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밸브 스팀 랩 출범” 첫 임무는 진흙 속의 보석 게임 쉽게 찾기

Hayden Dingman | PCWorld 2019.07.15
스팀은 지금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지만, 매일 더 커지고 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긴다. 이미 레이더에서사라진 게임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 수준을 넘어 건초 밭에서 바늘 찾기 수준에 가깝다. 밸브가 2014년 디스커버리 업데이트(Discovery Update)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데도 그렇다. 
 
ⓒ Valve

5년이 지났으니 다시 한번 시도해 볼 때가 됐다. 밸브의 이번 문제 해결 방식은 그전보다 진보되었고 무차별적이다. 스팀 랩(Steam Labs)의 이름으로 밸브는 3가지 실험적인 기능을 새로 선 보였는데, 게임의 발견 과정을 최적화하고 스팀의 3만 게임 라이브러리에서 보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트레일러를 이용한 새 게임 찾기 최적화

스팀의 발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스팀의 막후에서는 ‘피바디(Peabody) 추천기,’ ‘모스 부호로 스팀 라이브러리 정리하기’와 같은 코드명으로 여러 가지 실험적 기능을 만든다. 이렇게 진행 중인 작업에 처음으로 스팀 랩이라는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스팀 랩과는 인러랙션이 가능하며, 계속 추진할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고 가치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다.”

물론, 모스 부호 정리 기술은 실제가 아니다. 적어도 이번 초기 실험의 일부는 아니다. 스팀 랩과 함께 선보인 세 가지 실험의 이름은 각각 “마이크로 트레일러(Micro Trailers),” “자동 쇼(The Automated Show),” 그리고 “인터랙티브 추천기(The Interactive Recommender)”이다. 필자는 이들의 실제 사용 모습을 아직 본 적이 없으며, 밸브의 (꽤 피상적인) 설명에 의존하고 있음을 감안해 주기 바란다.

먼저 “마이크로 트레일러”를 알아보자. 3가지 스팀 랩 실험 중에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가장 확실한 것이 아닐까 싶다. 밸브는 여러 개의 트레일러를 긁어모아 ‘마이크로 트레일러’라는 제목의 6초짜리 클립을 만들었으며, “트레일러들을 한 눈에 소화할 수 있도록 한 페이지에 배치했다.”
 
ⓒ Brad Chacos/IDG

마이크로 트레일러 풀의 규모와 프로세스의 자동화 정도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설명에 따르면 마이크로 트레일러는 장르별(예: 어드벤처 게임, RPG, 빌더 등)로 세분되어 있다. 그러나, 밸브가 특정 유명 게임과 개발자에게 요청한 클립을 내부적으로 편집한 것인지 아니면 알고리즘으로 처리했는지 확실하지 않다.

그래도 듣기에는 그럴 듯하다. 개발사들은 비슷한 전술을 트위터와 레딧에 적용해 큰 효과를 보았다. 클러스터트럭(Clustertruck), 팰콘 에이지(Falcon Age)와 같은 게임 판매를 위해 현란한 GIF를 이용하는 것이다. GIF가 좋다고 해서 꼭 게임이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이 눈에 들어오는지 둘러볼 수 있는 흥미로운 방법이다.
 
ⓒ Brad Chacos/IDG

“자동 쇼”도 설명하기는 매우 간단하지만, 솔직히 3가지 중에서 개인적으로 관심은 가장 적다. “최신 스팀 출시 내용 소개 30분 동영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스토어의 “인기 있는 신규 출시” 탭 또는 “신규 출시” 탭에서 트레일러(또는 일부분)를 자동으로 긁어모은 후 순서대로 재생해 주는 것이라고 짐작된다.

요즘 영양가 없는 쇼블웨어가 엄청나게 스팀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아무리 “인기 있는 신규 출시”라도 30분이나 보고 있으려면 매우 지루할 것 같다. 게다가, 인기도라든지 최소한의 품질 기준도 고려하지 않은 “신규 출시” 트레일러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진다면? 악몽일 것 같다. 어찌 되었건, 차라리 스팀에 직접 가서 재미있을 것 같은 게임을 클릭해 2초짜리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흥미가 없는 것은 닫아버리는 것이 낫지 이 방법보다 더 효율적일 것 같지는 않다. 
 

