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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도 수요는 UP" 계속되는 GPU·CPU 공급난의 원인은?

Gordon Mah Ung  | PCWorld 2020.12.08
RTX 30시리즈나 최고급 제품인 RTX 3080, 또는 AMD RX 6800XT 같은 최신 GPU를 탑재한 완성품 PC를 판매하는 업체를 살펴보면 실제보다 훨씬 더 그래픽 카드 수급 상황이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PCWorld가 접촉한 6곳의 PC 업체는 그래픽 카드 공급 상황이 일반 사용자보다는 나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태라고 말한다.

문자 그대로 하드웨어 제조업체는 PC조립 및 판매 업체의 생명줄이나 다름없으므로 관계가 민감할 수 있어 공급업체가 특정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동시에 이번 인터뷰는 대부분 델이나 HP보다 훨씬 소규모인 미국 전역의 PC 시스템 통합 조립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적어둔다.

소규모 PC 공급업체의 수가 적은 것은 대형 OEM 업체에 우선적인 공급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업체는 하드웨어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을 묘샤하며 “대형 업체가 먹고 남은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까지 표현했다. 다른 업체들도 “올 가을 하드웨어 공급 상황은 매우 나빴다”고 설명했다.

또 한 곳의 업체도 GPU 수급 상황이 너무 안 좋은 나머지 “그래픽 카드 재고가 있을 경우에는 가격 흥정의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들어오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표준정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그래픽 카드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GPU 가격을 조율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인터뷰에 응한 미국 내 PC 시스템 공급 업체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 중에서는 RTX 3080과 3090이 가장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통은 RTX 3060 Ti의 수급 상황과 가격이 훨씬 양호하기를 바랐지만 파운더스 에디션 GPU의 가격은 PC 전체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함을 의미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여러 공급 업체가 부족하나마 정기적으로 30시리즈 카드를 공급 받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 GORDON MAH UNG

더 구하기 힘든 것은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AMD의 12코어 라이젠 9 5900X와 16코어 라이젠 9 5950X다. 상당수 업체가 구형 라이젠 3000 시리즈 CPU 기반의 PC를 판매해서 라이젠 5000의 부족을 메꿨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라이젠 5 3600X는 몇 달 전보다 2배 이상 팔려나가는 등 구형 칩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조금 더 속도가 빠른 6코어 라이젠 5 3600XT는 품절 상태인 12코어 라이젠 9 5900X 가격보다 50달러 더 비싸게 판매된다.

흥미로운 것은 고급 사용자를 노린 AMD 고사양 그래픽 카드인 라데온 RX 6000 시리즈의 판매 양상은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일부는 카드 성능이 아직 입증되지 않아 수요가 낮다고 말하기도 한다. 라데온 RX 6800XY 카드 공급이 적어서 실적으로 나타날 만큼 판매되지 않은 탓이라고 말하는 업체도 있었다.

한 업체는 “라데온 6000 시리즈는 출시 발표만 이뤄지고 제품은 없는 ‘페이퍼 런치’ 같다. 말 그대로 재고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표현했다.

AMD는 PC 공급 업체가 체감하는 불만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수요가 전례 없이 높다는 것은 인정했다. AMD의 목표는 매출 10억 달러다. 판매할 제품이 없으면 매출 목표 달성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PU 재고가 PC 업체와 일반 개인 사용자가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 AMAZON
 

하드웨어 부족의 원인은 무엇일까?

PC 공급 업체는 하드웨어 부족의 원인이 여러 가지라고 생각한다. 대다수는 엔비디아가 신제품 30 시리즈 그래픽 카드의 수요를 미처 예측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대응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 회계 보고에서 지포스 RTX 30 시리즈 판매량은 지난해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더 늘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체가 하드웨어 공급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고 밝힌 업체도 있다. 그러나 사과 자체가 RTX 3000 물량 부족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고, 전작인 RTX 2000 시리즈도 너무 빨리 단종됐다. 많은 업체가 엔비디아를 GPU 업계 선두 업체로 인식하고 있었고, 그러므로 물량 부족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역시 원인이다. 전 세계 제조업체가 아직도 회복기에서 고전하고 있다. PC 케이스, 파워, 메인 보드가 제조국에서 미국 등 다른 수입국가로 이동하는 물류 문제도 여전하다.

