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업그레이드 5선] ② CPU 표면 연마

Paul Lilly | PCWorld 2008.08.25

할 수 있다는 것과 해야만 한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일부 PC 마니아들은 컴퓨터의 성능 크게 집착한 나머지 클릭 주파수를 조금 더 늘리거나 리그에 약간의 쿨링 요소를 더하는 데 불과한 일에 하드웨어를 끈질기게 극한까지 몰아붙이곤 한다.

 

그렇다고 이들의 행위가 완전히 미친 짓은 아니다. 이러한 업그레이드로 얻는 효용보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취미가 될 수 있기 때문. 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업계가 얻는 아이디어도 적지 않다.

 

이번 기사에서는 제정신의 사용자라면 결코 시도하지 않을 5개의 위험한 업그레이드를 시도해 보았다. 이들은 각각 시간낭비적이거나, 비싸거나, 하드웨어에 위험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이득을 가져다 준다고는 할 수 없다. 단지 PC 그 자체에 관심 있는 마니아들만 따라해볼 것을 권한다.

 

CPU 표면을 매끈하게

CPU를 오버클러킹하는 것 정도는 그다지 정신 나간 짓이라고는 볼 수 없다. 약간의 관리와 일반 상식이면, 누구나 프로세서의 속도를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CPU를 극단까지 오버클러킹 하려면, 소프트웨어 이상의 작업이 필요하다. 즉, CPU를 래핑해야만 하는 것이다.

 

‘래핑’이란 기계공들이 ‘연마(sanding)’을 미화시켜 표현한 것으로 CPU 위의 금속판을 긁어내는 것을 말한다. 히트 스프레더라는 이름의 이 금속판은 히트싱크와 팬의 조합을 설치할 때 CPU 코어가 가루로 부서지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프로세서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히트스프레더를 갈아 평평하게 함으로써 CPU와 히트싱크와의 접촉을 최적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히트스프레더의 표면은 이미 기계로 연마된 채 출시된다. 굳이 CPU를 망가뜨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왜 집에서 이 과정을 되풀이해야만 할까?

 

답은 하나뿐이다. 맨 눈으로는 매끈하고 평평해 보일지라도, 현미경을 통해 보면 현미경을 통해 프로세서를 들여다 보면 수많은 거친 홈들이 많이 있다.

 

물론 써멀 패드 및 페이스트, 흔히 방열 구리스라는 물질이 이러한 불완전함을 채우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세서를 최대한 매끈하게 연마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열을 확실하게 방출해낼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는 동시에 제품의 품질보증서마저 확실하게 날려버리는 셈이 된다. 그러나, 오버클러킹을 시도하는 사용자라면 이미 보증서 따위는 날려버렸을 것이다.

 

◇ 준비물 : 품질이 낮은 조악한 샌드페이퍼들은 지역 내 철물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1,000 그릿(grit) 이상의 부드러운 샌드페이퍼들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자동부품 매매업체들을 찾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샌드페이퍼들을 살펴보자. 그리고, 한 장짜리 완전한 샌드페이퍼가 없다고 안달할 것 없다. 래핑 작업을 하는 데 필요한 샌드페이퍼는 세로 1피트 길이 정도다.

 

◇ 작업장 설치하기 : 완전히 평평하고 매끈한 작업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한 장의 유리판을 깔도록 한다. 평평한 부엌 테이블로도 충분하지만, 100달러 이상의 비싼 프로세서를 망치지 않으려면 5달러 정도의 유리판은 사줄만 하다.

 

다음 400 그릿의 샌드페이퍼 한 장을 이등분한 후, 그 중 한 장을 모서리마다 매스킹 테이프를 붙여 작업장에 똑바로 고정시킨다.

 

이제 마음을 가다듬을 차례다. 수 개월간 어머니하고 통화해 본 적이 없다면 지금이 어머니에게 전화할 가장 적기다. 전화통화로 기분을 진정시키느냐 마느냐가 나중에 극도의 오버클럭 잠재력을 가진 프로세서를 갖느냐, 아니면 부팅도 제대로 되지 않는 프로세서를 갖느냐를 결정한다.

 

◇ 프로세서 준비하기 : 래핑은 힛스프레더의 니켈 및 구리 층을 제거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CPU 회로가 더러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래핑 중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히트스프레더의 내부 회로에 금속 파편들이 섞이면 프로세서를 태울 뿐 아니라 마더보드까지도 파괴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매스킹 테이프를 힛스프레더의 돌출된 4 모서리에 대해 각각 누르듯이 붙인다. 이 때 테이프의 나머지 부분은 CPU의 밑면으로 접어 붙인다. 이렇게 함으로써 파편들이 (CPU 코어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힛스프레더 안으로 들어가거나 먼지나 금속 조각이 날아다니면서 바닥의 접점을 더럽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보증서는 버려라! :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샌드페이퍼 위에 프로세서를 놓고는 한 쪽 방향으로 길게 밀되 힘은 가하면 안 된다. 50번을 반복한 뒤, 프로세서를 시계 방향으로 돌려 이를 반복한다.

 

360도를 완전히 회전시키고 나면, 샌드페이퍼와 CPU에 압축된 공기를 몇 번 쐬어준 후 히트스프레더를 면봉으로 청소하고 알코올로 닦아준다. 니켈 층이 모두 제거될 때까지 이를 계속한다. 그리고는 더 높은 그릿의 샌드페이퍼를 사용하여 처음부터 동 과정을 반복한다. 각 방향으로 50회씩 문지르기를 계속한다.

 

이렇게 1,000 그릿의 샌드페이퍼에 도달하고 나면, 프로세서는 분명히 평평해 지겠지만 번쩍거리지는 않을 것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런 식으로 프로세서를 손상시키게 되면 결국에는 비싼 열쇠고리 이외에는 남는 것이 거의 없게 될 것이다. 최소한 예쁘게 반짝이는 열쇠고리라도 얻으려면 좀더 미세한 입자의 샌드페이퍼를 사용해야 한다.

 

테스트 결과 래핑을 통해 인텔 코어 2 듀오 E8400 프로세서의 부하 온도를 섭씨 7도까지 낮출 수 있었다. 모든 부문에서 개선 정도가 크게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하드코어 오버클로킹도 일부 가능해졌다. 이보다도 더 낳은 결과를 얻기 위해 다시 한 번 위험을 감수하고 싶다면, 히트싱크를 기반으로 위의 과정을 반복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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