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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 콘솔의 청사진” 엑스박스 시리즈 X의 벨로시티 아키텍처, PC에도 융합될까

Mark Hachman  | PCWorld 2020.03.27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 X의 사양은 마치 최고급 게이밍 PC처럼 느껴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월요일 자사의 혁명적인 최신 스토리지 아키텍처인 다이렉트스토리지(DirectStroage)가 최소한 부분적으로 윈도우 PC에 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렉트스토리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른바 엑스박스 벨로시티(Velocity) 아키텍처 제어애 쓰일 윈도우 API다. 벨로시티는 엑스박스 시리즈 X 게임에 필요한 스토리지 용량을 줄이기 위해 만든 아키텍처이고, 게임과 게임 에셋을 최대의 속도로 로드할 수 있다고 한다. 

벨로시티는 엑스박스 시리즈 X 게임 콘솔의 작으면서도 핵심적인 부분이다. 콘솔의 사양은 월요일 마이크로소프트 블로그 게시물에서 최종 발표되었다. 게시물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이렉트X 계열의 최신 요소가 엑스박스 시리즈X에 도입될 것이고, 앞으로 윈도우에도 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MICROSOFT
 

엑스박스 벨로시티 아키텍처란?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엑스박스 시리즈 X를 둘러싼 정보를 조금씩 공개해왔다. 예를 들어 엑스박스 시리즈 X는 AMD의 최신 Zen 2 코어 기반 CPU로 구동되고, 하드웨어 기반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는 첨단 라데온 GPU를 장착했다. 또한 SSD가 포함되면서 로딩 시간이 사실상 제거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스러운 점은 콘솔 뒷면에 있는 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슬롯이다.  
 
ⓒMICROSOFT

그런데 의문이 풀렸다. 이 슬롯에는 엑스박스 시리즈 X용의 시게이트 스토리지 확장 카드가 들어간다. 이는 시게이트가 제조할 커스텀 탈착형 1TB NVMe 드라이브이다. 이 NVMe 인터페이스는 PCI 익스프레스 버스에 직접 연결되어 지연을 최소화할 것이다. 디지털 파운드리의 심층 리뷰에 따르면 이 인터페이스는 2.4GB/s의 스루풋을 보장해 드라이브가 일종의 가상 메모리로 기능할 수 있다. 1TB의 탈착형 메모리 카드와 엑스박스 시리즈 X의 내장 1TB SSD 스토리지를 합치면 용량이 2배가 된다. 그러나 용량을 더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SSD와 다이렉트스토리지 API는 엑스박스 시리즈 X 벨로시티 아키텍처의 4가지 요소 중 2가지다. 다른 2개 요소는 전용 하드웨어 압축해제 블록과 이른바 샘플러 피드백 스트리밍이다. 이 요소들이 서로 연동해 작용하며 지연을 줄이며 새 게임을 로드하고, 과거에 저장된 게임 상태를 신속히 복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복원 기능을 퀵 리줌(Quick Resume)이라고 부른다. 게이머는 하나가 아닌 여러 게임에서 과거에 저장된 시점으로 게임을 신속히 재개할 수 있다.  
 
ⓒSEAGATE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X의 기술 펠로우인 앤드류 구센은 “CPU는 신형 콘솔의 두뇌이고, GPU는 심장이고, 엑스박스 벨로시티 아키텍처는 영혼이다. 엑스박스 벨로시티 아키텍처는 단순히 빠르다는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 신형 콘솔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의 하나이다. 게임이 훨씬 거대하고 한층 매혹적인 세계를 생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엑스박스 벨로시티 아키텍처에 관한 여러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상태이다. 예를 들어, 아키텍처가 다른 스토리지 제조업체가 라이선스를 받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오픈 설계인지, 인터페이스가 카드를 데이지 체인 형식으로 배선하는지, 아니라면 카드 결합을 허용하는지, 시게이트가 카드의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지, 엑스박스 시리즈 X에서 USB 연결 드라이브를 사용할 때 성능에서 불리함이 있는지 등이다. 

