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국 3만 9,000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설문조사 결과,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답한 기업이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2010년(31%)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구인난은 IT 부문에서 가장 극심했다. IT 부문 기업의 78%가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는 상황에서 묘하게도 지난 6개월간 기술 업계에서는 대규모 정리해고가 많이 이뤄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과잉 채용’한 인력을 줄여야 하는 이른바 ‘궤도 수정(course correction)’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정리해고 현황을 집계하는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의하면 올해 기술 기업에서 해고된 인력은 16만 8,000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많은 IT 기업이 계속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앨와이는 IT가 채용 전망이 가장 밝은 부문에 속한다고 언급했다. IT 부문이 34%로 가장 높았고, 통신 서비스(30%)와 금융 서비스 및 부동산(29%) 부문이 그 뒤를 이었다.
앨와이는 “기술 업계의 정리해고와 모든 기업의 인력난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정리해고를 하는 기술 기업은 고도로 숙련된 엔지니어, 개발자가 아니라 보조 지원 역할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IDC 직원 경험 그룹의 리서치 매니저 자카리 체르토크는 현재의 정리해고에 관해 “자본 긴축에 따라 비즈니스 효율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격하게 성장한 산업이 중복 인력, 비대한 운영 모델, 과잉 인력이라는 문제의 일부 또는 전부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체르토크는 “금리 인상으로 자본 비용이 증가했다. 운영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은 수중에 있는 현금을 사용하거나,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정리해고는 ‘대세를 따르는 것’이나 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업 구조 개편과 효율성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타 지역 대비 북미 지역에서 채용 기대치가 가장 높은 것은 현재 미국 실업률이 196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 중인 상황과 일치한다. 모든 산업에서 1분기 채용 인원을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맨파워그룹 북미 지역 대표 겸 최고상업책임자 베키 프랭키위츠는 전 세계 노동 시장이 인플레이션 같은 경제 문제의 징후에도 굳건하며, 다가올 분기에도 채용이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랭키위츠는 “기업들은 여전히 팬데믹 여파에 영향을 받고 있다. 직원들을 복귀시키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알기 때문에 비즈니스 필수 인력을 유지하고, 채용하고 있다. 실시간 데이터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다. IT 부문이 정리해고로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도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과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기술 부문의 실업률은 지난 1월 1.5%에서 2월 2.2%로 상승했으나, 여전히 전체 실업률(3.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Indeed)가 1월 공개한 미국 내 최고 직업 상위 25개 중 거의 절반을 IT 직종이 차지했다. 1위는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가능한 풀스택 개발자였다(평균 연봉 13억 달러). 작년에는 최고 직업 상위 10개 중에 기술직이 2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8개에 올랐다. 2022년 하락세에서 1년 만에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2022년 상위 25개 중 25%만이 기술 관련 직업이었던 반면, 올해는 44%인 11개가 기술직이었다.
‘리스킬링’과 ‘내부 이동’이 관건
프랭키위츠는 인기 있는 스킬과 소프트스킬을 보유한 인력은 수요가 높기 때문에, 리스킬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 기술 기업 디그리드(Degreed)의 최고인사책임자 재니스 번즈는 기업의 ‘중요한’ 공석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존 직원을 재교육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 많은 기업이 학습 및 개발(L&D) 팀에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과학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인력을 보충해 직원들을 교육할 것”이라고 전했다.번즈는 “전담 인력이 투입될 수도 있고, 리소스에 따라 기존 L&D 팀원의 역량을 강화할 수도 있다. 데이터에 액세스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면 L&D는 기업 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올해는 L&D가 구체적인 기술 데이터와 비즈니스 가치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마침내 이사회에 한자리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이사회를 주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체르토크는 직원 데이터 분석과 성과 관리 도구를 결합하면 기업이 새로운 운영 및 경제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공석의 적임자를 기존 인력에서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의 민첩성을 강화하려면 적임자를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별 직원의 특성과 다양한 팀, 부서 등과의 적합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합한 스킬을 갖춘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성과와 생산성에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