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시작이다” vs “이미 죽었다”, MID 갑론을박

Matt Hamblen | Computerworld 2009.09.29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는 사라졌는가? 보통 스마트폰보다는 크고 넷북보다는 작은 것으로 설명되는 네트워크 연결형 기기인 이 주머니 크기의 MID가 사실은 실제로 인기를 얻긴 했던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좀 복잡하다. 또 누구에게 묻느냐 그리고 그들이 범주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MID가 죽었다는 게 웬 말이냐며 실제로 아주 잘 나가고 있다고 말하는 쪽도 있다.

 

일례로 가트너는 아이폰이 보통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쪽에 가깝지만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가 MID의 전형이 될 것이라고 간주한다. 그런 애플의 두 기기가 거둔 성공이 전설적임을 감안할 때 3년도 안 돼 전세계적으로 5,000 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 MID 범주는 실제로 분명 탄탄한 듯 보인다. 또한 가트너는 인터넷에 연결되는 전자책(아마존 킨들처럼)이MID가 될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다른 MID는 모바일 기기 시장의 틈새를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으며 그렇게 떠들썩했던 OQO 기기처럼 미처 뜨기도 전에 고꾸라진 것도 있다. 고생스러웠던 과거와 함께 이 “꼬맹이” 제품군의 미래가 있기는 한 걸까?

 

MID의 탄생 그리고 때이른 사망

MID라는 명칭은 적어도 5년은 회자되었으며, 처음 대중화된 것은 인텔에 의해서다. MID 콘셉트를 인텔은 대대적으로 사용해왔다. 인텔은 지난 CES 쇼에서 아톰 프로세서로 동작하는 다양한 MID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인텔의 회장 크레이그 바렛은 CES 기조연설에서 2009년 상반기에 999달러로 선보이게 될 것이었던 MID인 OQO 모델 2+을 시연했다. 미닫이처럼 넣고 빼는 58개 키의 키보드가 달린 5인치의 터치 스크린을 내세운 이 제품은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를 달고 최대 60GB의 스토리지를 장착해 윈도우 비스타나 XP를 동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는 아니었다. 200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OQO사는 모델 2+를 출하하지도 않고 사실상 폐업했다. 이 회사의 웹페이지에는 아직도 모델 2+를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About us" 페이지에는 이 회사의 폐업을 고하고 있다.

 

OQO가 왜 문을 닫았는지에 대해 기꺼이 입을 열려고 하는 이는 없지만, 가트너 분석가 반 베이커는 긴 문서를 입력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OQO 기기에 탑재된 물리적 키보드가 너무 작았다고 말했다. 또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기기로 광고했지만 가로가 너무 긴 6.5인치로 대개의 주머니에 들어가기엔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베이커는 “말하자면 사지로 떨어진 것”이라면서 화면이 대각선으로 5인치에서 9인치 사이인 이 기기는 시장에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999달러의 OQO 모델 2+는 작은 패키지에 풀버전의 윈도우 운영체제를 탑재한다는 콘셉트였지만, 결국 이 때문에 구매자들은 더 저렴한 가격에 정상크기의 윈도우 노트북을 선택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사추세츠 노스버로우에 있는 제이 골드 어소시에이츠의 수석 분석가 잭 골드는 “399달러짜리 노트북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동일한 작업을 하겠다고 왜 OQO에 수백 달러를 더 쓰겠는가?”라며 “OQO는 제품이 시장을 찾는 대표적인 예였다. 설계자들이 그것을 만든 이유는 그저 그들이 그걸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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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의 정의는?

