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8 출시…비표준 웹사이트 ‘대략난감’

편집부 | CIO 2009.03.20

 

마이크로소프트(MS)의 다음 세대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8(IE8)이 ‘베타’ 딱지를 떼고 3월19일 공식 데뷔했다.

 

IE8은 지금껏 나온 어떤 IE보다 가볍고, 빠르고, 안전한 웹브라우저로 꼽힌다. 주요 변화는 지난해 9월 선보인 ‘IE8 베타2′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빨라진 속도를 들겠다. IE8은 IE7보다 속도는 빨라지고 자원 낭비는 줄였다. CPU 사용은 15~20%, 24시간 사용했을 때 메모리 사용량은 최대 80% 줄였고 자바스크립트 구현은 5배 이상 빨라지는 등 IE7보다 평균 검색 시간을 15% 정도 단축시켰다.

 

MS 자체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가 발표한 상위 25개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구글 크롬1.0′, ‘파이어폭스 3.0.5′, ‘IE8.0′에서 웹사이트 초기 로딩 속도를 실험했더니, 조사대상 25곳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2개 웹사이트에서 IE8이 가장 빠른 구동 속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아래 <표> 참조)

 

 

‘바로 연결’과 ‘웹 조각’도 IE8에서 눈에 띄는 새 기능이다. ‘바로 연결’과 ‘웹 조각’은 시험판에서 각각 ‘액셀러레이터’와 ‘웹 슬라이스’란 이름으로 알려진 기능들이다. ‘바로 연결’은 읽고 있는 웹페이지에서 특정 단어나 문구를 마우스로 누르면 사전 검색, 위치정보, 사진, 블로그 등 관련 정보로 곧바로 연결해주는 기능이다. 여러 단계를 복잡하게 거치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 ‘웹 조각’은 이용자가 원하는 웹사이트의 특정 정보만 조각으로 잘라내 실시간 업데이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으로 ▲증권사 실시간 주식정보 ▲언론사 최신 뉴스 ▲특정 지역 날씨 ▲원하는 e쇼핑몰 제품 실시간 경매 시세 등을 확인하는 데 요긴하다.

 

이 밖에도 IE8은 ▲열어본 페이지 목록이나 임시 인터넷 파일, 아이디와 비밀번호, 쿠키나 양식 데이터 등 웹브라우저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이빗 브라우징’ ▲맬웨어나 악성 SW가 자동 설치되는 것을 방지해주는 ‘스마트 스크린 필터’ 등으로 이용자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웹 세상으로 연결해주는 기능을 내장했다.

 

허나 이들 기능은 IE8을 빛내는 요소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무엇보다 IE8을 달리 보게 하는 이유는, IE8이 웹표준을 충실히 따른 첫 MS표 웹브라우저이기 때문이다.

 

IE8은 출시 이전부터 웹표준을 따르겠다고 공언해 왔고 이번에 약속을 지킨 모양새다. W3C의 웹표준 준수 테스트인 ACID2를 통과했으며, ‘HTML5 드래프트 돔 스토리지 표준’과 머잖아 표준으로 제정될 새 문법까지 지원폭을 넓혔다.

 

실제로 MS쪽에선 웹표준을 따르고 브라우저간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적잖은 공을 들인 모양새다. 정근욱 한국MS 컨슈머&온라인사업부 이사의 설명을 들어보자.

 

“MS 혼자 IE8 호환성 준비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IE8 위에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업체들과 공조 협력이 가장 중요했죠. 우리나라는 특히 e정부나 e뱅킹, e트레이딩처럼 공공 인터넷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곳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인터넷 포털, 보안업체와 호환성을 개선하기 위한 협력 작업을 1년 정도 진행해왔어요.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대책반 결성하고 금융관련 이용자 경험을 IE8 기반에서 문제 없이 구동되도록 준비해온 것입니다. 은행 및 주요기관 보안 솔루션에 대한 대응은 이미 마련된 상태입니다. 윈도우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IE8을 제공하기까지 한 달여 기간 동안 100% 호환성을 향해 계속 공조 협력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개발자 지원 기능도 강화했다. CSS2.1을 지원해 웹 개발자와 웹디자이너들이 한 번 페이지를 만들면 어떤 웹브라우저에서든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했고, 지금까지 IE 개발자 툴바를 통해 제공되던 개발도구도 IE8에선 확장기능을 통해 직접 제공하기로 했다.

 

정근욱 한국MS 컨슈머&온라인사업부 이사는 “0.2~0.3초 안팎인 웹브라우저 속도 차이는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 크게 와닿지 않는 차이일 수 있다”며 “미세한 속도 차이보다는 안전하고, 표준을 지키며, 개발자들이 손쉽게 관련 기능을 덧붙일 수 있는 웹브라우저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IE8에 들인 노력을 설명했다.

 

IE8이 웹표준을 적극 따르는 제품으로 거듭나면서, 이전까지 IE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만 고집하던 곳들은 꽤나 난감하게 됐다. 주요 웹브라우저들이 웹표준을 따르지 않는 웹사이트는 제모습, 제기능을 보여주지 못할 공산이 커진 탓이다. 지금껏 그랬듯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웹브라우저에 맞춘 게 뭐가 문제인가’라고 반문하기도 어렵게 됐다. 그 대신, 표준 문법과 기술을 따르면 힘들이지 않고 한 번에 여러 웹브라우저 이용자들을 모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옛 IE 이용자들이 IE8로 갈아타는 속도만큼, 웹표준 세상도 등 떠밀리듯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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