기계의 세상이 열리다

“인터랙티브 추천기”는 밸브 최대의 야심작이다. 밸브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의 ‘검색’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으로 훨씬 똑똑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다. 스팀은 “태그 기반 검색과 같은 기존 스토어 기능도 잘 작동하지만 우리는 그것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Brad Chacos/IDG

현재의 검색 시스템은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직접 경험해 본 바에 따르면 추천 방식은 두 가지 중 하나다. 스팀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게임을 계속 추천하거나 아니면 매우 신중한 것이다. 후자에 대해 밸브는 “사용자가 비트 세이버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VR 리듬 게임만 추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색” 시스템은 바로 그런 식으로 게임을 골라낸다.

밸브가 새로 내놓은 “인터랙티브 추천기”는 게임 자체가 아닌 게임 사용자를 기준으로 연관성을 이끌어낸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이 모델은 색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게임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예: 장르, 가격대)를 대부분 무시한다. 그 대신, 특정 사용자가 하는 게임과 다른 사용자들이 하는 게임을 살펴본 후, 스팀에서 게임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결정을 기준으로 제안을 한다. 즉, 사용자와 거의 비슷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사용자가 아직 해 보지 않은 다른 게임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면, 바로 그 게임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밸브의 발표 내용에는 신경망과 기계학습에 관한 상세 내용이 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터랙티브 추천기는” 사용자의 라이브러리에 이미 있는 게임과 꼭 비슷하지는 않더라도 사용자의 라이브러리와 비슷한 라이브러리에 있는 게임을 추천해 주게 된다.

“인터랙티브 추천기”의 추천 내용을 거를 수도 있는데 이 점은 흥미롭다. 물론, 태그별, 출시일별로 정렬할 수 있는데, 밸브에서 “인기도”라고 부르는 것으로도 정렬할 수 있다. 밸브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인기도’라는 용어를 선택했지만 ‘주류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장 새롭고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흥미 있고 의미 있지만 잘 알려지지는 않은 게임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도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흥미 있는 내용이다. 필자는 꽤 큰 스팀 라이브러리를 갖고 있고 분명히 보통의 사람보다는 틈새 게임을 더 많이 한다. 그렇다면, 과연 새로운 도구에서 어떤 게임을 추천해 줄지 궁금하다. 요즘 게임들의 홍수 속에서 훌륭한 소규모 독립업체 게임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필자는 “인터랙티브 추천기”가 “검색” 시스템을 대체한다고 본 반면, 밸브는 기존 시스템에 추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보고 있는 구체적인 이유 한 가지는 이렇다. 

“이와 같은 시스템에서 새로운 게임들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맨손으로 시작’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모델은 하는 사람이 아직 없는 게임을 추천할 수는 없다. 아직 관련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신 게임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여전히 “검색 대기열” 아니면, 인내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새로 나온 “자동화 쇼”가 될 것이다. 
 

밸브의 신중한 접근도 돋보여

전부 다 흥미로운 생각이다. 이번 발표 내용에 대해 가장 흥미로운 것은 아마도 밸브의 조심성일 것이다. 그동안 밸브는 거창한 아이디어에 대해 피드백을 먼저 구하지 않고 실행에 옮겨 비판을 자주 받아왔다. 지난 달에만 해도 최근 여름 할인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바람에 대규모 위시리스트 삭제 사태가 벌어졌고 개발사들은 분노했다.

이번만은 밸브가 제대로 해낸 것인 지도 모르겠다. 밸브의 발표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스팀에서 사용자에 맞게 게임을 추천해 주는 방식을 크게 바꾸는 대신, 고객들이 찾아서 시도해볼 수 있는 실험의 일종으로 이 새로운 추천기를 도입했다. 스팀에 익숙한 개발자들과 고객들의 불만을 살 것이 뻔한 급작스러운 변화를 피하는 한편, 더 나은 사용 데이터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놀라울 정도로 책임감 있는 방식이며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 요즘 스팀이라는 홍수에서 살아 남으려면 뗏목이 몇 개 더 필요하니까 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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