PC 공급 업체는 특히 미국의 경우 대중 무역 관계가 악화되면서 컨테이너 선이 과거에는 양방향으로 상품을 운반했지만 이제는 수출 물량이 없어 텅 비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운송 물류 기업이 컨테이너를 빈 채로 이동하는 것을 반기지 않기 때문에 공급업체가 추가 요금을 내야 하고 기간도 지연된다.

항공화물도 문제다. 화물 운송 전용으로 사용되는 화물 운송편 외에, 대다수의 상업용 여객기도 승객실 아래 공간의 5~10%를 화물로 채워 운반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여객용 항공편 운항이 약 50% 가까이 줄어들면서 적시에 화물이 도착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항공화물 요금은 지난 5월에 가장 크게 올랐다가 조금 내렸지만 지난 2개월 간은 다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 PC PART PICKER
 

인텔은 여전히 ‘인사이드’에?

갖가지 하드웨어가 이렇게 재고가 없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언급된 업체 중에 인텔의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알아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성능 제품인 코어 i9 시리즈를 확인해 보니 미국 내에서 8코어 코어 i9-9900K 시리즈를 320달러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어 개수가 10개인 코어 i9-10850K는 489달러로 그다지 가격이 높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지금 누가 인텔 CPU를 쓰겠느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PCWorld와 인터뷰한 공급업체 한 곳은 인텔 CPU의 수급 현황이 좋은 것은 공급망이 예전보다 훨씬 원활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엔비디아는 최근 투자자 대상 실적 발표에서 기판 등 그래픽 카드 구성품 수급에 제약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엔비디아 CFO 콜레트 크레스는 “웨이퍼와 실리콘의 관점에서는 기판과 부품에서 일부 제약이 있다. 이번 분기 안에 수급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4분기에 전반적인 게이밍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또한, “수요에 대응하려면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특히 매우 중요한 연말 연휴 기간 동안 시장에 충분하 제품을 공급하는 데 계속 주력할 것이며, 수급 현황은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도 하다. 이번 분기가 끝나기 전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헀다.

인텔은 PCWorld에 한동안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 대변인은 2020년에는 25%나 공급 수량을 확대했고 사용자 수요 대응을 적극 개선했다면서 “사용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10나노 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3곳의 대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말까지 100종의 타이거 레이크 기반 설계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것이다. 지난 4월 예측한 것의 2배 규모”라고 강조했다.
 
ⓒ HP STORE
 

건강한 PC 생태계를 위해

마지막 원인은 급증하는 수요다. 인터뷰에 참여한 업체 몇 곳은 데스크톱 게임용 PC의 수요가 기록을 깰 정도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용 데스크톱 PC 주문이 3~400%나 증가했다는 업체도 있었다. 라이젠 3000 수요는 조금 여유가 있지만, 라이젠 5000 CPU는 높은 수요를 빠르게 충족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수요가 아예 없는 상태에서 공급이 넉넉히 유지되는 것보다는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는 것이 낫다는 업체도 있었다.
 

2021년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

AMD와 엔비디아가 생산량을 크게 늘린다고 해도, 현재의 공급 부족은 내년 초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더 나쁜 것은 가격 인상이다. 공급 업체는 이미 그래픽 카드 재고를 보유하기 위해 정가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여기에 컨테이너 운송 비용을 더하고, 항공 운송 일부가 백신에 할당되면 안 그래도 제한된 항공 운송이라는 선택지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내년 초 완제품 조립 PC의 경우에는 최소 100달러에서 150달러까지 가격이 인상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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