걸쳐 발표된 포브스 30 언더 30(30 Under 30) 목록에 이름을 올린 약 2,000명 중에 포함되어야 한다. 즉, 포브스가 직접 선정한 사람이어야 하며 그나마도 34세를 넘은 사람은 가입 자격조차 없다.

대중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소소하고 눈에 띄지 않는 소셜 네트워크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새로운 현상은 실리콘 밸리의 가장 큰 기업들, 즉 페이스북, 애플, 트위터 등이 소셜 서비스 내에서 엘리트 집단을 만들어 대중적이고 평등주의적인 신 미디어를 엘리트주의를 중심으로 한 구 미디어로 바꾸려 한다는 것이다.

구 미디어로의 회귀는 실체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라이브 기능을 보자. 라이브에는 뉴 미디어의 스타, 즉 유튜브 스타를 비롯해 인터넷에서 유명세를 탄 사람은 전혀 없다. 라이브 사용자 자격을 획득하려면 구 미디어의 스타여야만 한다. 그것이 유일한 기준이다

실리콘 밸리의 거대 기업들이 신 미디어를 구 미디어로 바꾸는 이유는 단순하다. 구 미디어 스타일의 엘리트주의가 돈을 더 많이 벌게 해주기 때문이다.

모든 사용자가 평등한 소셜 네트워크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광고와 유료 회원 가입이 전부지만 전자는 불안정하고 후자는 ‘소셜 미디어=무료’라는 인식으로 인해 통하지 않는다.

엘리트에게 독점적인 도구와 기능, 혜택을 제공해 이들이 자신의 이미지와 브랜드, 상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 대중은 그저 보고 구매만 할 수 있는, 과거의 신분 시스템을 구축하면 아무것도 팔 것이 없는 보통 사람들이 내는 잡음을 없애고,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희소성(scarcity)을 형성할 수 있다.

신 미디어는 구 미디어와 닮아가고 있다. 우리는 평등한 환경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참여할 생각은 버리고, 조용히 입 다물고 앉아 물건을 살 준비만 하면 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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