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향후 3~5년에 걸쳐 전 세계 아이폰 생산량의 25~30%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조립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중국 간 관세 등 정치적인 리스크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애플 제품만 놓고 보면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여전히 중국이지만, 전 세계로 놓고 보면 그렇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내에서 이뤄지는 맥북 조립 라인은 대만으로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조립은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 쿠오는 "인도 기업인 타타 그룹(Tata Group)이 페가트론(Pegatron)이나 위스트론(Wistron)과 손잡고 아이폰 조립 사업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페가트론과 위스트론은 이미 인도 지역 내 애플 제품 조립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이다. 현재 폭스콘(Foxconn)을 통해 인도 내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의 80% 이상이 인도 국내에서 소비된다.
월 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 부품 공급사에 아시아 내 다른 지역에서의 애플 제품 조립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특히 테크놀로지 그룹(Technology Group) 등 대만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인도와 베트남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제이 골드 어소시에이트(J. Gold Associates)의 대표 애널리스트 존 골드는 "이번 조치는 전혀 놀랍지 않다. 애플 공급망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지정학적 위험이다. 어떤 이유로든 대만이 침공받았을 때 제품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그는 "대만 침공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지 않지만, 이런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둘째는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한 코로나19 봉쇄가 하드웨어 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애플이 재고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중국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애플의 최대 제품 생산 기지인 중국 정저우 공장이 잠정 폐쇄됐다. 이 지역 시민들이 시위에 나서 일부 봉쇄 정책이 완화됐지만, 이번 사건은 애플이 중국 이외 지역으로 생산망을 옮기는 움직임을 가속하는 촉매가 됐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폭스콘이 운영하는 정저우 내 공장에서는 30만 명이 애플 아이폰 프로 제품의 85%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내 제조 허블 불리는 폭스콘 선전 공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도시 봉쇄로 운영이 중단됐다.
골드는 "중국 정부에 의한 폭스콘 봉쇄는 애플 제품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생산 지역을 다양화하면 한 지역의 봉쇄로 제조 역량의 대부분 혹은 전부가 마비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인도, 베트남 같은 국가는 상대적으로 제조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이들 국가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이런 국가 내에서 생산 설비를 운영하면 정책적으로도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이 중국의 제조 라인을 밖으로 빼낸다고 해도 미국 제조업체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제조업체의 비용이 너무 비싸 애플의 수익도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는 "더구나 칩과 보드 등 애플의 부품 공급업체 대부분은 동아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이들 업체가 부품을 멀리 보내는 것보다는 부품 생산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최종 제품을 조립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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