시게이트는 이러한 질문을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이관했고, 마이크로소프는 시게이트의 카드가 엑스박스 시리즈 X 출시 시점에 함께 판매되는 유일한 카드라고 확인해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카드 가격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절했다. 용량을 늘린 드라이브가 판매될 것인지, 아니면 데이지 체인 형식으로 배선될 것인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경쟁사인 웨스턴디지털이 시게이트와 경쟁하기 위해 NVMe 카드를 제조할 것인지에 관해서도 언급을 거절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성명에서 “엑스박스 시리즈 X용 시게이트 스토리지 확장 카드가 출시 시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확장 카드이다. 자세한 사항은 앞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벨로시티 엔진을 NVMe 드라이브와 동의어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 세대 엑스박스 게임은 여전히 외장 USB 3.2 하드 드라이브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엑스박스 벨로시티 아키텍처와 최고의 성능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엑스박스 시리즈X에 최적화된 게임을 내장 SSD나 엑스박스 시리즈 X 스토리지 확장 카드에서 실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래리 흐립은 추가적인 해명을 내놓았다. 그는 트위터 메시지에서, “엑스박스 시리즈 X 상에서 USB 3.1+ 외장 하드 드라이브를 여전히 사용할 수 있고, 외장 USB HDD로부터 엑스박스 원, 360, OG 엑스박스 게임을 직접 실행할 수 있다. 엑스박스 시리즈 X와 벨로시티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게임은 내장 SSD나 확장 스토리지 드라이브로부터 실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엑스박스 시리즈 X용의 시게이트 스토리지 확장 카드는 표준 외장 USB HDD보다 로딩 시간이 더 빠르고, 성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카드로부터 직접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춘 것이다.
 

다이렉트스토리지와 PC 성능 향상간 상관 관계

그렇다면 PC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몇 가지 힌트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이렉트스토리지가 게임 전용으로 설계된 전적으로 새로운 I/O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SSD 및 하드웨어 압축해제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게임, 특히 ‘레드 데드 리뎀션 2(Red Dead Redemption 2)’ 같은 화려한 오픈 월드 게임은 게임 에셋을 끊임없이 백그라운드로 로드한다. 이런 게임에 다이렉트스토리지가 적용되면 게이머는 로딩 화면이 없이 빠르게 가상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이렉트스토리지는 I/O 작용을 여러 코어가 아니라 한 코어의 작은 부분만 소비하는 쪽으로 변화해 CPU 오버헤드를 감소시킨다. 따라서 상당한 CPU 역량이 게임 물리를 강화하고 NPC를 늘리는 쪽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IDG / HAYDEN DINGMAN

마이크로소프트의 구센은 디지털 파운드리에서 SSD 속도에 맞춰 4K 텍스처 상에서 압축을 해제하면 3개의 젠 2 CPU 코어가 소비되고, 여기에 단순 I/O 오버헤드만을 위해 2개의 코어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이렉트스토리지는 이것을 1개 코어의 10분의 1로 줄였고, 남은 CPU 역량은 다른 곳으로 전용될 수 있다. 

또한 다이렉트스토리지는 벨로시티 엔진에 내장된 샘플러 피드백 스트리밍(Sampler Feedback Streaming, SFS) 기술과 연동하며 작용한다. 이에 의해 실제로 로드되어야 할 텍스처 수가 줄어든다. 

이렇게 효율이 증대되면 물리적 메모리의 유효 용량기 2~3배, I/O 대역폭이 2~3배 개선된다고 구센은 밝혔다. 이 성능 개선을 PC 게이밍에서도 경험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남아 있는 핵심 의문

신기술 모두가 흥미로운 것은 분명하지만, PC 설계에서 어떤 함의를 가질까? 현재 남아 있는 의문들을 살펴보자. 

첫째, 다이렉트스토리지는 윈도우에 내장될 것인가? 필자는 윈도우 10의 20H1(버전 2004)에서 추가적인 다이렉트 X 레이트레이싱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시리즈 X의 맥락 안에서 위 윈도우 버전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20H1과 관련해 다이렉트스토리지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다이렉트스토리지는 엑스박스 시리즈 X의 출시 전에 발표될 것으로 생각된다. 어쩌면 올 가을 윈도우 10 ‘20H2’의 일부로 출시될지도 모르겠다. 
 
ⓒMICROSOFT

둘째, NVMe 확장 슬롯이 유사한 하드 드라이브용으로도 PC에 추가될 것인가? X박스와 PC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서로 계속 비슷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썬더볼트, 그리고 몇몇 디스플레이 전용 포트를 (예. 디스플레이포트) 제외하고 고속 I/O 확장 슬롯을 본 적이 없다. NVMe SSD 드라이브는 PC와 노트북에서 보편화가 진행 중이기는 하나(WD의 1TB NVMe가 현재 단 165달러에 불과하다), 시게이트가 제안하는 폼 팩터 내 외장 드라이브는 새로운 개념이다. 

셋째, 마이크로소프트가 진정으로 벨로시티 엔진을 콘솔 게이밍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벨로시티 엔진을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PC로 이식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윈도우 7에서 10으로의 업그레이드 종료로 판매가 침체된 가운데, 게이밍 PC 업체는 혁신적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다. 그렇다면 ‘벨로시티 엔진’ 브랜드를 앞세운 게이밍 PC가 1년 안에 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모두 PC의 미래와 관련된 흥미로운 의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시리즈 X의 파격적인 설계로 어쩌면 미래 PC의 모습을 일부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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