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8

글로벌 칼럼 | 내가 스마트워치 착용을 중단한 이유

JR Raphael | Computerworld
불과 몇 년 전, 필자는 스마트워치에 대해 부푼 기대를 품고 있었다.

당시엔 충분히 그럴 만했다. 2014년 초 구글이 출범한 안드로이드 웨어 플랫폼은 필자가 스마트워치를 위해 원했던 것을 정확히 구현했다. 즉, 스마트 알림 관리, 스마트 입력, 스마트 컨텍스트(구글 나우를 통함)와 같은, 그 형태에 적합한 이런저런 기능을 위한 단순한 인터페이스다.

물론 이 플랫폼은 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것들도 지원했다. 그러나 정작 웨어가 흥미로웠던 부분은 '시도하지 않은 것'에 있었다. 다른 웨어러블 기술과 달리 웨어 플랫폼은 손목에 차는, 사용하기 불편한 화면에 여러 가지 작은 버튼과 복잡한 명령을 구겨 넣으려 하지 않았다. 거창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정보를 신속하게, 불편함 없이 전송하는 것으로 스마트워치의 초점을 옮겼다. 지금까지도 그 단순함과 알림(일반적인 알림과 나우 기반의 예측 알림 모두)에 대한 집중은 다른 스마트워치 플랫폼이 제공하는 복잡한 앱 중심의 환경과 웨어가 구분되는 점이다.

필자는 초창기 데모 기기부터 시작해 1세대 모토 360과 LG G 워치 어베인을 거쳐 화웨이 워치(지금도 책상 옆 선반 위에 놓여 있음)까지, 한동안 부지런히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를 차고 다녔다.

필자에게 안드로이드 웨어가 잘 맞았던 이유는 안드로이드 웨어를 있는 그대로, 즉 일상을 바꾸는 완전히 새로운 물건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보완 도구, 좀더 쉽게 정보를 습득하고 기본적인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액세서리로 봤기 때문이다. 혁신이 아니라 편리함을 추구한 것이다. 3개월 웨어 사용기에도 썼듯이 수시로 폰을 꺼내지 않고도 연결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는 필수적인 도구보다는 사치스러운 액세서리에 가깝지만 초연결(hyper-connected) 환경을 원하는, 주머니가 두둑한 사람에게는 정보 세계와 뇌 사이의 거리를 한 걸음 더 줄일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안드로이드 웨어가 왜 더 이상 필자에게 맞지 않는지, 필자가 왜 오랜 시간 동안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사실 간단하다. 필자가 스마트워치의 초창기부터 관찰한 바에 따르면 손목에 위치하는 화면은 가상 세계와 더 긴밀히 접촉하고 연결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트워치 사용 초기에는 이 특성이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최근의 다른 칼럼에서도 살짝 언급했듯이 어느 때부터인가 '덜' 연결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필자는 의식적으로 폰을 멀리하면서 물리적인 환경 속에 남아 있기 위해, 기술을 신중하게, 삶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되 끊임없는 방해 요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더 이상 초연결이라는 개념을 좋아하지 않는다.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성가신 일을 처리하는 빈도를 줄이고 싶다. 이 생각은 스마트워치가 제공하는 실질적인 혜택의 대부분과 배치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필자는 지금과 똑같은 느낌을 2014년 12월에도 이렇게 적어놓았다.

안드로이드 웨어가 나 스스로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연결되도록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가끔은 전자 기기에 묶이지 않은 시간을 즐기고 싶다. 그러나 손목 위의 화면은 그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면 모토 360을 집에 두고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를 차거나 아예 아무것도 차지 않는데, 번쩍거리는 방해꾼으로부터 팔이 자유로워졌다는 상쾌한 기분이 든다. 적어도 필자는 웨어가 제공하는 더 강화된 연결과 끊임없는 상황 인식이 항상 반갑지만은 않다.

