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반도체 수급 불균형, 팬데믹 전부터 있었다…"신규 파운드리로 해소 어려울 것"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22.02.03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는 악화되었고, 공급망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수많은 기업이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기약 없이 프로세서를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된 미국 상무부의 보고서에서는 컴퓨터 칩에 대한 수요 중간 값이 2019년보다 2021년 무려 17%가 더 높아진 시점에서 컴퓨터 칩 부족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심각한 공급 및 수요 불균형이 있다”라고 서술했다. 

상무부 장관인 지나 레이몬도는 칩 재고 부족은 자동차 제조업체와 여타 칩 소비 업체가 ‘실수할 여지’를 없앴다고 말했다. 

레이몬도는 상무부의 소견 발표에서 “한 국가로서 처한 상황도 걱정스럽지만, 미국 내 생산 역량을 시급히 늘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이미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컴퓨터 칩 제조 및 공급망 산업의 문제가 한층 악화되었다.  

지난주, 미국 백악관은 반도체 제조업체와 구매업체가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회의를 소집했다. 가장 중대한 문제는 구형 칩에 대한 수요다. 세계 최대의 칩 메이커, 다시 말해 TSMC, 인텔, 삼성이 만드는 최첨단 반도체가 아니었다.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된 칩 부족 

실제로 수급 불균형 문제는 2020년 세계적인 팬데믹이 발발하기 전부터 시작되었다. 가트너 부사장이자 애널리스트인 앨런 프리츨리는 구형 반도체 파운드리는 이미 최대 생산 능력에 도달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프리츨리는 “코로나19로 모든 문제가 악화됐다. 모든 반도체 수요 예측이 빗나갔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컴퓨터 칩 기근으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는 제조를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고, 생산량은 무려 770만 대가 줄었다. 이어서 여러 국가가 광범위한 격리를 해제하고 사람들이 다시 여행할 수 있게 되자 대규모 차량 부족으로 이어졌다. 

다른 산업 역시 생산을 중단했다. 개인 전자제품 시장이 팬데믹 중 활황을 맞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기업과 직원이 자택 사무실에서 사용할 데스크톱과 노트북의 구매를 늘렸고, 사용자도 텔레비전, 게이밍 시스템, 헤드폰, 여타 전자기기 등 다양한 기기를 구매하려고 나선 상태였다.

프리츨리는 “모든 시장 예측이 빗나갔고, 따라서 제조업체는 새 수요에 맞춰 제조 능력을 변경해야 했다”면서 “그 후 2021년 상황이 회복되기 시작했을 때 제품을 새로 구입하려는 기업이 나섰고, 칩 제조업체는 이들에게 기다리라고 말해야 했다. 당시 칩 제조업체는 이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프리츨리는 “자동차 산업이 가장 심했다. 반도체를 달라고 했지만 칩 제조업체는 그 당시 자동 칩을 만들고 있지 않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칩 제조는 바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시작 단계까지 3~4개월이 걸리고, 출하 준비에도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그 후 칩은 일정한 제품, 예를 들어 자동차나 자동차의 각종 하부 시스템에 매립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제조 공장이 있는 아시아로 칩을 운송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9월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및 컴퓨터 칩 구매 업체에 설문지를 보냈고, 대부분의 대형 칩 생산업체와 소비업체가 보낸 150 건의 응답을 받았다.
 
ⓒ US DEPARTMENT OF COMMERCE

설문에서는 2021년 최악의 상황일 때 반도체 재고 유지 기간이 5일 미만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평균 40일에서 급격히 하락한 수치다. 보고서에서는 “핵심 산업의 재는 훨씬 더 적었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족이 시작된 이래 제조업체는 생산 능력을 극적으로 늘렸고, 설비 가동률은 90% 이상이었다. 이렇게 높은 생산 비율은 이례적이다. 반도체 장비는 정기적인 유지보수를 요하고 막대한 양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즉,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에도 수요 급증을 감당할 만큼 생산 능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결론이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의 신기술, 그리고 제조 장비, 건물, 제품에 센서를 매립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기술을 지원하는 구형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 증가가 이미 반도체 산업의 경색을 가져오고 있었다. 이들 시스템은 최첨단 칩을 요구하지 않는다. 현재의 수급 불균형 사태가 7나노 기술로 만들어지는 최신 GPU와 CPU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실 칩 생산능력의 기근은 구형 논리 칩에 매립되는 구형 반도체, 예를 들어 40나노, 90나노, 150나노, 180나노, 250나노 노드 때문이다. 이들 구형 트랜지스터는 보조, 기본 컴퓨터 프로세서지만 컴퓨터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RF 컴포넌트, 아날로그 연산(신호 처리), 시스템 전력 관리에 필수적이다. 아날로그 연산, 시스템 전력 관리는 컴퓨터, 의료기기, 방송시스템,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프리츨리는 “유감스럽게도 이들 칩은 제품을 만들 때 꼭 필요한 요소다. 스마트폰에는 최신 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응용 프로세서가 들어가지만, 그 외에 다른 칩도 많다. 현재 신형 노트북은 디스플레이 컨트롤러 때문에 배송이 지연되는데, 여기에는 최소형 트랜지스터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반도체 공장은 이미 최대 생산 능력으로 가동 중이기 때문에 조만간 구형 칩 생산을 늘릴 여지가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팬데믹 이전에 수요가 높은 신형 칩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교체한 공장이 많고, 따라서 현재의 구형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 때문에 장비를 다시 교체할 가능성은 낮다. 

