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을 코앞에 둔 이 시점에서, 일부 IT 기업들을 전세계 주요 축구 대표팀들과 비교해보기로 하자. 어느 팀을 응원할지 등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한국은 없다. editor@itworld.co.kr
마이크로소프트 = 잉글랜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조합이었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주국으로써 과거의 큰 영광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계속 그 이야기를 되풀이할 뿐이고 지금까지 계속 내리막을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자국 팬조차도 대표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다.
구글 = 브라질
브라질 축구 대표팀은 현재 IT 분야에서 구글의 위치와 비교할 수 있다. 브라질보다 확연히 앞서는 전력을 가진 팀은 없다. 하지만 '사악해지지 말자'라는 슬로건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는 것처럼, 브라질의 삼바 축구는 예전보다 조금 따분하면서 재미가 줄어들었다. 물론 우승 가능성도 있지만, 예전과 같은 솜씨와 매력은 분명히 아니다.
HP = 네덜란드
오, 네덜란드. 전통의 강호 네덜란드는 정상에 오를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항상 코치진과 선수 간의 불화, 그리고 중요한 고비에서의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나쁜 의도는 아니지만 HP의 경영진 논란들을 네덜란드 팀의 상황과 비슷하다. 네덜란드가 월드컵에 우승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놀라우면서도 당연한 결과다.
델 = 프랑스
힘이 빠진 거인이지만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1998년 처음 개최한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우승했던 프랑스는 2006년 월드컵 결승에서 논란 속에 준우승했고, 2010년 월드컵에서는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한동안 이목에서 벗어나있던 프랑스 대표팀은 최근 상장 철회를 결정한 델의 최근 움직임과 유사하다. 워낙 기대치가 높지 않은 만큼 큰 부담 없이 토너먼트 상위까지 수월하게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IBM = 독일
따분하다. 안정적이다. 성공적이다. 재미없다. 최소한 이런 평가는 화려한 신예 선수들이 부각되기 전까지 독일 대표팀의 이미지였다. 독일은 이런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진보적인 선수들을 고스란히 추가해 전력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와 유사하게 IBM은 비즈니스 기술 변화에 발 맞추고, 왓슨(Watson)과 같은 신기술에 관심을 돌리면서도 'IBM을 구매했다고 잘리는 사람은 없다'는 명성을 지켜가는 식으로 자체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계속 선보여왔다. 이번 월드컵 2014에서 독일 대표팀의 우승에 큰 돈을 건다고 이상하게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애플 = 스페인
스페인 대표팀은 최근 2번의 유로 2008과 유로2012를, 그리고 2010년 월드컵을 연이어 우승하면서 가장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압도적인 성적은 자신들만의 고상하면서도 규칙적이고 빠른 패스 축구인 티키타카를 통해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이런 티키타카 축구가 나온 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고, 스페인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를 지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아이폰 역시 처음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삼성 = 아르헨티나
세계 최고 축구선수인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훌륭한 선수들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음에도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최근 그 재능있는 선수들을 하나의 팀으로 제대로 묶어내는데 난관을 겪어왔다. 이는 그다지 연관성이 없으면서도 가끔은 포지션이 겹치기까지 하는 제품들을 여러 종 내놓으며 어느 게 시장에서 통하는지 간을 보는 삼성의 제품 마케팅 접근방식과 유사하다.
인스타그램 = 벨기에
축구팬들은 이미 벨기에를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지목해왔다. 표면적으로 보면 전세계 프로 축구 무대에서 뛰는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큰 대회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둬본 적이 없는 벨기에 대표팀의 우승을 점치는 것은 수익을 만들어낸 적이 없는 회사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다.
야후 = 코트디부아르
맛있는 건 다 집어넣은 요리가 왜 결국은 맛이 없어질까?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은 아프리카 팀들 가운데 가장 경험이 많고 출중한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럼에도 16강에 진출해본 적이 없다. 구글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야후가 놀라운 무언가를 보여준 적은 없다.
블랙베리 = 그리스
그리스의 충격적인 유로 2004 우승은 블랙베리(당시 리서치 인 모션(Research In Motion)의 짧았던 전성기와 닮아있는데, 앞으로의 전망은 둘 모두 암울하다. 그리스는 득점이 안되고 블랙베리는 회복이 안된다.
레드햇 = 미국
오픈소스 기업인 레드햇은 전통적으로 축구가 강하지 않았던 미국 대표팀처럼 사업 스타일도 일반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레드햇과 미국 대표팀 모두 느리지만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미래 전망도 밝아 보인다.
트위터 = 일본
트위터는 대부분의 소셜 창업이 이뤄내지 못한 방식으로 점점 IT 업계의 하늘로 높이 날아오르고 있는 성공적인 신규 업체다. 월드컵에는 때때로 도깨비 팀들이 나오곤 하지만, 일본 대표팀은 1998년부터 빠지지 않고 월드컵에 진출하고 16강에도 2회 오르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세일즈포스 = 포르투갈
최고 수준의 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수도 없다. 포르투갈 대표팀과 세일즈포스는 모두 자신들의 영역에서 한가락 하는 존재로, 자존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마크 베니오프가 이끌고 있다.
시스코 = 이탈리아
따분하면서도 계속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또 하나의 팀인 이탈리아는 2006년 월드컵에서 우승했지만, 2010년 월드컵에서는 조별 예선에서 뉴질랜드에게조차 뒤지는 대실패를 거뒀다. 유로 2012 결승에 진출하면서 건재함을 다시 보여준 이탈리아 대표팀은 시장 지배력에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들을 계속해서 떨쳐낸 시스코와 비슷한 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