그 당시 초연결을 피하고자 한 필자의 갈망은 규칙보다는 예외적인 것에 가까웠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그 양상이 반전됐다. (육아 때문이다.) 또한 최근 여행을 덜 다니면서 스마트워치의 유용성을 느낄 기회도 적어졌다. (이것 역시 육아 때문)

열정이 식은 것은 필자 혼자만이 아닌 듯하다. 최초로 시장성 있는 웨어 기기를 만든 회사인 모토로라가 스마트워치 개발을 무기한 보류한다는 소식이 지난 주에 전해졌다. 지속적인 개발을 추진하기에는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화웨이는 2015년 첫 웨어 기기 이후 더 이상 소식이 없고, 삼성은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에 자체 타이젠 플랫폼을 도입했다. LG는 2015년 하반기 워치 어베인 후속 제품의 대참사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기술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애초부터 이해못할 제품이었다.)

이 기업들이 머뭇거리는 것도 당연하다. 더 넓게 보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얼마 전부터 계속 수직 낙하 중이다. IDC(컴퓨터월드와 같은 모회사 소유)의 산업 동향 추적 팀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2015년 가을에서 2016년 가을 사이 무려 52% 하락했다. IDC는 초기의 희망적인 예측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워치 개념은 "일부의 사람들만을 위한 것"임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결론지었다. 애플 워치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애플 CEO는 모호한 말로 부정했지만). 스마트워치를 개척한 업체 페블(Pebble)의 불운한 역사도 곱씹어볼 일이다.

현재 구글은 웨어를 더욱 앱 중심적 환경으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2017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새로운 웨어 2.0 플랫폼은 알림에 초점을 둔 초창기 개념에서 벗어나 애플의 웨어러블 비전에 좀더 가까운 형태로 변모된다.

정확한 것은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래서야 필자가 현재 기술에서 원하는 것과 웨어 기기가 제공하는 것 사이의 간격이 더 커질 뿐이다.

몇 개월 동안 디지털 기기를 손목에 차면서 한 가지 예상치 못한 효과는 있었다.

오랜 시간 잊고 있던 시계를 차는 습관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스마트워치가 제공하는 지속적인 연결은 원하지 않지만 보통 시계를 차고 보니 바로 내가 원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정말 있는가 보다. editor@itworld.co.kr


2016.12.08

글로벌 칼럼 | 내가 스마트워치 착용을 중단한 이유

JR Raphael | Computerworld
불과 몇 년 전, 필자는 스마트워치에 대해 부푼 기대를 품고 있었다.

당시엔 충분히 그럴 만했다. 2014년 초 구글이 출범한 안드로이드 웨어 플랫폼은 필자가 스마트워치를 위해 원했던 것을 정확히 구현했다. 즉, 스마트 알림 관리, 스마트 입력, 스마트 컨텍스트(구글 나우를 통함)와 같은, 그 형태에 적합한 이런저런 기능을 위한 단순한 인터페이스다.

물론 이 플랫폼은 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것들도 지원했다. 그러나 정작 웨어가 흥미로웠던 부분은 '시도하지 않은 것'에 있었다. 다른 웨어러블 기술과 달리 웨어 플랫폼은 손목에 차는, 사용하기 불편한 화면에 여러 가지 작은 버튼과 복잡한 명령을 구겨 넣으려 하지 않았다. 거창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정보를 신속하게, 불편함 없이 전송하는 것으로 스마트워치의 초점을 옮겼다. 지금까지도 그 단순함과 알림(일반적인 알림과 나우 기반의 예측 알림 모두)에 대한 집중은 다른 스마트워치 플랫폼이 제공하는 복잡한 앱 중심의 환경과 웨어가 구분되는 점이다.

필자는 초창기 데모 기기부터 시작해 1세대 모토 360과 LG G 워치 어베인을 거쳐 화웨이 워치(지금도 책상 옆 선반 위에 놓여 있음)까지, 한동안 부지런히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를 차고 다녔다.