그렇다면 도대체 MID가 정확히 뭔가? 거의 모든 분석가와 일부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에서는 그 용어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그 제품범주 안에서 다르게 바뀌어 정의될 수 있는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MID는 크기 면에서 확실히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넷북 사이로 분류되지만, 일부 MID는 음성통화를 지원하는 반면, 또 어떤 것은 (정확히 말해 여전히 VoIP를 지원하는데 사용되는) 데이터를 지원한다. 터치스크린이 표준이긴 하나 일부 기기는 데이터 입력용 화면만을 사용하는 반면, 어떤 기기의 물리적 키보드는 접거나 미닫이 방식으로 넣고 뺀다. MID는 또한 스토리지 용량면에서도 그 차이가 매우 크다.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때로 MID와 상호 교환적으로 사용되는 스마트북, 인터넷 태블릿(IT), 인터넷 미디어 타블렛(IMIT), 포켓 피씨 및 울트라모바일 피씨(UMPC) 같은 업계의 용어들이다. 포켓테이블 포럼 같은 온라인 논의 그룹은 제품 종류 간의 차이를 파헤치려는 게시물로 넘쳐 난다.

 

그렇다면 정녕 MID는 그냥 마케팅 용어일 뿐인가?

 

베이커는 이에 대해 “인텔은 시중에 MID라는 약어를 교묘히 끼워 판 셈이다”라고 말했고 골드는 MID가 상대적으로 더 작거나 혹은 더 큰 기기에서 주로 변경된 것일 때 제품 세트를 새롭고 다른 것으로 들리도록 만들기 위해 고안된 “마케팅 수법”이라고 일컬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난 3월 베이커는 MID에 대한 정의 때문에 골머리를 알았고 그로 인해 그는 지난 몇 달 간 수 차례의 갱신작업을 거쳤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그 당시 그는 MID를 “휴대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그러니까 최대 치수 3.5 x 0.75 x 7인치 이내일 것이며, 화면은 3.5인치와 5인치 사이여야 하고 그래야 텍스트 입력이 가능하다고 정의했었다.

 

 핀란드에 본부가 있는 일렉트로비트(EB) 사도 MID를 유사하게 정의한다. 이 회사는 시제품의 MID 설계를 전원은 계속 공급되면서도 휴대하며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 기기로 여기고 있다.

 

유사한 크기의 스마트폰과 이 회사의 MID에 대한 개념을 구별 짓는 점은 MID는 먼저 인터넷이 되고 거기에 음성이 추가되는 것인 반면 스마트폰은 먼저 음성이고 그 다음이 인터넷이 된다는 것이다.

 

3월 삼성은 몬디 MID가 클리어와이어의 와이맥스 네트워크 상에서 동작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빌립과 중국의 아이고 같은 덜 알려진 업체 또한 다양한 크기의 MID를 선보였고 LG는 인텔의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 코드명 무어스타운을 단 MID를 내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인텔은 MID와 넷북의 무어스타운 칩에 사용될 수 있는 모블린이라 리눅스 기반 OS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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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굴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마저 가트너와 기타 조사기관은 MID로 칭한, N97나 출시 예정 기기인 900 같은 모바일 컴퓨터를 자사의 새로운 마에모 브라우저를 탑재해 제작하며 이는 미국에서 649달러에 사전 주문을 받고 판매되고 있다. 특히 N900는 인텔의 아톰 칩이 아닌, ARM프로세서를 탑재한다.

 

흥미롭게도 많은 노키아의 소비자들이 N97과 앞으로 나올 N900를 분명 MID류의 기기로 보고 있는데도 노키아 측은 MID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노키아의 대변인은 “우리는 MID를 만들지 않는다. 그저 모바일 컴퓨터이고 스마트폰일 뿐이다”라고 이메일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의 노키아 N97 포럼 회원들은 N97는 MID라고, 그것도 인기가 매우 좋은 MID라고 주장한다. 출하한 N97수는 약 200만 개라고 노키아는 밝혔다.

 

누가 MID를 필요로 하나?

인텔은 아직도 MID의 자리가 확실히 있다고 믿고 있다. 인텔의 대변인은 OQO의 실패는 마케팅대상을 비즈니스 사용자와 학생들로 주력한 것에서 기인하였으며 MID의 진정한 성공은 “주류인 일반 소비자”에 있다고 말했다.

