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리피터(repeaters), 포토닉스(photonics) 등 핵심 양자 네트워킹 기술이 한창 개발 중이다. 시스코의 수석 부사장이자 최고 전략 책임자인 리즈 센토니에 따르면, 가장 먼저 개발되리라 예상되는 기술은 보안 애플리케이션, 특히 양자 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PQC)다. PQC는 정교한 공격으로부터 양자 컴퓨터를 보호하는 복잡한 암호화 알고리즘이다.
센토니는 블로그를 통해 “표준화되기 전이라도 미래의 양자 공격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기존 시스템과 함께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접근 방식의 PQC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다. 브라우저, 운영체제, 라이브러리에 PQC가 적용될 것이며, 기존 암호화를 관리하는 SSL/TLS 1.3 같은 프로토콜에서도 PQC를 통합하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또한 퀀텀 컴퓨팅 시대가 도래하면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려는 기업도 PQC를 도입하기 시작할 전망이다. 악의적인 공격자가 향후 몇 년 안에 양자 컴퓨터로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PQC 같은 보안의 필요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스코의 첨단 기술 연구 그룹 아웃시프트(Outshift)의 수석 부사장 비조이 판데이도 “거대한 문제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지금 수집하고 나중에 해독하는(harvest now, decrypt later)’ 위협이다. 정부, 금융기관 등의 민감한 거래에서 보안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그 보안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안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퀀텀 컴퓨팅이 정말 사이버 보안의 아마겟돈을 만들어낼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판데이는 "물론 현재의 양자 컴퓨터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보안 크래킹을 수행할 수 없으며, 아직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 하지만 기업에 알지 못하는 침입이 발생해 트래픽이 어딘가에 리디렉션돼 저장되고, 악의적인 공격자가 적당한 크기의 양자 노드를 구축할 수 있게 되면 모든 것을 해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양자 컴퓨팅의 발전으로 간섭이나 스누핑으로부터 데이터 통신을 보호할 수 있는 완벽한 보안 기술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버라이즌, 브리티시 텔레콤(British Telecom), 언스트 앤드 영(Ernst & Young), DARPA 양자 네트워킹 프로그램(DARPA Quantum Networking Program),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안전한 양자 환경을 구축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양자 네트워킹의 잠재력
퀀텀 세이프 네트워크 개발을 위한 연구와 투자도 진행 중이다. 시스코는 ▲기존 LAN 모델을 사용해 양자 컴퓨터를 연결하는 양자 데이터센터 또는 ▲양자 서버에서 양자비트(큐비트)를 고속으로 전송해 상용급 애플리케이션을 처리하는 양자 기반 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다. 센토니는 “또한 양자 네트워킹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4~5년 후에는 양자 컴퓨터가 더 확장 가능한 양자 솔루션을 위해 통신하고 협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양자 네트워킹은 정보를 전송하기 위해 얽힘과 중첩 같은 양자 현상을 활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판데이에 따르면, 현재 양자 연구진이 가야 할 길은 ▲계속해서 기수(radix)를 늘리고, ▲메시 네트워킹(네트워크 패브릭이 포트당 더 많은 연결과 더 높은 대역폭을 지원하는 기능)을 확장하며, ▲양자 스위칭과 리피터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양자 신호가 빠르게 저하되기 때문에 양자 신호를 더 먼 거리까지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데이터센터 내에서 이런 신호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먼저 개발해야 할 기술이다. 우리는 이런 유형의 환경을 위한 소프트웨어 시뮬레이터를 개발 중이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스코의 퀀텀 연구소(Quantum Lab)는 양자 네트워크용 리피터를 개발 중이다. 양자 리피터 프로토콜은 일반적으로 필요한 통신 유형에 따라 양방향 리피터와 단방향 리피터, 2가지로 나뉜다. 시스코 블로그에 따르면, 순방향 양자 오류 수정이 필요한 단방향 리피터에 비해 양방향 리피터는 양자 하드웨어가 더 간단하고 더 먼 거리를 지원한다. 지연 시간과 혼잡이라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양자 오류 수정 기능을 갖춘 소형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양방향 리피터가 장거리 양자 통신 기술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기존 리피터 프로토콜의 한계는 하드웨어가 완전히 특정 양자 코드를 위해 설계돼, 다른 코드로 전환하려면 상당한 변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스코는 간섭계와 광자 검출기 배열을 통해 펄스 레이저를 전송해 다중 광자 인코딩 큐비트를 출력하는, 이른바 ‘자원 상태 생성기(RSG)’라는 단일 장치에 모든 복잡성을 통합했다. RSG는 양자 컴퓨팅용 후보 플랫폼이기도 한 실리콘 광자 집적 회로에서 제작된다. 이렇게 하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즉 광자 회로를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것으로 양자 코드로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세대의 양자 코드를 사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시스코는 설명했다.
시스코 퀀텀 연구소는 기존 광섬유 인프라를 통한 양자 네트워크 활성화도 연구 중이다. 시스코는 블로그에 따르면, 양자 네트워크는 광통신 링크를 사용한다. 이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접근 방식은 이미 구축된 광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 인프라에 얽힘 분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무엇보다 양자 하드웨어를 내장하는 최적의 사이트 식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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