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소음을 내던 파워 서플라이 때문에 바이오스타(Biostar) Z97WE 메인보드가 타버린 날은 흔히 있는 슬픈 날 중의 하나로 기억될 뻔 했다. 하지만 우리는 고장 난 보드를 버리고 새로운 것을 구매하는 대신에 메인보드가 PC의 중앙 신경 시스템으로 동작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부의 숨겨진 핵심 하드웨어와 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일이 분해해 보기로 결정했다. editor@itworld.co.kr
분해 전의 정상적인 모습
여기서 CPU와 메모리, BIOS 관련 부품을 떼어낼 계획이다.
RAM 슬롯
메인보드에서 가장 분리하기 쉬운 부분은 RAM 슬롯이다. 메인보드 아래에서 손쉽게 해체할 수 있는 작은 금속 탭으로 고정되어 있다. 플라스틱 RAM 슬롯을 분해하면 메인보드에서 플라스틱 슬롯으로 이어져 메모리에 전기를 연결하는 핀을 볼 수 있다. 플라스틱 슬롯 자체는 꽤 튼튼하기 때문에 손으로 부러뜨릴 수 없다.
메인보드에서 RAM 슬롯 하나를 빼내고 나면 나머지 3개는 일도 아니다. 메인보드에 따라 RAM 슬롯이 색상이 동일한 경우도 있다. 우리가 분해한 Z97 바이오스타 메인보드는 달랐다. 슬롯에 노란색과 검은색이 교차로 적용되어 있었다.
PCI-E
다음으로는 PC에 그래픽 카드와 저장장치를 연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PCI-E 슬롯을 뽑아냈다. 이 슬롯들은 RAM 슬롯과 마찬가지로 작은 금속 탭으로 고정되어 있었지만 분리하기가 좀 더 어려웠기 때문에 스크류 드라이버를 지렛대로 사용했다. PCI-E 슬롯을 분리하면 메인보드의 PCB에서 돌출된 핀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사우스브리지(Southbridge)
다음으로 스크류 드라이버를 이용해 사우스브리지 방열판을 분리했다. 사우스브리지는 USB, 시스템 BIOS, PCI-E, 오디오 등 컴퓨터의 입출력 신호를 관장한다. 바이오스타 로고가 새겨진 이 낮은 방열판은 인텔 Z97 칩셋을 냉각한다.
사우스브리지 방열판의 뒷면
사우스브리지 방열판의 뒷면에는 열전도 구리스 등이 남아 있다.
BIOS의 두뇌
사우스브리지 근처에는 바이오스타 메인보드를 위한 BIOS가 저장되어 있는 메모리 칩이 위치하고 있다. 이 칩은 작은 소켓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교체가 가능한 부품이다. 이 칩은 윈본드(Winbond)에서 제조한 것으로 64MB 메모리가 장착되어 있다.
뿌리 깊은 VRM
메인보드 하드웨어 중 VRM(Voltage Regulation Module)이라는 전원 공급 하드웨어는 쉽게 분리할 수 없었다. 이 회색 콘덴서, 짙은 회색 페라이트 초크, 작은 검은색 MOSFETS는 모두 CPU가 올바르게 동작하기 위해 필요한 전원을 확보한다.
VRM 방열판
PC가 동작하고 있을 때 VRM이 뜨거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고성능 메인보드에는 커다란 방열판이 이런 커다란 방열판이 장착된 경우가 종종 있다. 방열판 위의 질척질척한 써멀 패드(Pad)에는 여전히 MOSFETS의 흔적이 남아 있다.
CPU 브라켓 뽑기
스크류드라이버를 이용해 CPU 고정 브라켓을 분리했다. 충실한 브라켓답게 튼튼한 금속 본체와 함께 소켓에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 CPU 위로 압력을 가하는 레버를 볼 수 있다.
CPU 브라켓 뒷면
CPU 고정 브라켓의 아래쪽이다. 대부분의 중고 방열판에는 CPU 소켓의 아래에 장착되는 브라켓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브라켓이 여기에 장착된다.
핀 넘어뜨리기
메인보드에서 실제 CPU 소켓을 분리하지는 않았지만 소켓 안쪽의 핀들이 일부 쓰러졌다. 이를 통해 소켓 내부의 핀들이 꽤 깔끔한 모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들 핀은 CPU를 메인보드에 연결하고 고정 브라켓은 CPU가 소켓 핀에 단단히 고정하는 교체형 프로세서를 위한 필수 부품이다. 핀과 브라켓이 없었다면 프로세서를 메인보드에 납땜해야 했을 것이다.
핵심 부품 분리 후의 메인보드
드디어 메인보드 분해를 마쳤다. 모든 것을 분리하고 나니 한 때는 강력해 보였던 메인보드도 꽤 초라해 보인다. 그나마 CMOS 배터리, 슬롯이 장착되어 있던 일렬로 늘어선 수십 개의 핀, PCB의 표면에 하얀색 사각형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든 베어 칩(Bare Chip, 이 칩들을 분리하면 메인보드가 심하게 부서진다)으로 메인보드의 이전 모습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