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주도권 강화에 이은 규제, 그리고 저항" 코로나 이후 거대 IT 기업의 행보 전망

James Kobielus | InfoWorld 2020.10.27
팬데믹에 시달리고 미국 정치에 염증이 난 하루하루가 이어지면서 2020년도가 점점 연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지나간 일은 빨리 과거로 흘려보내는 편이 낫다. 다른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하이테크 분야에서도 올해는 큰 변화의 해였고, 동시에 클라우드, 스트리밍, 인공 지능을 비롯한 21세기 문명의 주축이 되는 기술 측면에서 시험의 시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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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중 경제의 주축이 된 기술 

얼마 남지 않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눈이 쏠려 있지만, 향후 10년 동안 기술 업계의 방향을 좌우할 힘은 1월 20일 백악관에 들어올 사람이 아닌 다음과 같은 추세다. 

우선 기대와 달리 팬데믹이 길게 이어진다. 거리 두기, 격리, 폐쇄가 앞으로 최소 6~12개월 동안 더 이어지며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그러나 기술 분야는 이러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운영을 지속할 방법을 이미 마련했다. 또한 기술 고객은 살아남기 위해 이제 클라우드, 스트리밍, 원격 협업, 로봇, 스마트 센서와 기타 디지털 기술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2021년 기업 기술 전문가들은 한 눈은 코로나19 추세에, 다른 한 눈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에 두고 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선제적 억제 관리(Predictive containment management)가 모든 기기 관리자의 하이테크 툴킷에서 중심 요소가 될 것이다. 

사회적 거리를 두는 생활은 지금의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최소 3~5년 간 대부분의 상호작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문화는 개인 보호 장비, 바이오센서, 비대면 상호작용, 원격 협업, 엄격한 위생 관리를 비롯한 일상의 업무의 변화에 차차 익숙해지는 중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일상 중 상당수는 AI, 클라우드 서비스, 모바일 기기, 로봇 및 기타 기술 플랫폼에 의존한다. 

이런 추세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볼 IT 업체는 매끄러운 뉴노멀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해주는 기업, 종합적인 클라우드-에지 생태계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은 긴 연구 개발과 임상시험이 끝난 이후에야 시장에 나오게 된다. 지루한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시험 과정이 이어지면서 팬데믹 위기의 빠른 종식을 향한 희망도 사그라지게 될 것이다. 에볼라와 같은 신종 전염병의 백신 개발 기간을 떠올려 보면 안전하고 잘 작동하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까지 2~3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백신 개발이 AI와 고성능 컴퓨팅, 양자 기술 및 기타 첨단 툴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이 과정은 IT 업계에 기회가 된다. 

진료와 치료에 대한 헛된 기대와 비생산적인 접근을 추려내는 과정에서 기술 기업의 솔루션은 효과적인 접근 방법과 그렇지 않은 접근 방법을 구분하기 위한, 문자 그대로 '생명줄'이 될 것이다.
 

FAANG, 글로벌 경제 주도권 강화 

이와 같은 추세를 배경으로 필자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년 이후 2020년대 전반에 걸쳐 IT 업계 주도권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흔히 “빅 테크”로 지칭되는 이들 6개 업체는 현재의 위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비즈니스 성공 사례에 속한다. 예상을 뒤엎은 올해 주식 시장 회복의 중심에도 기술주가 있다. 

FAANG 업체가 클라우드와 스트리밍, 원격 협업, 에지 컴퓨팅 및 기타 디지털 기술이 경제 회복력 측면에서 얼마나 필수적인지 입증되면서 3월의 일시적인 폭락 상황은 금방 해속됐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이들 IT 대기업의 주식은 나머지 주식 시장의 실적을 상회했으며 나스닥 100 지수는 올해 24% 올랐다. 팬데믹이 약화되는 중에도 투자자는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여기는 빅 테크로 몰려들 것이다. 높은 수익성과 부채를 쉽게 충당할 현금을 쌓아둔 주요 IT 기업은 저위험 투자처라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거대 IT 기업에 대해 커지는 정치와 규제의 압박 

빅 테크의 미래에서 한 가지 큰 변수는 일부에서 불공정한 독점적 우위를 부여한다고 주장하는 자산의 처분에 대한 법과 규제의 압박 가능성이다. 

