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IT 종사자, IT 전문 노조 필요성 대두

Dan Tynan | InfoWorld 2008.09.08

초과근무도 보상휴가도 없는 주 60시간 근무, 일주일 내내 하루 24시간 동안 허리에 꽂혀 있는 블랙베리, 직원들이 진짜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감도 잡지 못하고 있는 관리자들의 명령들... 이것이 바로 내일이면 해외로 아웃소싱될지도 모르는 IT 종사자의 특징이다. IT 종사자들이 노조를 결성해 더 나은 근무조건을 요구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는 실정이다.

 

헐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이 성공적으로 끝난 마당에, IT 종사자라고 노조 결성을 꿈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운수노조인 팀스터(Teamsters)가 파업했을 때 운수환경이 마비됐던 것처럼, IT 종사자들이 일터를 떠나면 모든 것은 순식간에 멈춰져 버릴 것이다.

 

노조 결성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IT 노조의 결성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노조라는 조직 자체가 IT 종사자들의 전형적 특성과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다.

 

“The Geek Gap”의 공동 저자인 빌 플레징은 IT 전문가들을 가리켜 “외로운 총잡이들”이라고 표현했다. IT 전문가들은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며, 높은 보수를 받고, 원하는 곳 어디라도 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노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IT 직종이 헬프데스크 직원에서부터 프로그래머, 개발자, 네트워크 및 소프트웨어 기술자까지 다양한 만큼, 각자의 문제나 관심 사항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IT 종사자들은 여전히 노조 결성을 꾀하고 있다. 10년 이상 IT 종사자의 권리를 위해 싸워오고 있는 워싱턴기술근로자동맹(Washington Alliance of Tech Workers, 또는 WashTech)이 대표적 예이다.

 

WashTech의 대외담당 임원인 레니 사와데는 “IT 부문을 인도나 중국으로 아웃소싱하려는 고용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주들이 IT 종사자의 업무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며, “IT 노조가 IT 종사자들에게 미국에서 직업을 갖고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사와데는 WashTech가 현재 IT 노조 결성을 돕고 노조원들을 모집할 수 있는 인물들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미 언론노조(Communications Workers of America, 또는 CWA)의 유관 노조이기도 한 워시테크는 제한적 성공만을 거두어 왔다. 워시테크는 지난 2005년 11월 워싱턴주 보델에 위치한 싱귤러(오늘날의 AT&T) 콜센터에서 약 1,10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노조를 조직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조직됐던 노조는 현재 AT&T와 직원 혜택을 놓고 협상 중에 있으며, 내년에는 연봉 협상이 예정되어 있다. 워시테크는 전 주에 걸쳐 243곳의 회원노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다.

 

미 언론노조의 또 다른 유관 노조인 얼라이언스앳아이비엠(Alliance@IBM) 역시 IT 전문가, 프로그래머에서 과학자에 이르기까지 300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얼라이언스앳아이비엠의 총괄 책임자인 리 콘래드는 “비록 IT 근로자들이 일반인들에게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이들 역시 10~15년 전 제조업에 불어 닥쳤던 연봉 삭감, 구조 조정, 직원 혜택 축소 열풍 등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직장에서 IT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노조 결성과 IT 종사자의 지위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얼라이언스앳아이비엠은 아직까지 IBM의 경영진들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않을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들이 한 일이라곤 연간 주주총회가 있을 때 회사 건물 밖에서 피켓을 들고 줄을 서서 시위를 한 것뿐이었다.

 

일부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미 변호사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이나 미 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등을 모델로 한 전문기관을 제시했다. 노조보다는 덜 형식적이고 덜 엄격한 전문기관들이야 말로 기술 전문가들로 하여금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발급비자를 H-1B로 제한하거나 IT부문을 해외로 아웃소싱하지 않을 경우 기업에 세금 혜택을 준다던가 하는 등의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IT 종사자들의 권익을 대표하는 비영리단체인 프로그래머 길드(Programmers Guild)의 회장 킴 베리는 “IT 직종 및 업무기술의 다양성을 감안할 때 특정 대기업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IT 종사자들을 노조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하면서도, “IT 종사자에게도 ITAA, Compete America, NFAP 등 강력한 업계 로비그룹들에 맞설 수 있는 목소리가 필요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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