프리츨리는 세계의 자동차 산업이 특히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 제조가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연방 정부는 자국 반도체 제조를 증가시키려는 목표 하에서 법률과 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아시아 반도체 파운드리에 대한 의존을 줄여 향후의 공급망 와해를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부분의 반도체가 미국 외 국가에서 제조

지난 주 백악관이 발표한 수치를 보면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세계 반도체 생산 비중은 37%로부터 단 12%로 하락했다. 오늘날 반도체 생산의 4분의 3이 동아시아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최첨단 반도체, 다시 말해 7나노 웨이퍼 등의 90%가 대만에서 제조된다. 

6월 미국 상원은 미국 혁신경쟁법(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 USICA)을 통과시켰고, 하원과 상원이 최종 확정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는 미국 반도체 진흥법(CHIPS for America Act)에 대한 전면적 자금 지원을 포함한다.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52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레이몬도는 “현실은 미 의회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그만큼 뒤처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 제조 설비 하나를 가동하는 데만 무려 200억 달러가 소요되는 반도체 산업에서 520억 달러는 극히 적은 금액에 불과하다고 프리츨리는 말했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칩 제조업체가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가트너는 2021년 세계 시장은 이례적인 강세를 보였고, 반도체 매출은 전년대비 25%가 증가한 5,835억 달러였다고 밝혔다. 성장 중인 5G 스마트폰 시장이 수요를 주로 견인했고, 세계 PC 시장도 강세를 이어갔다. 

유의할 점은 이 증가가 반드시 높은 수요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칩 부족은 물류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반도체 평균 판매 가격(ASP) 상승에 기여했다. 가트너는 상위 10대 반도체 업체는 모두 2020~2021년 사이에 매출이 증가했고, 몇몇 업체는 증가율이 50% 이상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미국 내 생산 증진 계획 

반도체 기업은 어느 때보다 생산 능력 확장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반도체산업협회(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의 2021년 보고서에서 협회는 반도체 산업 자본 지출(capex)이 2021년 1,500억 달러에 근접할 것이고 2022년 1,5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까지는 반도체 산업의 연간 자본지출이 1,150억 달러를 넘은 적이 없었다.
 
ⓒ INTEL

2020년 10월 인텔은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최신 반도체 파운드리인 팹 42를 개설했다. 2021년 3월에는 자사 통합기기제조계획(Integrated Device Manufacturing plan, IDM 2.0)의 일환으로 2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2개의 공장을 더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첨단 반도체의 생산 증가 및 수요 충족을 위한 인텔의 장기 전략이다. 

몇몇 신규 파운드리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다수는 개소까지 아직 2~3년이 더 남아 있다. 

인텔의 CEO인 팻 겔싱어는 인텔이 생산을 늘려 미국과 유럽 지역의 주요 파운드리 업체로 전 세계의 고객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겔싱어는 한 성명에서 “인텔은 소프트웨어, 실리콘, 플랫폼, 패키징, 공정에서 폭과 깊이를 가진 유일한 회사다. 기업에 차세대 혁신에 활용할 수 있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주 인텔은 2곳의 반도체 파운드리를 오하이오에 건설하기 위해 2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건설 부지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인텔은 추가로 1억 달러를 투입해 현지 대학교와 제휴하여 지역 인재 공급 경로를 개발하고 연구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11월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투입해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모바일, 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 지능(AI) 프로세서에 주력할 것이다. 같은 달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는 텍사스 셔먼 신규 공장에 300 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리(Cree)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의 현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프리츨리는 2022년에는 전반적인 반도체 공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러 전자제품의 수요가 둔화되는 조짐이 보이는 것도 부분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5G 통신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컴퓨터 클라우드 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서 수요는 다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팬데믹과 마찬가지로 기업과 일반 사용자는 어느 정도 부족을 체화해야 할 것이다. 프리츨리는 “(이렇게 사는 것에)익숙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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