최근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 과거 석유 및 철도 재벌 시대에 존재했던 수준의 독점적 기업이 됐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소위원회는 구체적으로 전자상거래에서 아마존, 검색 및 광고 시장에서 구글, 소셜 네트워킹에서 페이스북, 모바일 콘텐츠와 앱에서 애플을 독점적 기업으로 규정하고, 잠재적 경쟁업체 인수, 플랫폼을 사용한 경쟁 억제, 접근 제한, 자체 제품 우대와 같은 반경쟁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소위원회는 현재의 디지털 경제를 반영하도록 반독점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빅 테크의 인수 합병에 대한 FTC의 감독 강화도 주문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소위원회 의원의 제안은 경쟁을 장려하기 위해 빅 테크 기업을 분할하거나 주요 자산의 처분을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소위원회의 목표를 달성할 만한 자연스러운 분할 방법은 얼핏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 외부 판매자 마켓플레이스의 분할을 의무화한다 해도 아마존의 핵심인 자체 판매 온라인 소매 사이트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검색 자산을 구글 모바일 OS와 디지털 광고, 클라우드 컴퓨팅, 업무용 생산성 자산과 분리한다 해도 각 영역에서 구글의 지배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메신저 제품을 강제 매각하도록 해도 이 회사가 확보한 소셜 네트워킹 가입자에 대한 지배력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애플의 기기를 다른 앱 스토어와 음악 채널, 스트리밍 미디어 채널에 개방해도 애플 기기의 시장 선점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지배적 IT 업체의 저항

입법 및 규제 기관이 빅 테크를 강제로 움직이려 시도한다면 빅 테크는 십중팔구 길게 이어지는 소송전에 돌입할 것이다. 

이들 거대 IT 기업 중 어느 하나가 강제로 분할된다 해도 각 영역의 인수합병 활동으로 인해 흩어졌던 조각이 결국 다시 합쳐질 수도 있다. 실제로 1984년 AT&T 기업 분할로부터 몇 년 후 이른바 '베이비 벨스(Baby Bells)'가 등장했고, 1911년 스탠다드 오일(Standard Oil)의 반독점 분할로부터 몇 십년 후에 사실상 하나로 움직이는 '베이비 스탠다드(Baby Standards)'가 탄생했다.

그 외의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해체된 FAANG 조각 기업들 역시 탁월한 그로스 해킹(growth-hacking) 역량을 통해 빠른 속도로 또 다른 거대 기업이 되는 상황이다. 모든 FAANG 업체, 그리고 이들이 전략적 인수를 통해 획득한 자산의 상당수의 시작은 신생 기업이었다. 독립된 분할 사업부가 새로운 자본과 비전, 추진력으로 부상해 다시 힘을 얻게 되는 경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2020년대 들어 빅 테크는 직접 경쟁업체 또는 인접한 틈새 시장의 주요 업체를 인수하려 시도할 경우 더 엄격한 규제 심사를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FAANG의 핵심 시장 활동을 저해하는 규정 마련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이 업체들 관점에서) 비전통적인 업계에서의 새로운 인수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빅 테크 기업도 아마존을 따라 코로나19 불황과 지난 10년의 기술 혁신에 따른 타격을 크게 받아온 전통적인 분야의 유명 브랜드를 인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매, 숙박, 항공 및 기타 분야에서 그동안 쇠퇴했던 여러 브랜드가 가상 비즈니스 모델 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아 다시 부상할 수 있다. 

사실 예상이라고 할 것도 없다. FAANG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늘 탐욕스럽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자본가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을 기준으로 애플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등가물, 유가증권은 1,928억 달러에 이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376억 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172억 달러, 페이스북은 603억 달러, 아마존은 493억 달러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중 이들 모든 기업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먹음직스러운 경쟁 자산을 낚아채기 위한 구매력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내년에 빅 테크 벤더에 속한 기업이 법 또는 규정에 무관하게 자발적 분할을 결정한다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구글이 4년 전에 알파벳 계열사로 사업부를 개편한 것이 그 전조다. HP는 2014년에 기업 사업부와 소비자 사업부로 분할됐으며 IBM은 올해 초에 기술 서비스를 핵심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따로 분리했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및 기타 빅 테크 업체는 내년에 각각의 사업부를 분할할 만한 주주 관점에서의 타당성만 찾을 수 있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바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분할이 규제 기관의 감독을 느슨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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