 

IDC의 애널리스트인 윌 스토페가는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한다. 그는 “우리는 MID 시장이 일반 소비자에게 타깃을 맞추어야 한다고 본다. 기업 차원의 MID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며 약자로 만들어진 MID라는 용어는 생긴지 조금 되었지만 MID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과 인텔 대변인에 따르면 인텔의 MID 전략은 포터블 미디어 플레이어, 게임 콘솔, GPS 기기, 전자 리더 등과 같이 약간의 컴퓨팅 능력을 갖춘 소형 가전 기기에 인터넷 접속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텔 대변인은 “결국 하나로 수렴되는 것이다. [가전] 기기들은 더 지능화되고 PC와 같은 성능을 가지게 되며 또한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텔 외 여러 제조업체들도 일반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전략에 동의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소니는 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는 가전들을 여럿 계획하고 있는데 가트너는 이것이 MID로 분류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막 출시된 아코스 5 미디어 플레이어/인터넷 태블릿은 MID 영역으로 향해가는 또 다른 가전 기기이다.

 

 에릭슨은 최근에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MID나 가전에 통합할 수 있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모듈인 C 3607w를 발표했다.

 

2010년에 출시될 예정인 C 3607w는 이전에 에릭슨에서 나온 모듈의 1/3 크기이며 전력이 40%나 절감된다. 에릭손 모바일 브로드밴드 모듈의 마케팅 팀장인 잰 백맨에 따르면 업링크 속도는 무선으로 5.7 Mbit/sec까지 지원되고 ARM과 아톰 칩과 함께 작동한다고 한다.

 

백맨씨는 비즈니스용 MID 시장이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MID도 나오겠지만 처음에는 전자 리더와 같은 일반 가전기기에 보다 빠른 무선 연결을 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맨씨는 에릭슨이 “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무선 연결에서 모든 수익이 창출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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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통신업자가 2010년에 몇몇 시장에서 대대적으로 시판에 나서기로 예정된 LTE와 같은 보다 빠른 셀룰러 네트워크(cellular network)의 출현으로 과거 와이파이에 의존했던 MID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가트너의 베이커는 죽 늘어선 가전기기들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꿈도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 예로 소니는 2010년 말까지 자사의 90%에 이르는 가전제품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베이커는 “소니가 가전 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하면 이는 대단히 강력한 트렌드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베이커나 베이커의 직장 동료인 켄 둘라니는 모두 아이폰 등의 스마트폰보다 큰 기기의 MID 시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베이커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를 제외하면 수백만 대의 MID만이 전세계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추정했다.

 

둘라니는 보다 중요한 문제는 수만 개의 미디어 중심과 데이터 중심 -때에 따라 음성 중심- 애플리케이션에서 지원될 MID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에 흡수될 것인가라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나는 MID가 필요 없어’라거나 아이폰이 조금 더 작고 원하는 일을 한다고 말하곤 한다”라며 “인텔의 MID 전략은 허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름의 문제?

애널리스트나 업계 사람들은 MID와 같은 용어가 컴퓨터를 구매할 때 크기와 무게를 염두에 두고 기기의 사용 목적에 따라 구매하는 일반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말한다.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동성(Mobility)’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미디어 플레이어가 더 필요한지 아니면 이메일이나 문서 편집을 위한 기기가 더 필요한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IDC의 스토페가는 “소비자들은 폼 펙터(Form Factor)의 이름이나 기기가 실행되는 표준 같은 것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필요한 것을 구매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노키아에서 N 시리즈를 디자인하는 책임자인 악셀 마이어는 노키아가 MID와 관련기기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는 모든 디자인의 출발점은 “사람들이 사는 방식과 필요한 것, 의사소통하는 방식 등과 이런 요소들이 앞으로 몇 년간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어는 이메일에서 “지난 수년 동안 디자이너의 환경은 크게 변했다. 우리는 더 이상 사람들이 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결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제품의 일부만을 디자인할 뿐이다. 기기들을 미완성인 채로 남겨두면 최종 디자인은 기기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결정한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기기의 목적이나 사용방식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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