필자에게 안드로이드 웨어가 잘 맞았던 이유는 안드로이드 웨어를 있는 그대로, 즉 일상을 바꾸는 완전히 새로운 물건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보완 도구, 좀더 쉽게 정보를 습득하고 기본적인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액세서리로 봤기 때문이다. 혁신이 아니라 편리함을 추구한 것이다. 3개월 웨어 사용기에도 썼듯이 수시로 폰을 꺼내지 않고도 연결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는 필수적인 도구보다는 사치스러운 액세서리에 가깝지만 초연결(hyper-connected) 환경을 원하는, 주머니가 두둑한 사람에게는 정보 세계와 뇌 사이의 거리를 한 걸음 더 줄일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안드로이드 웨어가 왜 더 이상 필자에게 맞지 않는지, 필자가 왜 오랜 시간 동안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사실 간단하다. 필자가 스마트워치의 초창기부터 관찰한 바에 따르면 손목에 위치하는 화면은 가상 세계와 더 긴밀히 접촉하고 연결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트워치 사용 초기에는 이 특성이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최근의 다른 칼럼에서도 살짝 언급했듯이 어느 때부터인가 '덜' 연결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필자는 의식적으로 폰을 멀리하면서 물리적인 환경 속에 남아 있기 위해, 기술을 신중하게, 삶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되 끊임없는 방해 요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더 이상 초연결이라는 개념을 좋아하지 않는다.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성가신 일을 처리하는 빈도를 줄이고 싶다. 이 생각은 스마트워치가 제공하는 실질적인 혜택의 대부분과 배치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필자는 지금과 똑같은 느낌을 2014년 12월에도 이렇게 적어놓았다.

안드로이드 웨어가 나 스스로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연결되도록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가끔은 전자 기기에 묶이지 않은 시간을 즐기고 싶다. 그러나 손목 위의 화면은 그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면 모토 360을 집에 두고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를 차거나 아예 아무것도 차지 않는데, 번쩍거리는 방해꾼으로부터 팔이 자유로워졌다는 상쾌한 기분이 든다. 적어도 필자는 웨어가 제공하는 더 강화된 연결과 끊임없는 상황 인식이 항상 반갑지만은 않다.

그 당시 초연결을 피하고자 한 필자의 갈망은 규칙보다는 예외적인 것에 가까웠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그 양상이 반전됐다. (육아 때문이다.) 또한 최근 여행을 덜 다니면서 스마트워치의 유용성을 느낄 기회도 적어졌다. (이것 역시 육아 때문)

열정이 식은 것은 필자 혼자만이 아닌 듯하다. 최초로 시장성 있는 웨어 기기를 만든 회사인 모토로라가 스마트워치 개발을 무기한 보류한다는 소식이 지난 주에 전해졌다. 지속적인 개발을 추진하기에는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화웨이는 2015년 첫 웨어 기기 이후 더 이상 소식이 없고, 삼성은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에 자체 타이젠 플랫폼을 도입했다. LG는 2015년 하반기 워치 어베인 후속 제품의 대참사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기술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애초부터 이해못할 제품이었다.)

이 기업들이 머뭇거리는 것도 당연하다. 더 넓게 보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얼마 전부터 계속 수직 낙하 중이다. IDC(컴퓨터월드와 같은 모회사 소유)의 산업 동향 추적 팀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2015년 가을에서 2016년 가을 사이 무려 52% 하락했다. IDC는 초기의 희망적인 예측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워치 개념은 "일부의 사람들만을 위한 것"임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결론지었다. 애플 워치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애플 CEO는 모호한 말로 부정했지만). 스마트워치를 개척한 업체 페블(Pebble)의 불운한 역사도 곱씹어볼 일이다.

현재 구글은 웨어를 더욱 앱 중심적 환경으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2017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새로운 웨어 2.0 플랫폼은 알림에 초점을 둔 초창기 개념에서 벗어나 애플의 웨어러블 비전에 좀더 가까운 형태로 변모된다.

정확한 것은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래서야 필자가 현재 기술에서 원하는 것과 웨어 기기가 제공하는 것 사이의 간격이 더 커질 뿐이다.

몇 개월 동안 디지털 기기를 손목에 차면서 한 가지 예상치 못한 효과는 있었다.

오랜 시간 잊고 있던 시계를 차는 습관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스마트워치가 제공하는 지속적인 연결은 원하지 않지만 보통 시계를 차고 보니 바로 내가 원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정말 있는가 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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